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와 교사간 갈등이 교권침해 상담 절반 차지 '부모교육' 공감대 확산을

여성가족부는 5월 둘째 주를 시작으로, 가정의 날(15일)이 있는 주를 매년 '부모교육 주간'으로 지정해 부모 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교육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했다.

지난 겨울, 오랜 기간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관리자로서 교장과 교육장을 지낸 지인과 점심을 나누게 되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녀 이야기가 나왔다. 자녀는 잘 자라 대학을 졸업하고 나름대로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자녀 중 따님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교사가 되겠다는 것을 말렸단다. 그 좋다는 교사를 말렸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욱이 교단에서 2세 교육을 담당한 교육자로서 그런 이야기를 하기에 더욱 의아했다.

"요즘 교단은 예전과 달라요. 선생님이 존경받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시달리고 있어요. 앞으로 더 힘든 직업이 될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자녀에 대한 학부모의 잘못된 사랑과 결손 가정의 무관심에서 파생된 문제가 학생들을 자기 중심적이고 폭력적으로 만들고, 학부모들의 신뢰 또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남들이 좋다고 여기는 교직을 선택하지 못하게 한 지인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 없었다. 하지만 요즘 종종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식을 접하면서 그 분의 이야기에 공감할 때가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 10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발표한 '2015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결과'를 보면 2015년 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 사례 중 46.5%를 차지한 것은 학부모와의 갈등에 따른 침해였다. 교권침해 사건은 2009년(237건) 이후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1.2% 늘어난 총 488건이라고 했다.

교단에 머물고 있는 많은 선생님들이 힘들다고 한다. 중등학교는 말할 것도 없고 초등학교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초등학교에서 고학년을 가르치는 한 선생님의 이야기도 오늘의 교육 현실을 보게 한다.

어느 날 선생님이 나쁜 짓하는 아동을 보고 훈계하기 위해 잘못한 사실을 인지시켰단다. 그런데 학생은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고 우기고, 그 옆에 있는 학생도 덩달아 학생 편을 들면서 선생님을 난처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때려줄 수도 없어 더 이상 꾸중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잘못을 방임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참담함을 느꼈다고 했다.

물론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교육현장은 30년 후를 걱정할 정도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농사는 일년지대계이며,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했다. 궁핍의 시대에 살던 우리 부모님들은 선생님을 만나면 부탁했다. "내 자식 훌륭한 사람될 수 있도록 많이 때려주세요" 지금의 교실엔 회초리가 없다. 말로 타이르지만 가정에서 매를 맞고, 심한 꾸중을 들은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이 무섭지 않다. 교사의 훈계는 그야말로 종이호랑이다. 오히려 학생들한테, 학부모들한테 회초리로 얻어 맞은 교사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지식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인성 교육을 위해서 교사들 연수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부모 교육이 병행돼야 해요" 교사를 하겠다는 따님을 말렸다는 지인의 말이다. 늦었지만 여성가족부가 부모교육주간을 설정한 것은 참 잘한 일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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