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마도 유리 진열대에 가지런히 모셔놓은 우리 문화유산일 것이다. 아울러 이런 전시 유물들이 자아내는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도 덩달아 떠오른다. 여기에서 박물관에 관한 생각을 멈춘다면 크게 후회할지도 모른다. ‘박물관, 그 숨겨진 이야기 속으로-보고, 쉬고, 간직하다’(이현주, 아트레이크)는 흔히 생각하는 박물관과는 다소 다른 이미지와 분위기로 국립중앙박물관의 숨어 있는 보물들을 하나하나 캐내어 보여 준다. 학예사들의 고심과 정성이 녹아든 전시 유물은 물론, 도심 속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낄
한국 현대사의 모순을 온몸으로 관통하며 한결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 박노해 시인.그가 천년의 올리브나무의 오래고도 푸르른 품으로 우리를 이끈다.1998년 출소 이후, 시인은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권력의 길을 뒤로 하고 20여 년간 좋은 삶이 깃든 ‘다른 길’을찾아 세계의 가장 높고 깊은 마을을 유랑해왔다.삶의 화두와도 같은 주제로 ‘박노해 사진에세이’ 시리즈를 선보여온 그가 이번 가을 여섯 번째 사진에세이 ‘올리브나무 아래’를 펴냈다.팔레스타인,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등에서 눈물과 기도로 담아온 37점의 사진을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으로 ‘신냉전’에 대한 전 세계적인 우려가 큰 가운데, 한미동맹 70주년을 재조명한 책이 발간돼 주목받고 있다. 대구대 김성해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벌거벗은 한미동맹·미국과 헤어질 결심이 필요한 이유(개마고원)’란 제목의 책을 최근 발간했다. 이 책은 그간 한미동맹은 무조건 좋다고 생각해 왔던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미국과 헤어져야 할 이유는 물론 한미동맹으로 인한 부작용을 방대한 자료를 통해 분석한다.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택하는 방식이 아닌 중립화라는 대안도 함께 제시돼 있다. 해방 직후부
경북도가 도내 지역서점을 단순한 책방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의 역할에 도움을 주기 위한 지원정책을 추진한다. 사라져 가는 동네 서점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19일 경북도에 따르면 최근 스마트폰 사용의 보편화와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 매체 유행으로 전반적인 도서 수요 감소와 함께 대형서점의 성장 및 온라인 시장 확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지역의 중소형 서점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22년 지역서점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북도 내 서점은 160개로 서울(492), 경기(438
포항문화재단에서 문화매거진 6호를 발간했다. 문화매거진 는 포항의 문화적 일상과 공간, 인물, 이슈 등을 취재 및 인터뷰로 구성해 매년 두차례 발간하는 매거진이다. 이번 6호는 ‘Culture+Safety’(문화+안전)을 주제로 문화도시 포항의 핵심 사업인 ‘문화안전망’에 대해 다루고 있다. ‘문화안전망’은 사회재난과 같은 특수환경에서도 시민 누구나 문화적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 문화기본권 확대를 위한 장치이다. 그동안 진행해온 문화안전망 사업의 정책적 담론과 사업 소개, 참여자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또한 지금도 도시
포항의 작은 그림책 출판사 ‘학교앞거북이’가 신간 그림책 ‘다행이야’를 출간했다. 이번 그림책은 유기견에 관한 이야기로 지역에서 미술강사로 일하며 유기견 보호에 힘쓰고 있는 강미야 작가의 첫 번째 그림책이다. ‘다행이야’는 유기견의 엉뚱한 상상과 꼬마 주인인 소미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이야기다. 실제로 강 작가는 유기견 보호 활동에 동참하며, 여러 유기견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 그림책 주인공 꼬미도 현재 강 작가가 입양해 키우고 있는 유기견 강아지 꼬미가 실제 모델이다. 유기견 보호소 관계자들과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
모든 이야기의 뼈대가 되는 이야기, 동화.‘이야기의 제왕’ 스티븐 킹이 처음으로 그만의 동화를 선보이다! 스티븐 킹의 장편소설 『페어리테일』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됐다. 유산으로 마법의 우물을 상속받게 된 평범한 고등학생 ‘찰리 리드’가 반려견, ‘레이더’를 살리기 위해 우물 속 동화의 세계로 뛰어들며 겪는 모험담을 그린 소설로,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다. 제목에 걸맞게 「럼펠스틸스킨」, 「잭과 콩나무」, 「오즈의 마법사」, 「아기돼지 3형제」 등 다양한 동화들을 오마주하면서도 스티븐 킹 특유의 재해석을 선보여
