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포항지역 생존수영교육 첫 날

▲ 28일 포항 뱃머리 마을 평생학습원 옆 덕업관에서 중앙초 3·4학년 학생 25명이 강사의 지시에 따라 킥판을 이용해 '평영 발차기'를 하고 있다. 하경미기자 jingmei@kyongbuk.com
"목욕탕에서 물장구만 치다가 처음 수영을 배워보니 무섭기보다 재미있어요."

28일 오전 9시 50분 포항 뱃머리 마을 평생학습원 옆 덕업관은 올해 첫 수영교육을 하기 위해 모여든 지역 초등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중앙초 3·4학년 학생 25명을 비롯해 항도초 3학년 2학급 47명 등 모두 72명은 담임 교사 등의 지시를 받아 덕업관 안으로 속속 입장해 인원 확인을 거쳐 탈의실로 향했다.

이번 수영교육은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교육부가 지난해 사고예방을 위한 후속대책으로 초등생을 대상으로 물에 대한 적응력 향상과 비상시 생명보호를 목표로 매년 10시간씩 수영교육을 하도록 내린 지침에 따라 이뤄졌다.

하지만 지역 시설 여건 등을 고려해 오는 2018년까지 초등 3~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영교육을 확대해 나가도록 한 뒤 이후 3~6학년 전체 학생이 매년 10시간씩의 수영교육을 받도록 해놓았다.

이 지침에 따라 포항지역도 이날부터 11월 말까지 지역 내 초등 3·4학년 학생 9천125명을 대상으로 하루 2시간씩 5일 동안 덕업관 등 4개 수영장에서 수영교육을 하게 된다.

이날 덕업관을 찾은 중앙·항도초 학생들은 탈의실에서 알록달록한 수영복과 수영모 등을 착용한 뒤 질서정연하게 수영장 안으로 들어와 잔뜩 기대감에 부푼 표정으로 안전강사 3명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수심 80㎝, 6개 레인 25m중앙에 자리를 잡은 중앙초를 중심으로 항도초도 양옆에 배치를 받았고, 이들은 각자의 강사 지시에 맞춰 물에 들어가기 전 준비운동을 먼저 배웠다.

'하나, 둘, 셋' 강사의 우렁찬 구령 소리가 울리자 잡담하던 학생들 역시 진지한 얼굴로 준비운동에 집중했으며, 물에 들어가는 법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시간이 지나자 물에 들어가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표시하던 학생들도 강사의 도움을 받아 하나둘 물에 몸을 맡겼다.

김보미(중앙초 3년) 양은 "수영 수업을 위해 수영복을 새로 샀다"면서 "자주 가던 목욕탕과 깊이가 같아 무섭지 않았고, 처음 배웠는데 수영이 재미있어서 엄마한테 말해 나중에 또 배우고 싶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특히 물에 대한 두려움으로 물장구만 치던 항도초의 특수학생 역시 반 친구들이 수영하는 모습에 힘을 얻어 학생 도우미의 손을 잡고 물속을 걸어 다녀 큰 박수를 받았다.

이후 호흡과 발차기 등을 배운 학생들은 킥판을 버팀목 삼아 머리를 들고 하는 가장 기본적인 생존 영법으로 알려진 '평영 발차기' 일명 개구리 발차기에 도전, 물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나갔다.

일부 학생들이 연습 도중 장난을 치는 모습도 보였지만 대다수는 킥판을 사용해 스스로 반복 연습에 몰두, 구슬땀을 흘렸다.

전종두 덕업관 안전수영강사는 "아이들은 어른보다 습득력이 높아 빠르게 익힐 것"이라며 "10시간 동안 생존 수영의 기본인 평영 발차기를 킥판없이 몸으로 익히도록 해 위험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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