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 트레킹 코스 고창 선운사 탐방 동행
공해로 찌든 도시를 벗어나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산행철이 다가왔다. 자연경관을 만끽해가면서 사색과 함께 체력단련을 할 수 있는 트레킹이 도시인들의 주말 나들이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별한 장비나 전문성 없이 평상시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설 수 있으며 자녀들과 함께 현장학습도 겸할 수 있어 좋기 때문이다.
거목 산악회(회장 황상필)는 도시의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여행을 통해 잠시나마 자연의 순수함과 여유, 너그러움을 배우기 위해 조직된 산악회다.
현재 회원 수 60여 명인 이 동우회는 매월 넷째 주 일요일 어김없이 국내에서 좋다고 소문난 곳은 찾아다닌다.
이날 산이 좋아 계곡이 좋아 모인 거목산악회 회원은 우리나라 3대 꽃무릇 군락지 중 하나인 고창 선운사로 트레킹을 떠났다. 추석을 전후해 선운사에는 꽃무릇 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선운사의 가을은 이맘때 붉은빛 꽃무리로 물든다. 멀쑥한 연두 녹대 위에 무리 지은 꽃송이가 황홀하다.
따로 나는 꽃과 잎의 속성 때문에 꽃말은 ‘이루지 못한 사랑’이다. 꽃무릇은 석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꽃의 색깔과 모양이 불꽃과 같아서 집안에 심으면 불이 난다고 해서 심지 못하게 한다.
꽃무릇은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 어떤 마을에 너무나 사랑하는 부부가 아이가 없어 간절히 소망하다 늦게 딸아이를 얻었다. 고명딸로 태어난 아이는 부모님에 대한 효성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몸과 마음씨가 예뻐서 온 마을에 소문이 자자했다.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시자 백일동안 절에서 정성껏 탑돌이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비가 내리자 나무 아래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이때 젊은 스님이 비에 젖은 여인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해 버리고 말았다. 그때부터 시름시름 앓다가 석 달 열흘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노스님이 불쌍히 여겨 양지바른 언덕에 묻어 주었다. 이듬해 봄. 무덤 옆에 한 송이의 고운 꽃이 피었는데 언제나 잎이 먼저 나고 잎이 마르고 난 뒤 꽃대가 올라와서 연보라 꽃송이가 고개가 무겁게 피었다.
세속의 여인을 사랑하며 말 한마디 못한 그 스님의 애절한 넋이 꽃이 됐다고 한다.
달서구 용산동을 출발한 산악회는 지리산 휴게소를 거쳐 선운사에 도착해 기념 촬영후 꽃무릇 속 트레킹을 시작했다.
거목 산악회는 늘 2개팀으로 나눠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트레킹팀과 산행팀으로 구성해 이동한다. 2개팀으로 나눈 이유는 산행을 즐기며 땀 흘리는 회원도 다수 있기 때문이다.
트레깅을 시작하기 전 삼삼오오 모여 오늘 일정에 대해 각오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회원들은 배기수 산행대장의 출발 신호와 함께 삼삼오오 같이 걸으며 가을의 정취를 느꼈다.
선운사의 경치는 한창 피어난 꽃무릇으로 찾는 이들이 감탄사를 자아내며 새로운 하루를 보내기에 좋다. 선운사에 도착 후 마시는 한잔의 약수는 시원한 맥주 못지않았으며 약수를 마시니 어쩐지 힘이 불끈 솟는 기분이 든다는 회원도 있었다.
박수연 총무는 “자연의 가치를 느끼는 가운데 자연 속에 문화적 가치가 있다”며 “그런 문화적 가치도 아우르는 종합적인 소양을 높이는 그런 테마 관광을 즐기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신용기 부회장은 “바람을 막고 체온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방풍, 방수 처리된 파카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며 “파카는 꺼내기 쉬운 곳에 보관해 수시로 입고 벗어 체온과 습도조절이 쉽게 한다”고 초보 여행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황상필 회장은 “딱딱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한적한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을 가보면 기분이 너무 좋다”며 “어머니 품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트레킹의 기쁨을 표현했다. 또 “트레킹을 하다보면 야생화는 물론 산딸기 등 자연은 물론 때 묻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는 기쁨이야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선운사의 웅장함과 대자연에서 힐링 후 산행팀과 트레킹팀이 합류하자, 회원들은 기억에 길이 남을 사진을 몇 장 남기고선 대구로 가는 길에 몸을 실었다. 대구에 도착 후 버스에서 내린 회원들은 아쉬움이 남아 고운사 트레킹에 대해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