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각종 브로커들이 부쩍 설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법원이나 검찰청 주변에서는 각종 사건해결을 미끼로 금품을 갈취하는 속칭‘법조브로커’가 날뛰고 있고, 세무서 주변에서는 탈세나 세금 감면 등을 핑계로 소개비를 사취(詐取)하는 탈세전문 브로커까지 날뛰고 있다는 것이다. 드러나지 않는 것까지 감안하면 훨씬 더 많겠지만 올들어서 이미 17명이나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들 브로커로 인한 해악이 우리 사회를 얼마나 심각하게 멍들게 하고 있는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지난달 9일에는 브로커 서 모씨...
1980년 9월 신군부는 사회보호법이란 것을 제정했고, 보호감호제도를 시행했다. 그러나 이것은 ‘2중처벌’논란을 일으켰고, 헌법상 ‘2중처벌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위헌론에 부딪혔다. 1989년 대법원은 ‘처벌’이 아닌 ‘보호감호’이며, 사회복귀를 위한 준비과정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 제도를 합헌판결했던 것이다. 문제는 이 보호감호제가 과연 그 목적과 취지를 제대로 실현했는가에 있다. 결론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재소자들이 10여일간 단식투쟁을 하며 제도를 개선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나, 인권단체들이 사회보호법을 ...
참여정부가 탄생하면서 과정의 우여곡절만큼 국민들의 기대 또한 크고 남달랐다. 우선 대통령을 위시한 주변 참모진이 젊어졌고, 진보적 성향의 인재들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때문에 국민들은 그간 보수적·권위적 행태에서 탈피해 젊고 활력이 넘치는 정치를 진심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하더라도 새 정부가 출범한 100일 동안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은 새 정부에 대해 가졌던 국민의 기대감을 급랭시키고 있다. 대통령의 방미전후의 언행, 잦은 대국민 담론, 적절치 못한 표현, 불필요한 해명 등을 위시하여 교육...
서울의 춘추관, 경기도 강화의 마니산, 평북 영변의 묘향산, 강원도 평창군의 오대산 사고와 더불어 조선 후기 5대 사고중의 하나였던 태백산사고(太白山史庫)는 봉화군 춘양면 석현리 각화산의 높은 봉우리 양언덕 사이에 위치 해 있다. 왕조실록 보관 후로 봉안(奉安)15회, 이안(移安) 및 환안(還安)3회, 고출(考出)4회, 개수(改修)4회, 포쇄 64회 등 개고(開庫)횟수가 총 90회를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97년 10월 유네스코로부터 세계기록유산에 등록되기도 하는 등 역사적 가치와 기록의 소중함, 사료의 중요성을 일...
현충일을 보내면서 씁쓸한 느낌이 들어서 이렇게 글을 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숭고한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이 날이 제정 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그냥 일반 휴일처럼 하루를 보내는 것을 볼 수 있다. 태극기를 게양하는 가정도 많이 줄었고 아이들은 어른들의 손을 잡고 야외로 나가 노는 날 정도로 알고 있다. 학생들은 여느 휴일이나 다름없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집에서 노는 날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현충일은 다른 공휴일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 날이다. 최소한 학교에 학생들을 등교시켜 추도식을 갖고 경건...
시내 복잡한 도로를 가다보면 인도 위로 반쯤 걸쳐 주차돼 있는 차를 많이 보는데 볼 때마다 짜증이 난다.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공간 끄트머리를 조금만 차지하고 있는 차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다. 주차비 조금 아끼려고 인도를 절반 이상 차지하고 사람들이 걸어다니기에도 불편할 정도로 주차한 차량은 얄밉기 그지없다. 행정당국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민원을 제기하면 오히려 떨떠름한 말투로 늘 하는 답변이란 것이 인력부족이라는 핑계다. 매일 우리 아이들은 차와 더불어 인도를 걷는다. 그 아이들이 걷는 길은 차가 차지한 폭만...
프랑스 작가 카뭐가 1942년에 발표한 처녀작 ‘이방인’은 그의 출세작이다. 알제리의 하급 월급장이 ‘뫼르소’는 어머니가 양로원에서 죽었는데도 얼굴에 전혀 슬픈 표정이 없고, 평소에 하던 짓을 그대로 다 한다. 장례후 며칠 지난날 해변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던 중 패싸움이 벌어진다. 그는 권총으로 한 아랍인을 쏘아죽인다. 재판정에 선 그는 “태양이 너무 눈부셔서 총을 쏘았다” 하고,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도 않으며, 자기가 처형되는 날 보다 많은 관중들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 뫼르소에 대해 ‘이해타산 따지지 않고, 계산...
