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그림 민화전, 민초들 삶 재조명

권정순 (사)한국전통민화연구소 소장
“민화는 서민들의 삶의 정서를 매개로 하는 일종의 생활화로, 장식 같은 그림이 아닌 집안의 평온과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마치 부적과도 같은 것입니다”

(사)한국전통민화연구소 소장이자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특임교수이기도 한 권정순 교수는 우리나라 서민들의 생활과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민화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조선 시대에는 집에 한두 점씩은 꼭 있을 만큼 대중화됐지만, 그로 인해 당시에는 민화의 소중함에 대해 잘 몰랐다”는 권 교수는 “한국의 불가사의한 아름다움이 담긴 민화의 가치를 이미 간파한 서양 사람들에 의해 많은 민화가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에 있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며 “이제 우리 스스로 민화를 지키고 가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지상파 사극 등 각종 드라마, 방송에서 민화 제작을 담당하고, 주한미국대사관, 캄보디아 수상관저, 하와이 주지사관저 등에서 작품을 소장할 정도로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3월 이전한 경상북도 신 도청 청사에도 권 교수의 작품 ‘경상감영도임행차도’ 가 걸려 있다.

권 교수로부터 민화의 기초와 역사, 그 속에 담긴 정신을 배우고 있는 제자들만도 150여 명에 이른다.

권 교수의 제자들로 구성된 (사)한국전통민화연구소 회원들은 지난 11일부터 김천문화예술회관에서 제24회 우리그림민화전을 열고 있다.

‘오색 빛 가을을 그리다’를 주제로 오는 17일까지 계속되는 민화전에는 회원 50여 명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2006년 설립된 (사)한국전통민화연구소 회원들은 매년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등과의 미술 교류전에 참가해 한국전통민화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한국의 정서를 알리고 있다.

권 교수는 “민화는 제도적으로 강제성을 가지고 보급한 것이 아니라 서민들의 삶 속에서 저절로 이루어진 회화 양식으로 자유로움이 그 특징”이라며“이러한 민화도 최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제도권 회화로 한발 다가가고 있으며, 각종 미술대전의 입선 또한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1회 한국문화공예미술대전, (사)한국민화협회미술대전, 정수미술대전, 대구시미술대전, 경북도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대전(3회) 심사를 맡기도 한 권 교수는 일곱 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현재 (사)한국미술협회 민화분과이사, (사)한국민화협회 경북지부장, 한국민화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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