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스타킹 멘토에서 인생 멘토로 변신…상업계 고교생에서 이탈리아·독일 유학, 노력으로 성악가 꿈 이뤄

성악가 권순동. 박용 기자
▲성악도 갈구하는 이들의 멘토

중딩 폴포츠 양승우, 고딩 파바로티 김호중, 휄체어 폴포츠 황영택, 정비공 폴포츠 성정준, 달오와 병주, 80세 이덕재 할아버지….

SBS TV 예능프로그램인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 ‘기적의 목청킹’ 멘토로 이름을 알린 베이스 권순동(51)씨가 이들을 전문 성악가 반열에 올렸다. ‘음치’ 수준을 세계적인 성악대회 수상자로 만들었고, 어려운 환경에서 음악을 갈구하는 이들에게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보컬 트레이너’로 도움을 준 것이다.

특히 양승우 군과 서울 자취방에서 동고동락하면서 노래를 가르쳐 국내 유수의 콩쿠르를 석권하게 했고, 올해는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에 합격시켰다. 또 TV 프로그램으로 인연 맺은 멘티 10여 명의 성악도 가운데 해외 대학 음대에 진학하도록 돕거나 독일 등지 오페라 무대의 주역으로 만들었고, 신체적 장애가 있거나 성악가 도전을 진행 중인 이들에게 발성 지도는 물론 독창회와 음악회 멘토로서 지원과 협연을 해주고 있다.



왼쪽부터 영국 폴포츠와 함께 KBS문화문화 책갈피 출연, 뮤지컬 왕의나라 공민왕 역, SBS 도전천곡 출연 파트너 오정해와 송해 선생님.
▲상업고 출신, 끊임없는 노력으로 성악가 꿈 이뤄

권순동씨는 상업계 고교 출신으로 성악가의 꿈을 이룬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대구상업고등학교에 진학한 권씨는 취업 대신 경북대 음대 성악과를 택했다.

직업 군인이었던 엄한 아버지 밑에서 풍족한 지원을 받지 못했지만,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

권씨는 “집안 형편을 생각하면 음악을 하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상업고·지방대 음대 출신 성악가’라는 꼬리표가 있었기에 번듯한 무대에 오를 수 없어 힘든 나날이 이어졌지만, 끝내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밤무대 가수, 부동산 중개인, 기자, 레스토랑 서빙, 자동차 딜러까지 안 해 본 일이 없다. 음악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면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탈리아 빠르마 국립음악원 디플롬, 이탈리아 오르페오 아카데미아 디플롬.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오페라과 수학. 독일 쾰른 국립음대 연주학 박사라는 다양한 이력은 권씨가 얼마나 음악에 목말라 했는지를 보여준다.

MBC 가곡의 밤 출연 장면.
여기에다 또르또나 국제콩쿠르 우승을 비롯해 다수의 국제 콩쿠르 입상, 오스트리아 짤즈부르크 모차르트 페스티벌 수상,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국장에서부터 서울 예술의 전당까지 세계적 공연장 무대에서 100여 차례 오페라 주역으로 오른 일도 그의 음악에 대한 간절함을 증명해준다.

10월 20~22일 달빛동맹을 맺은 광주와 대구의 협연으로 마련된 오페라 라보엠의 철학자 콜리네 역으로 무대에 오른 권씨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운동선수를 하다 저에게 노래를 배우러 온 고교생이 기본 음정조차 찾지 못해 3개월을 헤맸지만, 성악가의 꿈을 이루고 싶다는 그 학생의 간절한 소망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입문 8개월 만에 지역 최고 수준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음대에 진학한 그 학생은 이제 촉망받는 음악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인생 자체를 바꾼 셈이죠. 음악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노래 멘토를 넘어서서 인생 멘토가 돼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자선음악회와 노래 지도 등 봉사 활동으로 세상과 음악의 소통을 진행 중이 권씨는 “대한민국 성악계 미래를 위해 후학양성에 매진할 것이고, 인연 맺은 이들이 세계 무대에서 ‘성악 종주국 대한민국’이라는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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