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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바라본 문무대왕릉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해수욕장 앞 해상 동쪽 200m 지점에 대왕암 있다.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 속 유일한 수중대왕릉이다.

사적 제158호로 지정, 대왕암(大王岩)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대왕릉의 주인은 삼국통일을 완수한 문무왕(文武王, 661 즉위-681)이다.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왕의 유언에 따라 대왕암에 안치돼 이 곳은 호국정신이 깃든 성지로 자리 잡아 지금까지도 이를 찾는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봉길리 해상에서 보는 대왕암은 평범한 바위섬 형태를 띠고 있지만, 항공촬영을 해본 결과 바위 한가운데가 흡사 관 형태를 띈 작은 못처럼 패어 있고 둘레는 주상절리 형태의 자연암석이 기둥 모양으로 바치고 있는 모습이다.

중앙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십자형 갈라진 돌 틈새로 깨끗한 바닷물이 유입되고 있으며 중앙지역을 큰 파도도 막아주는 형태를 띠고있다. 못 안에는 약 3m 가량의 큰돌이 얹혀져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대왕암 주변 10여개의 암초가 마치 입초를 서고 있는 장군처럼 대왕릉을 보호하고 있는 듯 했다.

문무왕은 어떻게 대왕릉 수중에 안치됐을까? 역사학계에서는 신라시대 불교를 받아들여 최초로 불교식인 화장을 택한 왕이 문무왕었다고 한다.

대왕암에서 멀지 않은 육지에 '낭산'이라고 하는 신성시되는 산이 있다. 이곳에 '능지탑'이라고 불리는 탑에서 화장돼 대왕암 주변에 산골하고, 대왕암 주변 바위에서 절리된 큰 바위를 중앙의 빈 공간에 남북으로 안치시켜 장례를 치렀다.

대왕암의 네 방향으로 수로를 낸 것은 석가의 사리를 안치한 탑의 형식을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왕암 주변에는 이견대와 감은사 등의 유적지가 포진돼 있다. 모두 문무왕과 연관된 설화를 가지고 있다. 대왕암 수중을 둘러보면 흥미롭다. 주상절리 형태의 깍은 듯한 암반이 바닥까지 이어져 있으며 여럿 생물들이 자릴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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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왕암 수중에서 만난 홍해삼

겨울철을 맞아 모자반 숲이 대왕릉을 감싸고 있으며 특히, 진총산호류 및 울릉도 제주도에 많이 자생하는 돌기 홍해삼도 관찰됐다. 청해삼의 밀도는 높은 편이었다.

일부 암반에는 다양한 생각의 해면류가 고착돼 자라고 있으며 바닥에는 수많은 조개패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사적 제158호로 보호받는 대왕암 수중도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폐타이어, 플라스틱류, 건설폐자재, 폐통발, 낚시도구 등이 대왕릉 주변 수중전체지역에 널부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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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무대왕릉을 감싸고 있는 모자반 숲

또, 바다의 포식자 그룹인 성게 및 불가사리 밀도가 높아 주변 조개류 및 해조류에 타격을 주고 있어, 대왕릉 수중 면적이 좁은 지역이라 하루빨리 정화작업을 진행해야 할 듯 하다.

한편, 성지로 추앙받고 있는 대왕릉 해변은 무속인의 발길이 잦다.

이 때문에 방생으로 인한 생태교란화도 주민들은 이야기 하고 있다. 식당업을 하는 한 주민은 "이전에는 민물고기 및 거북류까지 방생했다"며 "지금은 많이 좋아져 이곳을 찾는 무속인들이 바다거북과 바다고기 등을 방생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방생을 하는 것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지역에 맞는 어종을 선택하면 생존율도 높아져 지역 바다도 활성화 돼 일석이조인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는 애국심의 경정체인 문무왕의 설화와 역사가 담겨 호국성지로 추앙받는 문무대왕릉! 우리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후손까지 아름답게 누릴 수 있도록 보존하는 것도 우리세대의 몫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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