‘고독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은밀한 워크숍’을 다룬 장편소설 『고독사 워크숍』으로 화제를 모은 소설가 박지영의 첫 번째 소설집 『이달의 이웃비』가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2010년 등단작 「청소기로 지구를 구하는 법」부터 2023년 현대문학상 수상작인 「쿠쿠, 나의 반려 밥솥에게」까지 8편의 소설이 실렸다. 10여 년을 가로지르는 소설들은 모두 수많은 연결로 어지러운 세상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고독한 사람들이 맺는 관계를 들여다본다. 『고독사 워크숍』이 “고독사 워크숍을 시작하시겠습니까?”라는 초대장에서 시작했다면, 『이달의 이웃비』를
세계적인 심장 석학인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석좌 교수가 시간 속을 유영하며 카메라로 담은 25년, 300만 마일의 내밀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의사이자 늦둥이 딸을 둔 아버지, 때로는 그 모든 수식을 내려놓은 사람 박승정 교수의 첫 포토 에세이. 잦은 출장길과 틈틈이 오른 가족과의 여행길을 죽 이으면 300만 마일의 비행 거리로 환산된다. 세계 곳곳에서 그가 카메라로 기록한 25년이 무수한 사진으로 남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999년부터 2023년에 이르는 저자의 내밀한 시간을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저항 없는 웃음이 터져 나오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이름이 낯선 사람도 그의 음악은 분명 어디에선가 들어보았을 것이다.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그 선율 덕분에 (위대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자신의 책 《사색과 기억》에서 선율이야말로 하늘의 선물이요 천재의 소산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의 작품들은 클래식 음악 가운데 유달리 대중음악과 영화에 자주 사용되어 널리 사랑받았다. 〈피아노 협주곡 2번〉의 2악장을 기반으로 삼은 에릭 카먼의 ‘올 바이 마이 셀프’(1975)는 빌보드 싱글 차트 2위에까지 올랐고 이후 셀린 디옹 등 숱한 가수들이 다시 불렀다(‘개그 콘서트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이 ‘그곳, 寺 마음과 마음 사이를 거닐다’(선) 책을 발간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는 어떠한 것일까? 인간의 역사를 보면, 많은 문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이 세상에 인간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행복하게 살다가 편안하게 죽는 것’이다.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이를 실현할 수 있을까? 모든 지식과 학문은 이 문제를 놓고 전개되어 온 것이며, 그 옛날 종교도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제시하여 동서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종교에 희망을 걸고 살아왔다. 그러나
손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성형외과 교수가 상처치료에서 흉터예방까지 모든 것을 담은 책 ‘한 손에 잡히는 모든 상처’를 최근 펴냈다. 부제목은 ‘의료인을 위한 상처리료 가이드’로 달았다.일상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경험하는 이들을 위한 책인데, 상처치유의 기본적인 지식과 상처 처치, 치료 순서 등에 대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담았다. 특히, 상처치유의 큰 흐름을 따라 이어지도록 상처치료의 기본, 급성상처, 만성상처, 흉터관리 등 4개의 큰 틀로 나눠서 상처의 종류와 치료 방법을 자세하게 정리했다. QR코드를 통해 11가
