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개통이후 매출 50% 상승…경기 활성화 촉진제
현대화·친절 마인드 갖춰 “반짝 호황을 재기발판으로”

죽도시장

乙酉년 새해 장기 지역경기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포항죽도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면서 포항경제 회생의 불빛을 밝히고 있다.

포항∼대구간 고속도로(지난해 12월 7일)와 중부내륙 고속도로(상주IC-충부괴산IC·지난해 12월15일)가 각각 개통되면서 외지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포항에 몰려, ‘고속도로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2만명에 그친 죽도시장 이용객은 지난해 12월 초 고속도로 개통 직후. 평일은 5만여명, 주말엔 10만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점포 2천500개, 노점상 등을 포함해 상인 3천여명이 생업을 이어가는 경북지역 최대 시장인 부지 14만8천700여㎡ 규모의 죽도시장은 매출이 평소에 비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 이상 증가했다.

죽도시장의 활기찬 모습

개통 직후 명절보다 더 장사가 잘되면서 최대 호황을 누렸다.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죽도시장 호황을 잘만 이용하면 포항경제 회생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크다.

서민경제의 큰 축인 죽도시장이 활성화되면 바로 그 효과가 지역 경제 회생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지 관광객들이 뿌리고 간 돈이 음식점 등 다른 일반 가게에 다시 사용되면서 지역 경기 활성화를 촉진한다는 것.

돈이 지역 사회 곳곳에 돌면서 소비 선순환 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죽도시장

하지만 이같은 지역경제 회생 청신호에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

고속도로 개통 직후 몰려들던 외지인 관광객들이 날이 갈수록 크게 줄어들면서 죽도시장은 예전보다 조금 장사가 잘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고속도로 개통 직후 첫 주말 하루 차량 2만1천여대가 고속도로를 통해 포항을 찾았으나 이후 날이 갈수록 1만6천여대에서 1만7천여대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데서 확인되고 있다.

문제는 울진과 영덕지역은 외지 관광객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장사가 잘돼 포항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불황속 모처럼 찾아온 죽도시장의 호황이 반짝 특수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고속도로 개통에 대비한 포항시내 교통체계도 너무 엉망인 점이 포항을 찾은 외지 관광객들을 타지로 내몰고 있다는 것.

고속도로 포항진입도로가 북구 용흥동 현대 1차아파트에서 용흥 우방아파트 구간 2차선 한 곳 뿐이다.

주말이면 한꺼번에 몰려드는 차량을 감당하기란 역부족이다. 이른 시간 내 포항진입도로 확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교통지체에 외지 관광객들이 또 다시 포항을 찾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죽도시장에 주차장이 크게 부족한 것도 외지 관광객 유치의 장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죽도시장 주차장 규모는 노상공영주차장 460대, 공영주차장 2곳, 민영주차장 48개소 등 총 1천380여대 분이 고작이다.

특히 주말에 밀려드는 차량을 수용하기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화장실 등 열악한 편의 시설도 이른 시간 내 개선돼야 한다. 화장실 이용료마저 받고 있어 외지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외지 관광객이 갑자기 몰리면서 예전에 몸에 밴 바가지 상혼, 불친절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

가격 정찰제는 물론 가격 표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 소비자들의 권리가 깡그리 무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죽도시장의 상인들을 대표하는 시장번영회, 상가번영회, 회상가번영회 등 죽도시장 3개 단체도 외지 관광객들을 지속적으로 죽도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판촉행사에 손을 놓고 있다.

노력도 없이 가만히 앉아서 오는 손님만 받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지역 상인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역할을 포기한 거나 마찬가지다.

하루빨리 죽도시장을 대표하는 통합 단체가 만들어져 죽도시장 활성화 구심점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유통업체의 지역진출로 사양화되고 있는 죽도시장은 현재 현대화 시설로 단장한 활어회센터만이 그나마 손님이 있어 옛 명성을 근근히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활어회센터는 주변경관이 뛰어난 바다를 끼고 있는 울진이나 영덕 등의 일반 횟집에 비해 경쟁력이 앞선다고 단언할 수 없다.

이같은 사실은 시장 상인들이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다.

외지 관광객을 내 모는 시장 상인들의 서슴없는 강매와 불친절, 배짱 장사는 앞으로 없어져야 한다.

경북최대 죽도 시장의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여부는 바로 시장 상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역유통 전문가는 “지난날 장기불황으로 죽도시장이 혹독한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며 “고속도로 특수가 반짝 특수에 그칠 것이냐, 아니면 지속적인 호황으로 지역경제 회생의 발판으로 발전시킬 것인가는 죽도시장 상인들 스스로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