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원석 김천경찰서 율곡파출소장
얼마 전 율곡파출소 관내 초등학교 5학년생이 경주용 자전거를 훔친 사건이 있었다.

이를 형사입건하느냐 아니면 훈방하여 없던 일로 하느냐를 두고 직원들 간 의견이 분분했다.

학교 담임선생님께 알려야 한다, 부모님께 알려야 한다는 등 주장이 맞섰으나 최종적으로 부모에게만 알리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만약 형사입건했을 경우 학생이 받게 될 스트레스와 평생 가슴속에 절도범이란 멍에를 안고 갔을 때 과연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직원들과 결론을 내린 것이 부모에게만 알려 조용해 처리하자는데 의견이 모였다.

김천 경찰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좀도둑퇴치에는 역행됐지만, 왠지 앞으로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할 초등생에게 절도범 처벌이 독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옛 속담도 있지만,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을 해봤다.

남의 물건을 보았을 때 누구나가 갖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정상적인 인간의 마음이다.

의도적으로 남의 물건을 훔쳐서 개인 이득을 취하려는 마음을 가진 것이 본능이라면 그 본능을 억제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 양심이요 교육의 힘이라 할 수 있겠다.

경찰은 법 집행으로 사회 평온이 최우선이지만 이제부터는 마음이 따뜻한 경찰로서 시민들에게 한발 먼저 다가서는 이웃집 아저씨처럼 다정하고 멋진 경찰로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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