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식사+섬유질 음식 섭취해야

도병훈(속편한내과 과장)

 

20대 직장인 정씨는 수 개월간 지속된 아랫배 통증을 동반한 변비와 설사로 고생하고 있어 서너군데 병원을 방문하여 여러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이 질환은 주로 20~40대 청장년 층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며 직장인 결근 사유 2위, 소화기 내과 외래 환자의 30%, 국내 인구의 5%가 현재 걸려 있으며, 70%가 1년에 한 번 이상은 꼭 앓고 지나가는 병, 바로 ‘과민성 장증후군’이다.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대부분의 환자에서 장운동은 비정상적이고 장의 감각 신경기능은 증가해 있으며 기름진 음식, 술, 카페인,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 (특히, 여성), 약물 등에 의하여 증상이 악화된다. 증상은 만성적이며 간헐적인 설사를 호소하는 설사형, 만성 복통과 변비를 호소하는 변비형, 설사ㆍ변비 모두 가지고 있는 설사ㆍ변비 교대형 등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으나 이외에도 복부 불쾌감, 팽만감, 구역, 구토, 식욕부진, 요통 등의 증세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있는 경우 일단 병원을 방문하여 진찰을 받고, 대변 검사 및 혈액 검사, 복부초음파, 내시경 검사, 대장 촬영 등의 검사 중에서 필요한 것만 선택적으로 시행하여 기질적 원인이 아님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40세 이후에 증상이 처음 시작됐거나, 지속적으로 증상이 심해질 경우, 배가 아파서 잠에서 깰 경우, 체중 감소나 발열이 있는 경우,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올 경우는 심각한 다른 질병이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반드시 대장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과민성 장증후군 치료에서의 문제점은 아직 발병 기전 및 병의 경과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아 치료방침 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규칙적인 식사 및 섬유질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 섭취가 도움이 되며 기름기가 많은 음식, 탄산음료, 카페인, 알코올, 담배, 유제품 등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가능한 이러한 것들은 피해야 하고, 가스가 많이 차서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장에서 가스 발생이 많은 콩, 양파, 샐러리, 바나나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이나 여러 가지 취미 생활로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것이 좋으며, 심한 복통이나 배변 습관의 변화, 복부 팽만의 증상 등에 적절한 약물 치료를 병행하여 장운동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이, 과민성 장증후군은 대장의 기능성 장애이므로 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하지 않고, 생명에도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지만 만성적으로 지속되면서 생활에 불편을 가중시키고,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가능한 조기에 적절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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