경북 경산시에 있는 경산여고가 온통 ‘소음 구덩이’에 빠져 있다는 소식이다. 이 학교는 예전부터 주변에 경부선철도가 놓여 있어 소음피해가 적지 않았는데 지난해에는 설상가상으로 학교 뒷편에 대구와 경산을 잇는 월드컵로가 신설되는 바람에 소음량이 급격히 증가했고, 게다가 인근 서부·백천지역에는 대규모택지가 조성되고 있어 공사장 대형차량들까지 빈번히 통행하다보니 소음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할 지경이라는 것이다. 기차나 일반 차량소음으로 인해 창문도 마음대로 열수 없다고 한다. 특히 고3수험생들의 교실은 도로와 바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법과 정책을 별로 두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정책이든 법률이든 용두사미가 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기 때문에 정책의 무게가 상실되는 일이 예사로 보여지기도 한다. 생활환경을 개선할 목적으로 시행됐던 일회용품 금지법도 지금 유야무야되는 것같다. 식당의 나무수저는 많이 사라졌으나 일회용컵은 여전히 그대로이고, 면도기 등도 전과 같으며, 비닐봉지 유료화는 이미 잊혀진지 오래다. 가게에서는 예전 그대로 공짜로 비닐봉지를 주고 있으며, 가정에서도 이를 모아 가게에 되돌려주는 경우가 극히 드문 것도 사실이다. ...
농업은 흔히들 생명산업, 우리의 뿌리는 농업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어느새 먹고 살아가는 것이 풍족해진 때문일까? 그 중요성을 잃어 가고 있어 안타깝다. 이상 기후도 자연환경과 함께 하는 농업을 소홀히 한 자연파괴가 주요 원인이 되고 있고 우리의 먹거리를 외국에 의존해야만 되는 형편이 되게 한 것도 경제논리에 의한 정책의 추진 결과이다. 세계 어느 선진국도 자국의 농업을 소홀히 하는 국가는 없다. 어느 분야로 보아도 최강국인 미국은 농업을 소중히 하는 정책을 추진한 결과 인류의 생명줄을 잡고 큰 소리를 하고 있다. 우리...
지난 일요일 지방 공무원 시험 감독관으로 차출되어 구미시에 있는 학교 고사장에 다녀왔다.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시행한 시험이고 구조조정 여파로 몇 년간 신규채용을 안한 탓도 있겠지만 지방직 9급 공무원 시험에도 경쟁률이 평균 50:1이 넘는 것은 예사이고 특정 인기 직종은 무려 100:1이 넘는다. 5년전 ‘국민의 정부’ 출범 때 외환위기를 겪고 수 차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공직 내부의 거품과 군살을 많이 걷어앴다. 또 부읍면장, 동사무장제 폐지와 ‘계’를 ‘팀’으로 전환하면서 팻말은 담당 또는 계장으로 종전 호칭을 그...
산을 찾는 사람들은 대체로 세가지 부류로 나뉜다고 한다. 첫째는 산의 품에 안겨 자신의 몸과 마음의 균형과 조화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로 진정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둘째는 단순히 체력증진만을 위해 열심히 산에 오르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비가 오면 아예 우산을 들고라도 올라야 직성이 풀린다는 부류들이다. 셋째는 산을 하나의 놀이터로 생각하고 찾는 사람들. 요즘 전국 각지의 이름있는 산들이 오염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바로 이처럼 산을 놀이터로 착각하고 찾는 사람들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등산객이 늘어나 산불이 자...
버스터미널이나 일부 목욕탕 등 공공 장소에서 ‘금연’이라는 간판이 버젓이 붙어 있는데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어 씁쓰레함을 금할 수 없다. 얼마전 정부에서는 금연 구역을 확대 시행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지난 4월 1일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이번 달 30일까지 계도기간으로 설정돼 있는데 후속 조치가 따르지 않고 있다. 계도기간이 끝나가지만 오히려 이전보다 더 심하게 흡연자들이 공공장소 여기저기서 쓰레기통을 에워싸고 담배를 피우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인터넷방(PC방)의 경우 전혀 계도...
