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거스른 공천 바로 잡겠다", "흰색 점퍼 입고서야 바닥 민심 더 알게 돼" , "민심은 천심…당선되면 새누리당에 곧바로 복당할 터"

▲ 11일 오전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무소속 주호영 후보(수성 을)가 출근길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유홍근기자 hgyu@kyongbuk.co.kr
20대 총선 선거일을 이틀 앞둔 11일 오전 7시20분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는 전쟁터였다.

무소속 주호영 후보의 지지자와 선거운동원 100여명이 만든 흰색 물결이 '주호영'의 세상으로 만들었다. 가수 태진아의 노래 '동반자'를 개사한 로고송도 한몫했다. 출근길에 나선 주민들도 팔을 뻗어 화답했다. 영상 7.8도 속에서 부는 세찬 바람조차도 훈훈한 열기를 이기지 못했다.

수성동에서 응원 온 주부 김은숙(54)씨는 "부당한 공천으로 흰색 점퍼를 입은 주 후보를 보면 짠하지만, 기필코 4선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주민을 무시한 공천을 준 새누리당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산동에서 출근길에 나선 회사원 서승원(27)씨도 "젊은이들이 봐도 일 잘하는 국회의원을 어이없게 밀어낸 새누리당의 잘못을 잘 안다"면서 "12년간 지역을 위해 애쓴 주 후보의 진정성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고 거들었다.

새누리당 이인선 후보의 붉은 물결도 조금이라도 질세라 기 싸움을 벌였고, 파란색 유니폼으로 무장한 더불어민주당 정기철 후보도 두산오거리 한편에서 주민들의 응원을 이끌어냈다.

8시10분 선거사무소에서 짬을 낸 주 후보는 "수성을 선거구를 격전지라고 표현하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이라면서 "관심지역으로 표현해 달라"며 정색을 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 상으로는 상대 후보에 비교적 앞서 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 탓에 주 후보의 몸짓이나 발걸음 하나하나가 가볍게 느껴졌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흰색 점퍼를 입고서야 비로소 바닥 민심을 더 자세히 알게 됐고, 그동안 대구 유권자를 무시한 공천을 자행한 새누리당의 오만함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수성을에 단독으로 공천 신청을 하고서도 경북 구미와 중남구를 거쳐 온 이인선 후보를 공천한 새누리당에 대한 섭섭함도 드러냈다.

그는 "진박논란, 읍소전략, 대통령 마케팅과 같은 새누리의 나쁜 버릇을 흰 점퍼를 입고 들여다보니 피부에 크게 와닿더라"면서 "민심이 천심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상식을 가슴으로 되새길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오전 11시30분 평소 배식 봉사를 해온 지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300여명의 노인에게 인사를 올린 주 후보는 "수성구민들이 행사해야 할 공천권을 부당하게 빼앗아 이인선 후보에게 준 새누리당의 '장물 공천'은 분명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유세차에 올라 상동과 중동에서 주민들을 만나던 그는 "유승민 후보의 흰색 점퍼에 왜 기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유승민 후보와 생각이나 입장이 다르고, 공천 과정도 180도 다르다. 한 마디로 결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당선되면 곧바로 복당할 것이고, 새누리당도 복당을 막을 명분이 없다는 뜻이다.

"주민들이 20대 대구 국회의원 중 최고 리더인 4선 중진 국회의원으로 뽑아줄 경우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 소리도 해야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대통령 정무특보 출신으로서 그래선 안 되고, 마이크 대신 다른 기회를 통해서 간곡하게 충언할 수는 있다"고 잘라 말했다.

4·13 총선을 '민의를 거스른 결정을 바로잡는 날'로 규정한 주 후보는 "국민이 주인공이고, 민심이 천심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것이 총선전략이고 필승전략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주 후보는 "15개 이상의 대구지역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규제를 해결해 재산 가치를 높일 법안, 국회 정보위원장 재직 때 못다 이룬 사이버테러방지법 발의를 20대 국회에서 실천하고 싶다"고 했다. 오후 6시로 예정된 후보자 TV토론회 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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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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