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영결식·다비식 봉행…영천 은해사 조실 포산당 혜인 큰스님 원적

6월 27일 오전 경북 영천 은해사 연화대에서 사대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은해사 조실 포산당 혜인 대종사 스님의 다비식이 봉행되고 있다. 유홍근기자hgyu@kyongbuk.com
평생 전법과 정진에 열정적이었으며 ‘부처의 표본’으로 칭송을 받았던 영천 은해사 조실 포산당 혜인 큰스님이 지난달 23일 원적에 들어갔다.

혜인 큰스님은 대중들에게 수행자로서의 참된 삶을 몸소 보여줬으며 ‘삶의 주인이 되라’는 스님의 가르침은 지금도 대중들의 가슴 깊이 남아 지혜의 등불이 되고 있다.

스님은 일생 신심과 원력의 삶을 표상하며 수행정진 하셨으며 전국 방방곡곡 불자들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수많은 불자들에게 수백 차례의 감로법을 전하며 전법도생의 삶을 살았다.

“참선하는 사람은 좌복 위에서 죽기를 서원해야 하고 법사는 법상에서 숨을 거두겠다는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후학들에게 늘 본보기가 되는 모습을 보여 주셨고 일생 동곡 일타 문하의 맏상좌로 은사 스님에 대한 지극한 효심과 공경의 마음을 몸소 보여주면서 우리 사회를 계몽시키고 부모은중경을 중심으로 불자들에게 신심과 효경심을 일궈 주셨다.

마지막 숨을 멎는 순간까지도 제자들에게 “일생 동안 살면서 단 한 사람의 마음도 아프게 하지 말고 절대 미워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자비심의 중요성을 일깨워 줬으며 “열심히 수행 정진해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을 찾아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삶을 살라”고 당부하시며 사바의 인연을 접으셨다.

6월 27일 오전 경북 영천 은해사 경내에서 영결식을 마친 은해사 조실 포산당 혜인 대종사 스님의 운구 행렬이 만장과 함께 다비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유홍근기자hgyu@kyongbuk.com
포산당 혜인 대종사는 1943년 제주도 남제주군 화순에서 출생해 13세에 당대 최고의 선지식 효봉 스님께서 지도하시는 동화사에서 일타 대종사를 만나 상좌의 연을 맺고 사미계를 수지한 후 동화사 금당선원 안거를 시작으로 참선납자의 길을 걸어 왔다.

팔만사천 불법의 가르침을 심화학습 하기 위해 해인강원에 입방해 부처님의 경전을 공부하고 졸업 후 해인사 금강계단에서 자운 대율사를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한 후 해인사 장경각 법보전에서 불퇴전의 신심과 원력을 세우시고 216일 동안 매일 5천 배의 절을 올려 108만 배의 기도를 성취했다.

1981년 제주 약천사 대작 불사의 원을 세우시고 1996년 약천사 낙성식을 봉행했으며 1999년 약천사를 제10교구 은해사 본사로 대한불교 조계종단에 등록했다. 이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환희정사를 창건하고 단양 광덕사 백만불전 건립 불사를 추진했다.

2012년 제10교구 본사 은해사 조실로 추대됐으며 2014년부터 은해사 기기암 선원에 주석하면서 수선안거 하던 중 지난달 23일 입적하셨다. 세납 75세, 법랍 62세로 문하에 18명의 상좌를 두셨다.

저서로는 ‘신심’, ‘원력’, ‘행복을 여는 부처님의 가르침’ 등이 있으며 육성법문으로 ‘범망경보살계 법문’, ‘칠월백중 법문’, ‘행복을 열어 주는 요일법문’, ‘부모은중경 법문’, ‘혜인 스님 생활법문’ 등 수십 종이 있다.

혜인 큰스님의 영결식에는 자승 총무원장,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 해인사 방장 원각 스님과 주지 향적 스님, 호계원장 성타 스님, 전국교구본사협의회장 정념 스님, 중앙종회 의장 성문 스님 등 원로들과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수천 명의 사대부중이 동참해 ‘부처의 표본’으로 이름을 떨쳤던 혜인 스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은 은해사 회주 법타스님의 행장 소개에 이어 혜인 스님의 육성이 녹음된 추모입정,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 대종사의 법어, 자승 총무원장의 추도사, 제10교구 교구장 돈관 스님의 영결사, 헌향 및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또, 큰스님의 다비장은 수많은 불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은해사 연화대에서 엄숙하게 거행됐다.

이날 설정 대종사는 법어를 통해 “부처님 법을 위해서 평생을 헌신하시고 또 중생을 위해서 노력하셨던 부처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훌륭한 큰 스님이셨다”고 애도를 표했고, 문도 대표 덕조 스님은 인사 말씀을 통해 “평소 스님이 보여준 숭고한 수행자의 삶을 이어받아 더욱 정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은해사 주지 돈관 스님은 “뭐가 그렇게 급하셔서 이렇게 가셨습니까? 스님의 가르침은 항상 저희 가슴에 심금을 울려 울음과 웃음을 짓게 하셔서 언제나 모든 불자님의 답답한 마음을 활짝 열어주시는 감로법문 이었으며 스님의 원력과 신심은 늘 함께 할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또, “스님은 가셨지만 스님의 원력은 늘 저희와 함께 계실 것이니 부디 근본 서원을 저버리지 마시고 빨리 사바세계로 돌아오셔서 저희 대중에게 크나큰 감로법을 주시고 큰 빛으로 다시 오시라”고 간청했다.

영결식에 이어 문도 대표 덕조 스님 등이 영정과 법구를 다비장으로 이운하고 5천여 사부대중이 만장과 정근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스님의 법구가 다비장 연화대에서 불이 솟아오르자 스님의 빈자리를 아쉬워하는 사부대중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혜인스님의 49재는 지난달 29일 제주도 약천사 초재를 시작으로 오는 10일 영천 은해사에서 막재로 회향될 예정이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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