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녹음, 맑은 물…7㎞ 계곡따라 볼거리 풍성

바다엔 해수욕장, 도시에 워터파크가 있다면 산에는 ‘천혜의 물놀이장’ 계곡이 있다.

물반 사람반인 해수욕장이나 복잡한 도심 속 워터파크의 번잡함을 벗어나 삼림욕도 즐기고 시원한 계곡을 찾아 떠나보자.

숨이 턱에 차오를 듯한 땡볕 더위를 깨끗이 잠재워 줄 사계절 내내 행락객들의 여가 휴식 공간으로 각광 받고 있는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아주 유명한 곳.

대구 근교의 성주 포천계곡을 소개한다.

가족들과 평일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나들이가 가능한 가까운 장소를 찾는다면 이만한 장소가 또 있을까 싶다.

계곡 물에 띄워 차갑게 식힌 수박을 한입 베어 물면 신선 부럽지 않다. ‘심산유곡’이란 말처럼 좋은 계곡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산도 그만큼 좋다는 얘기다.

포천계곡은 가야산의 여러 계곡 중 대표적인 명소로서 물이 맑고, 풍부할 뿐만 아니라 웅장하고 힘찬 가야산 전경과 잘 어우러져 옛 성주 선비들이 심신과 학문을 도야하는 장으로 삼았던 곳이다.

포천이란 이름이 유래된 것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흐르는 계곡 물이 마치 광목천과 같다 하여 포천(布川)이라고도 하며, 계곡의 반석에 심청색 무늬가 있어 마치 베를 널어놓은 것 같다 하여 포천계곡이라고도 한다.

조선 후기 문신이자 당대 최고의 선비였던 응와(凝窩) 이원조 선생이 만년을 보낸 만귀정이 상류에 있으며, 만귀정 옆에는 규모는 작지만 세찬 기운으로 떨어지는 폭포수는 마음을 서늘하게 한다. 약 7km에 이어지는 계곡은 우거진 숲과 어울려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하다.

빠르게 흐르는 상류 물길은 하류로 올수록 느려지며 굽이마다 아름다운 경치가 이루어져 있고 그중 뛰어난 경치 9곳을 포천구곡이라고 한다.

특히 8곡인 반선대는 소나무숲과 계곡의 절묘한 조화로 경관이 아주 뛰어나다. 마지막 9곡인 홍개동은 쌍폭이 나뉘어 흐르고 돌들이 바둑알처럼 놓여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만귀정’과 함께 계곡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만귀정은 조선 후기의 문신인 이원조(李源祚·1792~1871)가 만년을 보낸 곳이라 한다. 만귀정 옆에는 만귀폭포가 있다.

절벽에는 구이폭, 제일계산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만귀정 앞 계곡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면 숨겨진 절경을 만난다. 만귀정이나 도로에서는 보이지 않아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다.

포천계곡 가는 길은 성주읍에서 고령 쪽으로 10여 분 차를 몰고 가천삼거리를 만나 우회전해 신계리 방향으로 진입하면서 포천계곡이 시작된다.

계곡을 따라 행락객들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도 적잖다.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물놀이 사고 걱정이 밀려온다면, 이곳에서는 한시름 놓을 수 있다.

다른 곳처럼 풍덩 빠지는 깊이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수심이 얕은 만큼 안전하다. 그야말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계곡의 장점만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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