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면 서정리 고찰 아혜사 생활 '화제'…"홍 후보 본명은 홍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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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영순 여사가 아혜사 대웅전 앞에서.
‘서민 대통령’을 표방하며 보수를 대표하는 후보임을 내세우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통령 후보의 여동생이 포항의 한 사찰에서 농사를 지으며 오빠의 성공을 위해 불공을 올리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홍준표 후보의 막내 여동생인 홍영순(59) 여사는 포항시 북구 청하면 서정리에 있는 고찰 아혜사(阿兮寺·주지 法嶺)에서 절 살림과 논과 밭 1천200평에 콩 등 신도들에게 공양할 농사를 직접 짓고 있다.

홍준표 후보가 대구·경북 보수층 지지세를 확보하기 위해 포항을 찾은 21일 아혜사에서 홍영순 여사를 만나 홍 후보의 성장 과정과 인간적인 면모에 대해 들어봤다.

자유한국당 포힝 죽도시장 유세 참가한 홍영순 여사(오른쪽). 김정재 의원실 제공
지난 2000년도 청하 아혜사에 정착한 홍여사는 17년째 생활하면서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고생하는 오빠 홍 후보를 위해 대웅전에 명패를 걸어놓고 기도를 해왔다.

1남 2녀를 둔 홍 여사는 독실한 불교 신자인 홍준표 후보와 같이 불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홍 후보는 동생이 생활하는 아혜사에 범종과 석탑 인등을 시주하기도 했다. 또 모친 49재 때 불교 성전 책을 신도들에게 기증했다.

홍여사는 오빠와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며 눈물을 보였다.

“지독한 가난이었습니다. 오빠가 대구 영남중·고교 다닐 때 뒷바라지하기 위해 언니와 셋이서 서문시장 근처 내당동과 대명동, 비산동에서 6년간 자취를 했는데 오빠에게 한 번도 점심 도시락을 싸주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작고하신 부모는 경남 합천에 계시고 홍여사는 작은 언니와 초등학교만 졸업한 채 양말공장을 다니며 생활을 했다.

홍준표 아혜사 시주한 범종.
가끔 아버지가 고향에서 기른 수박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자녀들을 서문시장에 데리고 가서 돼지국밥을 사준 기억이 선명하다고 기억했다.

아버지는 몇 푼 되지 않은 돈을 자식들의 생활비를 하라고 모두 주고 빈손으로 되돌아갔다고 했다. 어머니는 천식으로 고생하셨는데도 가발공장에 팔기 위해 여자 머리카락을 사러 다니며 기진맥진해 집에 돌아오기도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빠는 육군사관학교에 가기 위해 공부를 했는데 아버지가 고향에서 억울한 누명으로 고초를 당한 것을 계기로 법관으로 진로를 바꾸고 검정고무신을 신고 대구 도덕암에서 사법고시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원래 이름은 홍판표였는데 청주지검 초임검사 시절 이주영 전 해수부 장관의 권유로 지금의 홍준표로 개명했습니다.”

홍여사는 오빠가 어려운 시절을 보낸 만큼 서민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아혜사 데웅전에 올려진 홍준표 기도 명패.

“누구보다도 가난하게 성장했기 때문에 오빠는 ‘서민 대통령’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5번 이사를 하면 덕을 본다고 했는데 대구 신천에서 경남 창녕 남지, 다시 합천 덕곡, 울산 등으로 이사를 해 오빠가 대통령 후보가 된 것 같습니다. 울산 우정동과 복산동에 살면서 오빠가 사법고시에 합격해 집안 형편이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바깥에서는 무서울 정도로 엄격하지만, 집안에서는 자상해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대통령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홍 여사는 홍준표 후보의 포항 죽도시장 유세에 참석하기 위해 분주한 발걸음을 옮겼다. 

홍준표 후보와 여동생 홍영순(오른쪽)씨.

 

홍준표 아혜사 시주 석탑인등.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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