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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문 한동대 교수
포항의 미래 먹거리로 손꼽히는 영일만항이 개항 9년째를 맞았지만 아직도 적자 운영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컨테이너 운영사인 포항영일신항만주식회사(PICT)는 개항 8년 만에 자본금 780억 원과 민자 장기 금융차입금 550억 원도 바닥을 드러내면서 정부에 백기를 들고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포항의 주력 산업인 철강마저 세계 경기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암울한 진단만 이어졌다.

그나마 PICT가 극약처방을 내려 타개책 모색에 나선 데다 포항시도 항만물류과 신설 등 그간 외면했던 해양정책을 추진하면서 베트남 항로 개설, 냉동·냉장창고 준공 등 희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영일만항이 온전하게 운영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환동해권 물류 거점은 물론 대구·경북의 관문인 영일만항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야 할 지 구자문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구자문 교수는 우선 영일만항의 발전을 위해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해양정책 개발의 필요성을 지자체 등이 계속해서 요구해야 한다고 입을 뗐다.

그는 “동북아의 물류중심 국가가 되기 위해서 정부의 해양정책 방향이 중요한 데 최근 해양정책이 위축된 경향이 있다”면서 “남해와 서해에 있는 항만의 경쟁 상대인 북중국 항만들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척해야 할 북방항로와 유라시아 항로는 말만 있을 뿐 구체적인 정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만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자유경제구역을 만드는 등 네트워크를 연결해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는데 지자체에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지속적인 항만개발에 대한 요구해 거대담론을 형성할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이와 함께 부산항, 인천항, 울산항, 광양항 등 4개 항만이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 확정 고시안에 따라 특성화 항만으로 지정된 반면 포항항이 이에 제외된 데 대해서도 항만기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특성화 항만이라고 해도 항만 혼자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주변 항만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울산항은 규모가 커서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지만 부산항 물량이 많으면 울산항이 담당하는 등 부산항의 네트워크 항 역할 일부를 맡아 성장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반면 영일만항의 경우 규모가 작아 허브항으로 역할은 어렵지만 네트워크 항으로써 기능을 활용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영일만항이 특성화하기 위해서는 포항의 장점을 살린 특성화가 필요하다고 얘기를 꺼냈다.

러시아로 향하는 북극 항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해양조사, 지질조사 등 많은 연구가 필요한 데 이런 연구가 가능한 곳이 포항 뿐이고 이 장점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포항은 포스텍을 비롯해 연구소들이 모여 있는 등 R&D역량이 높기 때문에 이런 특징을 살려 R&D 특성화 항만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

현재 국내 유일의 석유탐사선 탐해 2호가 포항에 전용부두가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고 다른 지역의 해양연구를 아우를 수 있는 환경이 요구되고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구 교수는 “영일만항이 발전하는 데 아직 희망이 있다”면서 “앞으로는 모든 것은 컨테이너를 통해서 이뤄지는 방향이며 특히 국가 간 무역의 경우 컨테이너 의존이 높아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컨테이너 항의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항만을 통해야 무역에도 경제성이 생기는 등 해양을 중심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며 “업적용 방안이 아닌 구체적인 개발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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