당태종은 뇌물악습을 뿌리뽑기 위한 묘책을 생각해냈다. 바로 ‘함정뇌물’이었다. 비밀리에 사람을 시켜 관리들에게 뇌물을 전하도록 했다. 한 고위관리가 평소처럼 그 떡값을 넙죽 받았다가 ‘함정’에 빠져 처벌을 받게됐다. 그때 상서(尙書)로 있는 배구란 신하가 간했다. “뇌물수수는 엄히 다스려야 할 불법이지만 함정을 만들어 관리들을 잡아들이는 것은 범죄자만 양산할뿐 발본색원의 효과를 거둘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인심도 잃게됩니다. 고의로 올가미를 만드는 것은 ‘덕으로 백성과 신하를 이끌고 예로서 백성을 다스려야하는’위정자의 통치정...
최근 대구지역 다가구 주택들의 불법 증·개축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존 건축물의 구조를 불법으로 변경하거나 증축하는 불법건축행위는 주로 대학가 주변의 원룸 등 다가구 주택들이 자행하고 있었지만 비단 이들 뿐만은 아니며, 전반적인 현상인 게 사실이다. 주된 목적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주거공간을 확장해 입주 세대수를 늘리자는 것이다. 대구 달서구 파산동의 한 원룸 주택은 건축허가 당시에는 1층이 주차장이었는데 준공검사 직후 원룸으로 개조해버렸고 2, 3층도 불법으로 분할해 방을 만들었다. 동인3가동의 한 다가구주택도 ...
“신문 없는 정부보다는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유명한 말은 정부의 공개행정과 신문의 비판기능이 민주주의의 핵심임을 설파한 말이다. 행정이 공개되지 않으면 밀실행정이 난무하게되고, 밀실행정이 난무하면 그 행정은 반드시 부패하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신문은 행정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가진다. 비판받지 않고 언론의 감시를 피하려는 행정은 반드시 부패하고, 官吏의 전횡이 나타나게되며, 납세자들의 알권리 또한 훼손될 수밖에 없다. 행정이 밀실로 들어가고, 비판을 받지 않겠다고 한다면 이것은 민주주의를 포...
옛날 요동 땅에 돼지를 기르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가 기르는 검은 돼지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새끼 돼지의 머리가 흰색이었습니다. 그는 대단히 상서로운 징조라 여기고 이 흰색 돼지를 천자에게 바치면 큰 벼슬을 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습니다. 그는 새끼 돼지를 소중히 안고 길을 떠났습니다. 어느 곳에 이르러 강을 건너기 위해 배를 타게 되었습니다. 배에서도 그는 새끼 돼지를 품에 끌어안고 있었습니다. 같은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이를 기이하게 여겨 사정을 물었습니다. 그는 이 귀한 돼지를 천자에게 바치고자 ...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 우리 사회는 90년대이후 민주화와 햇볕정책이 추진되면서 국방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 가고 있다. 지난달말 전국적으로 실시된 2003 화랑훈련은 국가안보의식의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내 보였다. 포항지역의 경우 시청상황실에 통합방위본부를 설치하고 포특사에도 상황실이 마련돼 있었으나 지난달 29일 열린 훈련강평회에는 시장은 물론 지역기관단체장들이 한명도 참석치 않았다. 여기에다 훈련기간중 시청과 경찰서, 소방서 등 통합방위기관들에서 실무 공무원들만 파견, 방위정책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등 훈련성과...
지난 3일 청소년 수련관에서 청소년범죄에 관한 세미나가 있어 방청을 했다. 그런데 청소년 범죄의 유형과 원인 중 어릴 때 부터의 낭비가 범죄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를 듣고 많은 공감을 했다. 절제된 생활, 규모 있는 씀씀이는 청소년 때부터 몸에 익혀야한다. 그런데 요즘 도시 청소년들의 행태는 바람직한 경제생활 연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초등학생들이 연필, 필통 등 학용품까지 비싼 수입품을 쓰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 중, 고등학교에 올라간 후 가방, 운동화를 살 때 외국 유명 브...
기업이 제작, 유통한 제조물에 대해 안전을 보장하고 결함으로 인한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는 제조물 책임법이 2002년 7월 시행된 후 1년이 돼가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많은 소비자들의 무관심속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시행 초기에는 각 기업체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소비자들의 소송, 제기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야기될 줄 알았으나 소송과 신고가 거의없어 의외라는 평가다. 음식물이나 홈쇼핑물은 제조단계나 유통단계에서 결함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쉽게 배상받을 수 있도록 돼 있는데 홍보부족 등으로 크게 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