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관전포인트] ①122석 최대 승부처 수도권 결투 ②더민주·국민의당, 호남 승자는? ③새누리 탈당 무소속 생환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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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을 2주 남짓 앞둔 시점이다. 예비후보 등록 이후 각 당의 공천을 끝낸 지금까지를 총선의 1단계라고 한다면, 각 당에서 공천을 토대로 후보 등록을 하고 치열한 선거전을 치른 후에 투표 결과가 나오기까지가 총선의 2단계다.

선거를 우리가 아무리 '축제'라고 우겨도 그것이 정치 과정의 하나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래서 그간의 우리 정치가 자신의 가장 적나라한 속성인 권력 투쟁이라는 민낯을 보였던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했다고 할 수 있다.

각 당의 공천으로 막을 내린 총선의 1단계가 정당 내부에 존재하는 정파간의 권력 투쟁이었다고 한다면, 앞으로 전개될 선거전은 가깝게는 정당 사이의 권력 투쟁이며 멀게는 2년 후에 있을 대선을 향한 권력 투쟁이다.

정당 내부의 정파간의 권력 투쟁의 백미였다고 할 수 있는 각 당의 공천 과정을 두고 세간에 말들이 많았다. 우리 민주주의가 적어도 절차적 민주주의에는 이르렀다고 자부해왔는데, 그 절차는 오간 데 없고 무원칙과 꼼수가 난무함으로써 격조를 심하게 상실했기 때문일 것이다. 공천 결과에 불복하고 무소속 출마가 속출하는 현상이 이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제부터 총선 승리를 목표로 제로-섬게임(zero-sum game)에 돌입한 총선 2라운드를 권력 투쟁의 관점에서 몇 가닥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겠다.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중원 결투의 승자가 누구냐다.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는 전체 지역구 253석의 절반에 육박하는 122석이 걸려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대 선거에서 민심의 풍향계 노릇을 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에 있었던 18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81석(72.9%)을 차지했지만,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통합민주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권이 61.6%를 가져갔던 결과에서 보듯이 승부를 예단할 수 없는 지역이다. 더구나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의 이번 총선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누가 호남의 맹주가 되느냐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문재인의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의 국민의당으로 갈라섰다. 이것을 야권의 분열로 보든 분화로 보든, 총선 이후에 있을 대선에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권력 투쟁이라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호남의 전체 의석은 28석이다. 전체 지역구 의석의 11% 남짓하지만 그것의 상징성은 향후 야권내의 권력 투쟁에서 의외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의당은 20석을 목표로 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당의 기반임을 천명하면서 대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새누리당 계열 무소속의 생환 여부다. 특별히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은 격조를 상실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정치적 냉소주의를 조장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더라도 그것의 본질은 친박과 비박간의 권력 투쟁이었다고 이해하자. 이들의 생환 여부는 박근혜 이후 보수권 세력 판도에 균열의 전주곡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비박 무소속 후보들이 선거 초반의 판세를 뒤흔들고 있다. 생환 가능성이 거의 확실한 유승민 전 원내대표(대구 동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과 장제원 전 의원(부산 사상), 그리고 새누리당 후보와 혈투를 벌이고 있는 류성걸(대구 동을)·권은희(대구 북갑)·조해진(경남 밀양함안의령창령) 등이 그들이다.

지금까지 각 당 공천 과정에서 권력 투쟁은 정치권 내부에서 전개되었던 그들만의 리그였다. 그러나 투쟁의 최종 승자를 가려주는 심판관은 이 모든 과정을 침묵 속에 관전했던 국민이어야 한다는 것이 오랜 기간에 걸쳐 확립해 온 민주주의의 본령이다. 그래서 4월 13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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