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農村, farm village)은 농업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사회(地域社會)로 2·3차 산업 종사자가 밀집한 도시에 반대되는 말이다. 벼농사 중심의 농업을 영위하는 농민을 천하의 근본이라고 했고 우리 민족의 생명을 두 어깨에 떠 받쳐나가는 농군(農軍)이라고 했다. 그러나 농촌사회는 ‘8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된 개방농정’과 함께 ‘90년대 UR협상 결과로 전면적인 농산물 시장개방’의 시기를 맞이했다. 그리고 한국과 칠레 간의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를 시작으로...
지난달 25일 국가지정 중요 무형문화재 제13호인 강릉 단오제가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인류 구전 및 무형 유산 걸작’에 선정되었다. 유네스코의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선포제도는 무형유산이 인류 역사에서 차지하는 가치와 보존의 필요성을 인정해 2001년 도입했다. 국내에서 유네스코의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등록된 것은 종묘제례악과 판소리에 이어 강릉단오제가 세 번째다. 강릉단오제는 고대 부족국가인 동예(東濊)의 제천의식과 농경의례에서 비롯되어 천년의 전통을 이어온 민속축제다. 매년 음력 5월 5일 단옷날을 전...
건강과 관련된 잘못된 지식 중에 ‘알칼리성 음식이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라는 것이 있다. 반면에 산성 식품은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필자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를 잘 모른다. 인체 생리학적으로 우리 몸의 산도(pH)는 정확히 7.4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또 유지되어야만 한다. 산도 7이 완전한 중성이므로 7.4는 약한 알칼리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의학적으로는 우리 몸의 산도가 10%만 변해도 곧 생명을 잃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 몸에 산성이나 알칼리성 음식이 들어와서 소화분해 ...
아직껏 검은 대륙 아프리카엔 가보지 못했다. 지나간 30여년동안 무역관련 업무에 종사해 오면서 세계 방방곡곡을 찾아 다녔으나, 기피할 의도는 전혀 없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미개의 땅덩어리여서인지, 혹은 검은 피부색깔의 인종들이 살고있는 곳이어서인지, 검다는 수식어가 아프리카에 붙어 다닌다. 검은 땅의 이미지는 도깨비가 출몰할 것도 같은 으스스한 무서움증도 일으킨다. 1970-1990년대에 걸쳐 아프리카의 오지 이곳저곳에 흩어져 외롭게 수출역군으로서 분투했던 지인들로부터의 편지 구절들이 간간 회상될 때가 있다. 지금은 조제프...
5·16혁명 후 집권세력은 국가의 명운을 걸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했으나 1963년 말 국가경제는 외환부족으로 파산국면이었다. 그에 따라 국가경영 전략의 기본을 수출제일주의로 정하고 마치 수출을 신앙처럼 믿고 밀어붙였다. 수출은 마치 군사작전과 흡사했고 정책의 시행에 있어 국민들의 관심과 수출업계의 사기는 중요했다. 그래서 ‘수출의 날’을 제정하기로 했다. 당시 정부관계자들은 궁리 끝에 수출의 획기적 전환점이 될 1억 달러를 돌파하는 날로 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1964년 말을 꼭 1개월 앞둔 ...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방폐장) 및 관련 국책사업들의 건설 일정이 속속 윤곽을 들어내고 있으며 관련 당국에서도 건설추진준비단을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방폐장 사업의 본질을 흐리는 논의들이 잠행하고 있다. “방폐장 사업으로 이익을 볼 사람과 지역은 따로 있다,” “내 땅은 수용당하고 주위의 땅값만 오를 것이다,” “어느 지역은 이런 저런 이유로 이런 시설은 갈 수 없어,” “나를 빼놓고 자기들끼리만 속닥거린다” 등등이다. 방폐장 유치단계에 경주시민들이 보여준 전폭적 합의가 건설단계에서 분열과 왜곡으로 얼룩...
