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공학과 4학년…김동성 교수·최동휘 연구교수 지도

왼쪽부터 김동성 교수, 유재원 학생, 최동휘 연구교수.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도연) 기계공학과 학부 4학년 유재원 씨가 김동성 교수와 최동휘 연구교수의 지도 아래 물을 흡수하지 않고 튕겨내는 초소수성 표면을 간단히 제작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소금과 물만을 활용한 친환경적인 방법을 이용해 복잡한 기존 공정의 한계를 극복했다.

소수성(물과 친하지 않은 성질)이 매우 강한 초소수성 표면의 대표적 사례는 진흙탕에서도 더럽혀지지 않는 연잎이다. 연잎은 미세한 돌기들로 덮여 있어 물이 스며들지 않고 동그랗게 뭉쳐 미끄러지는데, 이 과정에서 물방울이 표면에 붙은 오염물질을 닦아내며 항상 깨끗함을 유지한다.

이런 ‘연잎효과’를 본 딴 초소수성 표면은 음료를 쏟아도 손으로 털어내면 묻지 않는 옷이나 비가 오면 스스로 청소가 되는 건물의 외벽 등 실생활에서도 널리 응용될 수 있어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왔다.

자기세정 뿐만 아니라 산화방지능력이 뛰어나고 눈이나 서리 맺힘을 막을 수 있어 자동차와 섬유, 건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기술이다.

다만, 기존의 제작 방법으로는 고가의 장비를 이용하거나 독한 화학약품처리를 거쳐야 해 복잡한 공정 과정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물을 튕겨낼 수 있도록 낮은 표면에너지를 가진 물질 표면에 연잎 돌기처럼 마이크로와 나노크기를 번갈아 지닌 울퉁불퉁한 구조를 성형하는 과정이 까다로운 탓이다.

반면 연구팀의 기술은 소금을 이용해 환경친화적이며, 비싼 장비나 복잡한 공정 없이 쉽고 빠르게 발수 코팅이 가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교수팀은 표면에너지가 낮은 액상 실리콘, 폴리디메틸실록산(PDMS)의 표면 위에 소금을 뿌려 굳힌 후 물에 담가 녹여내어 소금이 있던 자리에 다양한 입자크기의 구조를 남기는 염용해식각법을 사용했다.

이 방법은 간편함은 물론, 큰 면적이나 3차원곡면의 기판 위에도 원하는 형상으로 초소수성 표면을 구현할 수 있어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우수성을 인정받아 연구팀의 성과는 최근 관련 분야 상위 10% 내의 SCI급 국제저널인 ‘어플라이드 서피스 사이언스(Applied Surface Science)’에 게재 됐다. 특히 학부 4학년인 유재원 씨가 학부생 연구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결과로 연구교수인 최동휘 박사와 함께 공동1저자로서 논문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최동휘 박사와 유재원 씨의 지도교수인 김동성 교수는 “염용해식각법은 환경 친화적이며 비싼 장비나 복잡한 공정 없이도 곡면 등에 원하는 형상으로 초소수성 표면 제작이 가능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학부생이 연구교수와 같이 좋은 연구를 수행하고 결과를 낸 것이 고무적이다”며 연구를 지도한 최 박사와 유 씨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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