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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본역 전경

교통이 불편했던 시절, 경북 군위군 산성면 화본마을에는 수많은 열차가 운행 됐다. 영천에서 안동으로 가는 국도 28호선을 빗겨난 지역이기에 화본역을 정차하는 기차가 주민들에겐 상당히 유용한 교통수단이었고 아주 귀중한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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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본마을의 화본역은 1938년 개통한 역으로,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의 자원을 수탈하여 본국으로 실어나르기 위해 건설된 철로다.

1936년 12월 준공된 화본역 목조 건물은 여러 차례 개보수를 했으나 골격은 바뀌지 않아, 외형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전형적인 역사 건물의 모습 그대로다. 화본역은 원통모양의 급수탑이 하늘 높이 우뚝 서 있어 한층 운치를 더한다.

급수탑은 1899년부터 1967년까지 우리 국토를 달리던 증기기관차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시설이다..

요즘은 전기로 기차가 다니지만, 예전에는 석탄을 때 물을 데워 달리는 증기기관차 였
다. 따라서 물이 없으면 증기를 발생시킬 수 없어 열차가 멈춰야 하기 때문에 석탄만큼이나 물의 보충이 중요했다. 이 급수탑이 바로 그 물보충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규모가 큰 열차역이나 중요한 곳에는 필히 급수탑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은 디젤기관이 상용화되어 더이상 물을 보급할 필요가 없어져 기능을 다한 급수탑이 역사를 뒤로한체 덩그러니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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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본역은 문화체육관광부의‘폐선 철로 및 간이역 관광자원화 사업’대상지로 선정돼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20억원을 투입하여, 화본 역사를 복원(1930년대)했다. 또한,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던 급수탑 및 인근 폐교 리모델링, 스토리텔링 조각공원 조성 및 조경사업 등을 펼쳐서 많은 볼거리를 제공 하고 있다.

열차칸을 이용해 만든 카페도 있다. 열차간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며 아련한 기차여행의 추억을 떠올릴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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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본역은 네티즌들이 뽑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됐다. 많은 관광객이 연중 찾고 있으며 가족과 주말 나들이 하기엔 좋은 추억을 가진 간이역이다. 역이 인기를 얻으면서 화본마을이 조금씩 변했다. 마을 담장은 벽화로 바꿨다. 참선 중인 고승, 꽃을 안고 있는 농부, 삼국유사 그림도 벽에 그렸다. 삼국유사를 집필한 인각사가 있는 군위군이 '삼국유사의 고장'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내용의 벽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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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본마을 리모델링한 폐교

화본역 앞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조금 가면 폐교를 활용한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 라는 추억의 박물관이 나온다. 거창한 박물관은 아니지만 40~50대 중년들 어린 시절의 골목길과 오래된 만화방과 구멍가게, 이발소, 책방, 연탄가게, 극장, 사진관, 자취방, 화장실, 교실 등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해 꾸며 놓았기에 옛추억이 모락모락 되살아 나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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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자동차와 타자기 등 지금은 사라진 옛 물건들을 구경하는 맛도 쏠쏠하다. 추억의 볼거리를 제공 하면서, 운동장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비누방울 놀이, 달고나 체험등 여러 가지 놀이도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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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승마체험장도 생겼다.

나들이 하기좋은 요즘날씨에 새록새록 추억의 따뜻한 이야기가 있는 곳, 군위 화본역과 화본마을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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