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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 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어떤 결말이 나든 간에 정국이 또 한차례 회오리바람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주말마다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촛불과 태극기의 집단 물결을 볼 때 양측은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심산으로 보인다. 촛불은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잦아드는 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태극기 물결은 갈수록 더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양상에서 헌재가 국회가 제출한 탄핵안을 인용 결정해 박 대통령이 ‘파면’되면 지금까지 무소불위의 촛불 행진이 사그라들게 될까? 그렇지 않을 공산이 커 보인다.

오히려 태극기의 물결이 ‘역(逆) 촛불’이 되고 전직 대통령이라는 특권이 모두 벗겨진 채 평범한 시민으로 물러나 앉은 그녀의 손목에 검찰이 수갑을 채우고 형사적 절차에 돌입하게 되면 대한민국은 또 한차례 극단적 분열사태로 치닫게 될 것이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2개월 안에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는 긴박한 법적 절차에서 보수·진보 어느 쪽 후보가 유리하게 될까? 문재인의 야당이 정권교체의 기회를 잡게 될 것인가? 결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하나,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시킬 경우다.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복귀해 국정을 제대로 움직여 나갈 수 있을까? 아마도 정국은 또다시 불통이 되고 박 대통령의 통치력에 불능 사태가 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촛불이 되살아나고 광화문 광장이 다시 불야성을 이루며 대규모 촛불집회가 주말이 아닌 매일 밤 열리게 될 것이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총 궐기하여 박 대통령의 퇴진을 외쳐댈 것이다. 국정은 혼돈의 속에서 내치와 외치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엇박자로 세월을 보낼 것이다.

이럴 경우 진보와 보수의 어느 쪽이 유리한 선거전을 휘어잡을 수 있을까? 아마도 양쪽 모두 헛물을 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은 전혀 예상치 못한 제3의 인물에게 대권이라는 권력을 쥐어 줄 공산이 커 보인다.

이제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지 벌써 6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 언론은 연일 특집 뉴스로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힌다며 박 대통령의 보톡스 주사 처방까지 까발리는 등 진실보도보다는 시청자와 독자들의 흥미 위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종래 언론 본연의 모습을 찾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는 브레이크가 없이 내리막길을 내리 치닫고 정치권에서는 개헌을 화두로 내세워 연일 정권 쟁취 욕으로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또 일부 야권 대선주자들은 박 대통령의 치적으로 꼽힐만한 사드배치 계획과 개성공단 폐쇄 등에 대한 대북조치를 폐기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국가 안보의 틀을 흔들어대고 있다.

나라밖에는 미국의 트럼프 정권 탄생과 미·중 강대국의 대립으로 대한민국의 앞날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미 속에 휩싸이고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독도의 자국영토 주장을 레코드판을 돌리듯 계속 틀어댈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치에 신물이 난 우리 국민이 앞으로 다가올 대선에서 어떡한 선택을 할 것일까? “문재인, 반기문도 모두 보기 싫다”며 제3의 ‘의외?’의 인물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민은 이 혼란의 정국을 안정적으로 추스르고 미국의 새 정부와 돈독한 동맹관계를 이루고 중국의 경제 압박을 풀어나갈 수 있는 인물이면 국민은 잠을 자다가도 이런 사람을 새 시대 새 대통령으로 뽑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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