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임명을 둘러싼 경북대 학내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행동하는 교수·연구자모임, 이것이 민주주의다, 학생실천단경북대학교 민주동문회 준비모임 등은 24일 ‘박근혜정권이 임명한 2순위 총장취임 거부’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북대는 25일 예정된 임명총장 취임식이 무기한 연기했다.

이들은 지난 한달 동안 정부에서 임명한 2순위 총장 취임을 거부해 왔다.

교육부는 지난달 21일 2순위로 추천됐던 김상동 후보자를 경북대학교 총장으로 임명했다.

총장추천위원회에서 1순위로 선출된 후보자가 배제되고 2순위자 후보자가 총장으로 임명되면서 학내 갈등이 오히려 장기화하고 있다.

또한 행동하는 경북대 교수·연구자 모임은 2순위 총장후보자 임명을 정권의 국정농단 결과로 규정하고 31일째 단식 중이다.

이들은 “2순위 총장 임용 사태에 침묵하는 것은 우리 모두 대학 자율성 훼손의 공범이 되는 길”이라며 “진리와 정의를 구현하는 대학을 만들어 경북대를 다시 세우는 데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김상동 총장은 ‘경북대학교 식구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김 총장은 학생식당에서 총학생회장을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학장회의와 교수회를 거쳐 함께 일할 처장들에 대한 인준을 마치는 등 총장 업무를 진행 중이다.

우선 김 총장은 학교 구성원들이 느꼈을 좌절과 상실감을 자신감과 긍지로 바꾸는 일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간선제로 전환한 제18대 총장선거와 재추천 과정은 교수회와 총장추천위원회가 주도하고 전체 구성원들의 동의하에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정당한 법적 절차와 타당한 방법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재추천 과정에서 두명의 피 추천인은 선거결과에 대해 수용한다는 각서에 서명한 사실도 상기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총장은 이번 총장 임용으로대학 자율성이 훼손됐다는 사실에 대해 공감을 나타냈다.

김상동 총장은 “단식하고 있는 교수들과 경북대를 사랑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다”며 “대학은 다양한 목소리와 이견들이 표출되는 공론의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견이 다른 서로가 상대를 존중하고 다수를 위해 양보하는 등 스스로가 만든 규칙을 스스로가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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