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 사드배치철회투쟁위가 국방부와의 소통 방침을 밝혀 갈등해결이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10일 오후 예고 없이 투쟁위를 방문해 “사드 문제를 차근차근 풀어가자”고 강조해 주목을 받았다.

이날 이재복 투쟁위원회 대표 위원장을 비롯한 20여명의 투쟁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한 회의에 앞서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군민의 한 맺힌 마음을 풀어드리지 못해 송구하다”며 “뜻이 다르다고 해도 비난은 안 된다.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격론을 벌여가면서 차근차근 풀어 나가자”고 격려했다.

이는 최근 성주지역의 보훈·안보단체들이 국방부를 상대로 제3후보지 검토를 촉구한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다양한 의견을 공론의 장에 올려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보자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김 지사는 이날 투쟁위와 만난 자리에서 “사드 문제는 단번에 답이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나라의 안위도 생각해야 하고 군민들의 아픔도 헤아려야 하는 요소요소에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복잡한 문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성주 현장을 오고갔지만 과연 누가 책임질 수 있겠느냐”며 “결국 남는 것은 투쟁위를 비롯한 성주군민의 몫이다. 투쟁위의 결정은 나라와 군민을 생각해서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외부의 흐름이 중심을 관통할 수 없으며, 결국 의사결정은 군민의지가 99.9%로 작용하며, 전적으로 군민 판단여부가 사태해결의 관건이다”면서 “피해의식에 갇혀서 나오지 못하는 등의 난관이 닥치지 않아야 할 것이며, 군민불안 해소를 위한 수위조정 그리고 조기타결을 위해 깊은 고민에 쌓여있다”는 말로 자신의 심중을 나타냈다.

김지사는“20여년 선출직에 몸담아 왔지만 개인적으로는 처음 겪는 중대 사안이며, 국가와 성주군의 미래를 위해 번민하고 있는 일 역시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자칫 발언 실수로 인한 화를 자초할까 노심초사하며 언행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며 중앙과 지방언론을 비롯한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사는 또 “이번 사안에 대해 도지사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아픔을 헤아리면서 나라를 보는 가운데 주어진 모든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권오항·박용기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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