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대표로…대구의 아들을 지켜달라" ‘샤이 보수’ 결집 호소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를 찾아 유세활동을 펼쳤다. 유 후보가 시민들 앞에서 두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바른정당 유승민 대통령후보는 선거일을 이틀 앞두고 다시 한 번 영남으로 향했다.

선거 종반전을 부동층이 밀집한 수도권 공략에 집중해오면서도 ‘보수의 본류’이자 유 후보의 뿌리가 있는 영남권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의지가 읽힌다.

유 후보는 예비후보 시절 거의 매 주말 대구를 찾은 데 이어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고 난 이후에도 총 22일 중 6일을 영남권에 집중했다. 서울을 제외하면 단일 지역권으로는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특히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보수 유권자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고, 또 최근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의 집단탈당 사태 이후 오히려 유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상승 기류를 보이는 등 이른바 ‘샤이 보수’가 결집하기 위한 최적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고 막판 보수 표심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7일 늦은 시간까지 대구 동성로와 서문시장, 포항 중앙상가 등을 돌아보며 밑바닥 표심 끌어안기에 몰입했다. 선거 전 마지막 주말을 보수 텃밭에 올인한 셈이다.

오후 3시께 동성로 대백프라자 앞에 모습을 드러낸 유 후보는 양팔을 활짝 벌려 허공에 흔들며 고향 표심의 결집을 호소했다. 강행군 일정 속에서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기적의 역전드라마’를 외치는 강경한 어조에는 변함이 없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를 찾아 유세활동을 펼쳤다. 유 후보가 시민들 앞에서 두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유 후보는 “대구의 아들로 자랑스럽게 살겠다. 여러분께서 저를 이제 쳐다봐달라. 대구시민 여러분께서 대구의 아들 저 유승민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17년 동안 소신껏, 양심껏, 대구의 아들답게 정정당당하게 정치를 해왔다”면서 “제가 소신 있게 정치를 했듯이, 대구시민 여러분께서 소신투표를 해달라. 여러분이 이제까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여러분의 자랑스러운 대통령이 되겠다”고 외쳤다.

그는 “대구의 얼굴로, 보수의 대표로, 부끄러운 사람 뽑겠나 아니면 깨끗하고 당당한 저 유승민을 뽑겠나”라며 “이제 오늘내일, 여러분께서 움직여달라. 카톡으로, 문자로, 설득해달라. 우리 대구시민들이 얼마나 위대한지, 온 대한민국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행동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지지연설에 나선 주호영 공동선대위원장도 “제일 급한 안보, 제일 급한 경제를 살릴 후보는 유승민”이라고 목청을 높이며 지지를 당부했다.

딸 유담 씨도 유세현장에서 함께하며 힘을 보탰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 후보가 딸 유담씨와 7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방문객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
이날 오후 동성로 유세에는 선대위 추산 5천여명이 운집했다. 청년층이 다수였던 청중은 사회자와 함께 “유찍기(유승민을 찍으면 기적이 된다)”, “유승민 대통령”을 외치며 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현했다.

유 후보는 무더위와 미세먼지, 황사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한 시간 넘게 현장을 지키며 청년들과의 스킨십을 이어갔다.

그는 이후 포항으로 이동해 북구의 중앙상가 주변에서 시민인사를 한 뒤 다시 대구로 와 서문시장 야시장을 방문한 뒤 늦은 밤 서울로 상경할 계획이다.

앞서 오전에는 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강원도 강릉을 찾아 성산초등학교 대피소에 모여있는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시청에 마련된 상황실도 방문해 관계자들과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유 후보는 현장 상황을 브리핑 받은 뒤 정부를 상대로 강릉 등에 대한 신속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촉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유 후보 측은 공식선거운동이 개시된 이후 이날까지 유 후보가 전국 유세를 통해 모두 7천820km의 거리를 이동했다고 밝혔다.

윤관식 기자, 연합
윤관식 기자 yks@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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