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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성일 행정사회부 부국장
올해 겨울은 우울하고 쓸쓸하다. 겨울바람이 스산한데 대통령 탄핵 열차가 겨울 벌판을 가로 지르고 있다.

황량한 열차 밖 풍경은 익숙하거나 생경하다. 이 길을 가 본 사람과 처음 가는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풍경이다.

탄핵 열차 종착점에는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잃어버린 그 무엇을 찾아 서로 얼싸안고 환희에 찬 얼굴이 보고 싶다.

또다시 실패의 쓰라림을 경험하기엔 너무 힘겨운 여정이었다. 종착점에 다다르는 시간은 희망의 아침이었으면 한다.

길고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 환하게 떠오르는 희망을 보고 싶다. 혹여 겨울 찬바람이 불어오는 쓸쓸한 밤이 아니기를 소망한다.

다시는 잘못 달려왔다는 절망과 마주하고 싶지는 않다. 날은 저물고 바람은 차가운데 되돌아갈 용기조차 없는 순간이 우리를 기다리지 않기를 간절히 원한다.

그러나 그것이 그 무엇이든 간에 우리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그 무엇과 만나야 할 운명공동체다

열차의 종착역이 어떤 곳인지 알려주는 이 하나 없이 저마다 상상의 나래만 요란할 뿐이다. 제각기 열차의 종착점이 자신에게 유리한 곳이기를 갈망하고 있다. 그들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길 순 없다.

장대한 촛불의 민심은 특정인과 특정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안없이 촛불 민심을 대변한다는 정치인의 진심을 들여 다 볼 혜안이 절실하다. 탄핵열차가 대한민국의 격을 높이는 방향으로 달리게 하는 지도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독신으로 평생을 홀로 살면서 평생을 홀로 살면서 오로지 조국과 민족을 위해 헌신하다 간 호찌민은 베트남의 영웅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추앙받는 지도자이다. 프랑스와 미국의 침략을 물리치고 남북통일을 이룬 호찌민은 베트남의 영웅이기에 충분하다

조국과 민족에 걸림돌이 될까 봐 결혼하지 않고 봉급을 전부 국가에 기증했다. 40여 년 만에 찾아온 누이를 공식적으로 만나지 않고 새벽에 만나 부둥켜 울다가 날이 밝기 전에 서둘러 헤어졌다고 한다

혹시 친인척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부정부패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충정이다. 또 화려한 주석궁에 머물지 않고 전기공들의 숙소로 사용하던 3평짜리 방에서 기거를 하면서 서민들의 삶을 몸소 실천했다

유언으로 시신을 화장해 베트남 남부와 중부, 북부에 골고루 뿌려주고 자기 이름으로 어떠한 기념물도 남기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베트남 국민은 이 명령만은 받들 수 없었다. 자신들의 진정한 영웅을 그대로 보낼 수 없었기에.

시국이 어수선하다. 우리에겐 지금 이러한 지도자 출현이 절실하다. 그러나 어디에도 그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베트남이 경제적 후진국이라고 정신적 후진국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가 하지 못했던 세계 최강의 군대를 외세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한 자기 힘만으로 물리쳐 남북통일을 성사시켰다. 우리에겐 왜 이런 지도자가 없을까. 우리는 언제까지 부러워만 해야 할 것인가.

지금 분노를 태운 열차가 이 겨울날 어디론가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다. 내릴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열차가 경적을 울린다. 종착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곽성일 행정사회부 부국장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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