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지하상가 시대 개막

올 9월 지하철 2호선 개통은 지역의 주택 및 유통업 전반에 걸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조짐이다.

아파트의 경우 지하철 역세권 유무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고 특히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등 유통업계도 지난해의 극심한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바뀐 환경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아파트시장 전망

2005년 아파트시장은 매수자는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매도자는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쌍방간의 이러한 심리적 괴리감을 좁히지 못하는 상태에서 시장은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입주물량은 작년에 비해 약 44% 늘어난 1만3천여 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이중 북구가 3천800가구로 가장 많고, 달서구가 3천300여가구에 이르고 있다.

내년 하반기의 입주물량 중 상당수가 지난 2003년 이상과열화 시기의 투자물건들이 상당수여서 시장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전세시장의 경우 기존의 물량이외에 신규입주 입주물량 중 상당수가 전세시장으로 돌 것으로 예상,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지적인 역전세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분양시장의 경우 투기과열지구 완화에 힘입어 다소 활기를 찾을 전망이지만 입주물량의 증가와 입주율 변화에 따라 분양시장은 유동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전체적으로 아파트시장은 신규 입주물량이 증가에 힙입어 시장에는 공급물량이 늘어날 전망이며 가격은 공급량의 증가와 신규 입주물량의 증가로 가격은 보합세 속에서 안정세를 이어 간다는 것.

대구지역 아파트시장은 2002년 1만5천600가구에 이어 2003년에는 2만3천가구로 IMF 이후 최대 공급물량을 쏟아내 정점을 이뤘고, 작년에는 1만8천가구가 분양됐다.

올해는 그동안 주택건설업체들이 상반기에 집중 분양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치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아파트 분양시장은 최고의 투자 상품으로 인식됐지만 지난해 투기과열지구지정과 10·29대책 등으로 주춤해진 시장을 되돌려 놓을지 주목된다.

부동산 114 이진우 지사장은 “작년 분양시장의 특징이 브랜드·지역·평형대별 차별화가 시장을 주도했다면 올해는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으로 바뀌면서 마감재나 주부들의 실내동선과 같이 보다 현실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분양가도 실수요자들의 관심거리다.

현재 20곳 정도의 부지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의 분양가 책정이 33평형 기준 2억4천만원에서 2억6천만원까지, 주상복합건물의 경우 3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로 인해 구형 아파트의 가격은 보합세 또는 하락을, 신규분양아파트는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것.

종합적으로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각종 관련 법규 강화와 땅값 강세로 신규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이 시각이다.

◆유통업은 본격적인 지하상가 시대

지하철 2호선 개통으로 반월당 일대가 대구의 신흥 상권으로 떠오름에 따라 하루 유동인구 20만명에 이르는 반월당 상권을 선점하기 위해 지역 유통업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하철이 가져올 반월당 상권 변화를 면밀히 분석, 고객들을 끌어당기기 위한 마케팅 전략 마련·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최악의 불황으로 어려움에 처한 유통업계에 반월당 상권의 부상은 놓칠 수 없는 대형 호재. 때문에 반월당 일대 지하상가 및 백화점, 동성로상가들은 젊은 고객을 주 타깃으로 삼아 점포 리모델링, 이벤트 추진 등 다양한 마케팅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올해 초 완공되는 반월당지하쇼핑몰 ‘메트로센터’는 2호선 개통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점포 400여개가 들어서는 메트로센터는 680대의 동시 주차공간을 갖추고 고급 마감재를 사용해 고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쇼핑할 수 있다.

쇼핑 공간뿐만 아니라 고객을 위한 대규모 휴게공간과 초대형 이벤트 프라자를 설치하는 등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매머드급 쇼핑몰이어서 지역 상권의 변화가 예상된다. 점포 130여개가 들어서는 봉산육거리 지하쇼핑몰 ‘메트로프라자’도 쌍둥이 격인 메트로센터와 더불어 반월당 지하상권 시대를 연다.

백화점들도 영업전략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지하철 공사로 유동인구가 도심으로 유입되지 않아 피해를 겪었지만 지하철 2호선 개통으로 새롭게 도약한다는 것.

기대치가 높은 동아쇼핑은 유동인구의 증가에 따른 전략의 일환으로 외관 리노베이션을 통한 이미지 변신을 꾀했고, 지하 식품관도 고급스러운 유럽풍으로 바꿔 ‘손님맞이’를 끝냈다.

대구백화점 본점도 상당 부분 리뉴얼 또는 리모델링을 통한 변신을 꾀했다. 젊은 고객들에게 맞는 적절한 가격과 품질의 상품 및 브랜드 개발, 그들의 문화에 부합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이벤트 행사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그동안 침체일로였던 대구 동성로 로드숍도 상권 활성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달구벌대로가 작년 11월 완전 복구되면서 반월당 상권이 내년에는 상당한 기지개를 켠다는 것.

대구시지하철공사는 지하철 2호선의 하루 이용승객은 약 15만여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다 1호선 일일 이용승객을 합치면 총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하철 개통이 각 유통업체들로부터 다양한 전략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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