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들은 여전히 무관심한 모습이다.

여당 후보가 크게 앞서는 지역구에서도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쌀쌀한 시각이 여전하다.

공식 선거운동 7일째인 6일 오전 8시 대구시 서구 평리네거리.

서구에 출마한 여당 후보가 8차선 차로 한복판에서 매연을 마시면서 유권자를 상대로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한창 막히는 출근 시간 구의원들과 운동원들은 차가 막히는 틈에 차량 운전자들에게 다가가 기호 1번 장갑을 흔드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60대이상으로 보이는 노인들만 주로 인사에 화답했다.

특히 20~30대 회사원들로 보이는 젊은 유권자는 눈길조차 거부한 채 바쁜 걸음을 옮겼다.

한 40대 남성은 다짜고짜 운동원에게 다가가 "이번 공천에 실망했다"라고 말한 뒤 지나치는 바람에 운동원을 머쓱하게 했다.

차가 막히는 대로에서 인사를 하느라 잠시 정차된 틈에 뒤편 차량의 경적 소리가 자주 들렸다.

박기진(28·달서구)씨는 "회사 출근하느라 바빠 죽겠는데 출마자의 쇼로 차가 더 막히는 것 같다"며 "당선되면 코빼기도 보기 어려운데 단지 잔치나 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차이가 나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더한 상황이다. 여당 후보와 야당·군소정당 후보와의 지지율 차이가 큰 데다, 쟁점이 적다 보니 선거 분위기 자체가 잠잠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지 후보자들의 현수막과 포스터만이 선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지역에서 가장 많은 5명의 후보자가 출마했지만 정작 중남구에서는 지역민 대부분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몇 명이 출마했는지 모를 정도다.

시윤오(70·남구)씨는 "지나가다 선거 벽보를 보고 5명이 출마한지 알았다"며 "이번에 누가 출마했는지 관심을 가지기엔 먹고 살기 바쁘다"고 한숨을 쉬었다.

6일 오전 더민주당 후보는 중구 동인네거리에서 12명의 선거운동원들과 명함을 나눠주며 후보 알리기에 열을 올렸지만 시민들은 역시 냉랭했다.

젊은 유권자가 많이 모이는 도심의 특성이 무관심을 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중남구 선거구의 유권자는 20만9천601명으로 대구 지역구 중 가장 많다.

지역의 정치 무관심은 실제 투표율로도 나타난다.

지난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 투표율이 대구는 52.3%로 전국 17개 시·도 중 16위에 머물렀다.

이는 전국 평균(54.2%)에도 미달한 수치였다.

경북은 같은 선거에서 56%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역시 대구 지역 투표율은 45.1%로 전국 13위를 기록했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도 대구 지역 투표율은 55% 내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정화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은 "여당 색깔이 강한 지역에서 단지 1% 투표율을 끌어 올리는 것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며 "투표 음악회나 모의투표 체험존 등을 통해 젊은 유권자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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