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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기 한국은행 포항본부장

최근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대구경북연구원과 공동으로 ‘포항의 첨단과학기술과 미래전략산업의 태동’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포항의 철강산업은 물론 경주의 관광서비스산업도 지역 내 주력산업으로서 큰 활력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 각지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열띤 논의와 대응방향을 모색하는 데 여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거창하게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이야기들 하지만 완전히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개념이나 플랫폼을 뜻한다고는 보기 어렵다. 결국,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인공지능, 그리고 점차 세계적으로 진전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라는 시대적 흐름이 혼합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높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형태가 다름 아닌 제4차 혁명의 실체라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현 지역경제의 상황에 비추어 보면 제4차 산업혁명에 맞추어 충분히 대응 가능하고 미래의 먹거리로 삼을 수 있도록 어떠한 전략산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육성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 지역경제는 세계적인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고 오히려 앞서고 있다고 할 수 있는 포항의 제3세대, 제4세대의 방사광가속기와 경주의 양성자 가속기라는 3대 가속기를 보유하고 있다. 최첨단 과학기술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이러한 가속기를 이용하여 새로운 소재개발, 신약 등 의약품의 개발부터 농업의 종자 개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제품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것은 제4차, 제5차 산업혁명에 어느 지역보다도 앞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리자면 제4차 산업혁명의 성패도 결국은 신소재가 좌우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포항경제가 지금까지 한국경제의 소재산업을 지탱해왔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도래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기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가속기를 공급하고 수요하는 수급 양면에서 그것의 기반이 되는 금속소재, 탄소소재, 에너지·환경 소재, 바이오·세라믹소재를 더욱 정밀하게 체계적으로 육성하게 된다면 이는 기존의 철강산업 재도약을 도모함은 물론 전기장비, 의약물질, 의료정밀기계 등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개, 발전으로 이어짐으로써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의 발전 가능성을 더욱 높일 것이다.

이와 같은 시대적 흐름, 산업의 조류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며 늘 있어 왔다. 제3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정보통신혁명을 통해 반도체, 스마트폰 등을 주력 산업으로 한국경제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사례에서 보듯이 제4차 산업혁명의 조류를 더 이상 거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 보이는 지역 주력산업의 취약성만을 보지 말고 이미 가진 최대의 장점을 살려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전략산업을 다 함께 선제적으로 선정하고 육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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