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방사능 비상계획 구역 내 학교 29개교 모두 허술

원전 주변 방사능 비상계획 구역 내 학교 대부분이 지진 등으로 인해 방사성 물질이 유출될 경우 학생들이 사용 할 방독면이나 방호복 등 안전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경북 동해안에는 경주 월성원전 6기, 울진 한울원전 6기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원전사고 발생 시 주민보호를 위해 기존 8km~10km였던 방사선 비상계획 구역을 지난해 방사능방재대책법이 개정되면서 범위가 20km~30km로 늘렸다.

이에 따라 울진 한울 원전과 경주 월성원전도 지난해 5월부터 비상계획을 구역을 30㎞ 늘여 관리하고 있다.

비상계획 구역이 늘어나면서 경주 월성 원자력 시설로부터 30㎞ 내에 있는 학교는 모두 21개교였으며, 울진 한울 원자력은 8개교로 파악됐다.

경북일보가 21일 원자력시설로부터 10km 이내의 학교에 대해 방호복이나 방독면 보유 실태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 학교에서 안전 장비를 갖추지 못해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 할 경우 대부분 학생들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확인 됐다.

설령 방호복이 학생 수 만큼 갖춰진 학교도 학생용 방호복이 아닌 프리사이즈의 성인용 방호복이 비친 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 원자력시설로부터 5km 이내의 예방적 보호조치구역(PAZ : Precautionary Action Zone)안에 포함되는 나산초등학교의 경우 199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지만, 방호복은 없었으며, 방독면 30개, 방진복 22벌을 갖추고 있었으나 방진복도 모두 성인용이었다.

양남초등학교는 재학생 78명으로 방독면은 110개, 방호복 100여 개를 비치해 놓았으나 방호복 역시 학생용이 아닌 프리사이즈였다.

10㎞ 안에 위치한 양북초·중학교는 초등생 92명, 중학생 35명 등 128명이 재학 중이었으나 훈련용 방독면만 비치하고 있었다.

나머지 30㎞ 안 비상계획 구역 내 위치한 18개교는 방호복은 아예 없었으며 방독면조차 없는 곳도 많았다.

울진 한울 원전 지역 학교는 더욱 심각했다.

원전과 불과 2㎞ 이내인 울진 부구 초등과 부구중학교는 학생 수 350명, 142명이었으나 방독면이나 방호복은 아예 없었다.

2.8㎞에 있는 죽변 초등과 죽변중학교도 276명(유치원 30명 포함)과 119명이 재학 중이었으나 양 학교 모두 방호복은 없었으며, 방독면도 죽변중만 25개 보유하고 있었다.

30㎞ 이내 있는 4개 학교 역시 방독면이나 방호복을 비치한 학교는 없었다.

하지만 경북교육청에서 마련한 방사능 누출 대비 매뉴얼의 비상단계별 학교 행동요령에 따르면 ‘청색 비상시 방호복 및 방독면 착용요령을 숙지한다’라고 돼 있어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비상계획 구역 내 있는 학교의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방호복이나 방독면을 비치해야 되지만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비치하지 못하고 있다”며“방호복이나 방독면 등의 개인 장비는 교육청보다는 지자체에서 확보해야 되기 때문에 사실상 학생 수 만큼 비치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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