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득표율에 애써 의미부여…새 지도체제 구성 등 과제 산적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제19대 대통령 선거 개표가 한창인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를 방문,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
‘새로운 보수’를 기치로 지난 1월 창당한 바른정당은 대선을 거치며 기반이 부족한 신생정당의 한계를 절감했다.

바른정당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집단 탈당 사태 등 큰 상처를 입은 데 이어 ‘포스트 대선’ 국면에서의 활로 모색이 절실한 상황이다.

바른정당은 지난 3월 28일 주요 정당 중 가장 먼저 대선 후보를 확정하고 일찌감치 대선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유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 안팎에 머물며 지지부진했다.

지지율이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당 내부의 보수 후보 단일화 목소리가 거세졌고, 노골적인 후보 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이런 요구에 대한 유 후보의 완주 입장은 확고했고, 결국 지난 2일 탈당파 의원 13명이 탈당을 선언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바른정당은 집단 탈당 사태로 위기에 몰렸고 선거를 완주하더라도 얼마 못 가서 자연스럽게 소멸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집단 탈당 사태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며 돌파구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탈당한 의원들이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에 휘말렸지만 바른정당과 유 후보에게 동정 여론이 쏟아지면서 후원금과 당원 가입이 급증했다.

‘정치인 유승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선거운동에도 탄력이 붙었다. 특히 기존 보수 정당과 거리가 멀었던 젊은층이 뜨겁게 반응했다는 것이 당 내부의 분석이다.

유 후보 측은 10일 오전 1시 기준으로 6.5%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을 두고 앞선 여론조사 예상치의 두 배를 얻은 셈이라고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유 후보도 선거 결과에 대해 “바른정당과 저로서는 새 희망의 씨앗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험난하기만 하다.

이번 대선 성적만으로 보수의 대표 주자 자리를 인정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20%대 중반대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턱없이 밀리는 데다 지역구이자 보수 진영의 심장으로 여겨지는 대구에서도 4위에 그쳤다.

생존을 위한 마지노선인 원내 교섭단체 지위는 겨우 지켰지만, 소속 의원 13명이 한국당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보수 주도권 경쟁은 더 험난해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추가 탈당을 막았지만, 이견을 잠시 봉합했을 뿐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른정당은 가까운 시일에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당 지도체제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이 자리에서 다시 한국당과의 연대 주장 등이 나오면 다시 내홍에 휩싸일 수 있다.

선거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노출했던 유 후보와 김무성 의원 측이 당의 진로를 놓고 다시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의원은 선거 결과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만 하고 당사를 떠났고, 유 후보의 승복 기자회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유 후보 본인도 부족함을 인정했던 리더십 역량이 앞으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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