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우리의 내일이며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하는 세계인으로 자라야 한다

가정의 달 5월의 달력을 펼치자 활짝 핀 이팝나무, 아카시 하얀 꽃 저쪽으로 '어린이날', '어버이날', '석가탄신일', '스승의날', '성년의날' 등 사랑 넘치는 날들이 꽃처럼 환하다.

'어린이날'이 들어 있는 올해 5월은 어린이들의 존재에 대해 더욱 생각하게 된다. 정부는 어린이날 다음 날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였다. 국내 관광과 내수활성화의 마중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6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였다. 부모의 손길이 없으면 나들이를 스스로 할 수 없는 어린이들에게 연휴는 등교보다 고통스러운 날이 될 수도 있다. 어린이는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그런 결정권이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대표적인 글로 '어린이 헌장'이 있다. 1957년 5월 5일 어린이날 전문(前文)과 9개 항의 헌장을 마련한 것을 1988년 제66회 어린이날을 맞아 내용을 전문과 11개 항으로 전면 개정, 수정 공포하였다.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은 어린이날의 참뜻을 바탕으로 하여, 모든 어린이가 차별없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니고, 나라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 사람으로 존중되며,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함을 길잡이로 삼는다'

어린이 헌장 전문(前文)이다.

사실 '어린이'란 말도 예전에는 없던 말이었다. 1920년 소파 방정환 선생이 처음 사용한 말이다. 처음 그 단어가 생겼을 때는 생경스런 말이었다. 배곯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당시 어린이를 가리키는 말로는 '애들', '어린아', '얼라', '어린애', '어린애기' 등과 한자어로 소아(小兒)·유아(幼兒)·동치(童稚)·유몽(幼蒙) 등이 있었다.

어린이란 말은 '늙은이'처럼 '높은 사람'의 의미를 갖고 있는 '이'를 '어린'이란 글자에 붙여 '어린이'를 존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린이란 글자를 사용하면서 1923년 5월 1일 어린이날 행사를 전국적으로 처음 치르게 됐다. 5월 1일이 노동절이기에 1927년부터 5월 첫째 일요일을 어린이날로 행사를 치르다가 일제의 탄압으로 1939년 중단되었다. 1946년 부활된 어린이날은 1961년 공식적으로 어린이날로 정하고, 1975년부터 휴일로 지정되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민소득의 성장만큼이나 어린이들에게 대한 예우는 달라졌다. 일 년에 하루 '어린이날'만 그야말로 어린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노력한 예전에 비한다면 지금은 과잉보호랄 정도로 매일매일 어린이날이나 다름없는 시대다.

어린이가 있는 집을 방문해보면 집안 분위기를 온통 어린이 중심으로 꾸몄다. 많은 책과 고운 색깔의 옷, 하물며 방 전체를 장난감 방으로 꾸며놓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를 위해 외식과 나들이를 아낌없이 한다.

그런데 이런 풍경 이면에는 상대적 빈곤에 빠져 있는 어린이들도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부천 초등생 사망 사건, 계모에 의한 원영이 살인 사건 등에서 보듯 우리 사회는 어린이에 대한 학대, 그리고 가난에 따른 상대적 빈곤이 눈에 드러나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

5월을 맞으며 가정과 기관, 관변 단체에서는 '어린이 헌장'11항을 기도하듯 여러 사람과 낭송해 볼 필요가 있다.

'어린이는 우리의 내일이며 소망이다. 나라의 앞날을 짊어질 한국인으로,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세계인으로 자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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