타인을 밟고 이기는 것 아닌 배려하는 사회문화 꽃피는 희망 대한민국 만들어가야

▲ 하재영 시인
"워낙 경제가 안 좋아 취업이 안 되다 보니까?"

어느 모임에서 누군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그러다 보니 주변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은 취업과 관련된 이야기가 넘친다. 책을 읽어야 할 도서관 열람실은 이미 취준생들이 차지한 지 오래다. 대학 졸업 시즌은 눈앞에 당도했지만 그 자리가 그리 즐거운 축제의 자리는 아니다. 우수하면 우수한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걱정과 시름이 쌓인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이 취준생으로 취업이란 높은 절벽을 앞에 두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보면서 그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저성장의 발목에 붙잡혀 있으며, 중국 역시 그간의 성장 속도를 멈추면서 전 세계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학이 발달하고 자동화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기도 하였지만, 그 반대로 많은 일자리가 없어졌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젊은이만 끌어안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미 직장을 잡고 있는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성과에 따라 임금을 정하고, 성과를 못낸 저성과자를 일정한 절차에 따라 해고하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에 착수했다고 한다. 이미 일반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능력이 부족하면 나라가 책임져주고, 나라가 부족한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수렁으로 밀어내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의 논리에 따라 약육강식의 동물적 생태계 밀림으로 밀어내는 지도자들이다. 국제 경쟁력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투철한 애국심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조직 내의 경쟁보다 조직의 단합과 협동을 바탕으로 한 인화(人和)일 것이다.

오래 전 성공한 대기업 사훈 중 하나가 '인화'였다. 인화의 뜻은 '여러 사람이 마음으로 서로 뭉쳐 화합함'이다. 사람들이 서로 따뜻한 맘으로 협동하고, 챙기면서 부족한 것을 보충해주는 회사, 정부, 대한민국이 되면 얼마나 아름다운가.

시대의 변화 따라 굳이 종신고용제를 주장할 필요는 없지만 문제는 제살 깎아 먹는 식으로 서로 타인에 대해 경계하고, 모함하고, 배타적 책임 전가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오늘 우리 사회는 총체적으로 걱정 불안을 끌어안고 있는 사회다. 정치는 정치대로 파벌과 당리당략으로 자기편 챙기기 바쁘고, 기업은 국제 경쟁력에서 이기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지만 실적은 하향 곡선이다. 더욱이 1천200조원 가까운 가계 대출을 보면 우리 국민들이 지금 얼마나 어렵게 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한민국이 헬조선이 아닌 내 자식들이 희망을 갖고 땀 흘리며 열심히 살 수 있는 희망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경쟁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배려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타인을 험담하고, 타인을 밟고 이기는 것은 차가운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

인화하는 것,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것. 그것이 우리의 무한한 자원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밝게 밝히는 밑거름이 되도록 지도자들은 이 난국에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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