온 국민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화제의 웹툰 ‘루나의 전세역전’이 임대차 관련법 전문 변호사의 꼼꼼한 검수를 거쳐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평소 ‘루나파크’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선보인 일상 공감툰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홍인혜가 7년 만에 선보이는 만화 에세이라는 점에서 더욱 반갑다. 이 책은 전세로 살던 집이 갑자기 압류되어 경매가 개시되고 집주인의 세금 체납으로 인한 공매에 이르기까지 환난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3년간의 ‘전세 사기 극복 기록’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되는 전세 사기 관련 뉴스들.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
국립중앙박물관이 2020년부터 3년에 걸쳐 국어 전문기관인 국어문화원연합회와 협력해‘전시 용어 개선 사업’을 진행해 그 결과를 종합해‘박물관의 글쓰기-전시의 처음부터 끝까지 필요한 글쓰기에 관하여’를 발간했다. 이 책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공동기획하고 이케이북이 출판을 맡았다. 박물관의 업무를 체계화해 대중에게 널리 소개하고자 기획한 ‘박물관의 일’시리즈의 첫 번째 결과물이기도 하다. ‘전시 용어 개선 사업’은 전문용어나 한자어가 많은 어려운 전시 용어를 쉽고 바르게 쓰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큐레이터가 작성한
‘내가 만난 사막여우’가 출간됐다. ‘꽃 피는 그리움’에 이어 강현국 시인의 두 번째 디카시집이다. ‘우거진 생각’, ‘사랑의 서사’, ‘오래된 서적’, ‘김성수의 꼭두’ 등 4부로 나눠 총 108편의 작품을 실었다. 영상언어와 문자언의 콜라보로 창작되는 디카시(dica poetry)는 5행 안팎의 짧은 시행, 영상언어의 시각효과, 소비자가 생산자가 될 수 있는 문학소통의 양방향성, SNS를 통한 유통의 편리함 등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스마트폰이 몸의 일부가 된 포노사피엔스 시대의 생활환경에 부응하는 디카시는 문학의
지난 2004년 전 3권으로 출간돼 주목을 받았던 이대환 작가(65세)의 장편소설 ‘붉은 고래’가 20년 만에 다시 독자들과 만나게 된다. 문학전문 인터넷 매체 ‘문학뉴스’가 새로 마련한 ‘다시 읽는 문제작’에서 ‘붉은 고래’를 5일부터 매주 화요일, 금요일 주 2회 연재하기 때문이다.작가는 현재 절판 상태로 놓아둔 ‘붉은 고래’를 연재가 끝나는 2025년 여름쯤에 ‘굵직한 단권’으로 복간할 계획이며 이번 기회에 군데군데 손질할 생각도 하고 있다.장편소설 ‘붉은 고래’의 주요 인물은 포항 출신의 허씨 삼형제이다. 맏이는 재일 조총련
2016년 한국경제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 이서하의 두 번째 시집 ‘조금 진전 있음’이 민음의 시 315번으로 출간됐다. 첫 번째 시집 ‘진짜 같은 마음’에서 무심히 걷던 속도를 늦추고 멈춰 서서 세상의 구석구석을 살핀 뒤 ‘진짜’와 ‘진짜 같은 것’의 차이를 묻던 시인은, 두 번째 시집 ‘조금 진전 있음’에서 멈췄던 발걸음을 새로이 떼고, 옮기며, 나아간다. 시집 ‘조금 진전 있음’은 시인이 내딛는 그 조심스럽고도 거침없는 보폭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처음 시집을 열어 차례를 펼치면 우리는 시인이 수집
“너 페미야?” 네 음절이 상징하듯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그 자체로 낙인이 됐다. 미투 운동 이후 페미니즘은 성차별적인 사회 구조를 변화시킬 이론이자 운동으로 부상했지만 곧 거대한 백래시가 이어졌다. 페미니즘에 대한 무분별한 혐오와 더불어 진짜 페미니즘과 가짜 페미니즘, 진짜 여성과 가짜 여성, 페미니즘을 말할 수 있는 이와 말해서는 안 되는 이를 구분하는 배타주의가 떠올랐다. ‘민음의 비평’ 시리즈로 출간된 문학평론가 심진경의 네 번째 비평집 ‘더러운 페미니즘’은 이처럼 페미니즘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분노와 혐오의 말들에서 시
연극평론가 김건표 교수(대경대 연극영화과)가 ‘동시대 연극읽기’, ‘장면텍스트’에 이어 국내 대표적인 연극연출가, 행정가, 평론가, 극작가, 연극배우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집 김건표가 만난 대한민국 연극인 50人 ‘한국연극의 승부사들’(판형 칼라)을 도서출판 연극과 인간을 통해 800페이지 분량으로 출간 했다. 이번 인터뷰집은 세 번째 인터뷰집의 기록이기도 하다. 2000년대 부터 인터뷰어로도 활동해온 김교수는 배우, 코미디언, 방송인과 가수 등 연예계를 대표할 만한 방송인 150여 명을 인터뷰 하면서 ‘김건표의 스타토크’를 진행해
대구 남구 앞산카페거리에 위치한 시집 전문 독립서점 ‘산아래 詩’(대구시 남구 현충로7길 6)가 ‘산아래서 詩 누리기’라는 미니북토크 행사를 다음달 1일 오후 5시에 개최한다. ‘산아래서 詩 누리기’는 최근 신작시집을 펴낸 지역 시인을 초청해 그의 작품세계를 듣고 독자와 소통하는 자리로 매달 열리고 있다. 지난달 열네 번째 시집 ‘기억의 미래’를 펴낸 이하석 시인을 초청해 첫 행사를 마련한데 이어 이날 두 번째 행사로 최근 시집 ‘황금 꽃술’을 펴낸 전수분 시인과 ‘동해 푸너리’를 펴낸 방종헌 시인을 초청한다. 전수분의 ‘황금 꽃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