고학력자 청년실업이 급증하면서 바야흐로 한국사회는 학력과잉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특히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청년 취업자의 30%는 학력과잉이라고 했다. 보다 정확한 의미에서 보면 학력과잉은 직업이 요구하는 학력수준과 여기에 취업한 사람의 학력을 비교해서 직업수준보다 높은 학력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이다. 전문기술직종인, 소위 PT직업에 취업하는 고학력자의 경우도 문제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비전문기술직종에 고학력자들이 취업하여 발생되는 학력과잉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것을 취업자의 학력수준에서 보면 혁력과잉...
주거 공간은 인간 생활의 터전이면서 사회생활을 이루어 나가는 사회적 공간이기도 하다. 주거환경은 사람의 건강과 안정과 행복을 위한 최소한이면서 필수적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의 주된 주거공간인 아파트는 과연 우리에게 건강과 안정과 행복을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일까? 아파트는 좁은 공간에 많은 주거를 제공해 주고 편의롭게 생활할 수 있으며, 치안도 우수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대도시 등에서 필요한 만큼 제공되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아파트도 장기적인 플랜 하에 적정량을 합...
두어 주 전 충주지역 학생 1,700여명이 연명으로 진정서를 제출하는 초유의 사건이 있었다. 지난 10월 한 학생이 학원폭력을 견디다 못해 투신자살한 일이 있었는데,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가 미흡하므로 엄중하게 다시 수사해 달라는 요청이 그 내용이었다. 학원폭력의 근절을 위해 학교와 경찰이 여러 해 동안 그토록 애써오고 있지만, 오히려 증가 추세라 하니 답답하고 안타깝다. 우리지역의 청소년 관련 상황도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지역 내 청소년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듯 하여 몇 가...
이른바 ‘검은 11월’로 불리며 프랑스의 치부를 드러낸 최근 3주간의 프랑스 소요사태가 가까스로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달 27일 파리 외곽지역의 이민자 빈민가정 청소년들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 도망 중 감전사로 촉발된 이번 소요사태는 이민자 2,3세의 사회통합문제, 실업, 빈부격차, 주택문제, 청소년 범죄 등 프랑스 사회가 안고있던 내부 모순이 한꺼번에 폭발한 사태이다. 이로 인해 프랑스의 대외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으며 정부로 하여금 관련 정책들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겨줬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
능선위로 올라온 시월의 보름달이 골짜기를 향해 슬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일천 오백 년 전쯤 부터 산자락에 돌집을 지어살고 있는 그분은 수줍은 듯 반가운 듯, 가슴 가득 달을 품는다. 달빛과 어우러진 미소에 눈보다 마음이 먼저 부신다. 누구였을까? 영원한 모습 모셔놓은 사람은, 아마도 죽도록 사랑하는 이였으리라. 혼을 다 받쳐 섬기고 싶었던 공경하는 분이었을 수도 있겠다. 지상의 온갖 속박에서 벗어난 불생불멸의 모습이다. 돌 속에 피어오르는 영혼의 향기 더욱 그윽하다. 혼이 없다면 바라보는 이에게 이토록 감동을 줄 수 ...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은 아마 국가를 멸망의 위기에서 건져낸 이순신 장군과 한글을 창제하고 덕과 합리성으로 국민을 다스린 세종대왕이 아닐까 한다. 근 현대를 아우르는 설문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의 이름이 함께 하곤 한다. 이 세 사람을 같은 틀에서 볼 수 없음은 첫째로 주어진 시대적 환경이 너무나 다르고 또 자신들의 기반 환경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공통점으로는 주저 없이 그 시대에 국민들이 원하는 그네들의 소명을 다 한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세종대왕은 조선왕조 초기의 국방을 포함한 안정적인 정치...
이 지구상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넓은 아시아 태평양 연안지역의 경제번영과 평화를 달성해 나가기 위한 부산 APEC(亞太 경제협력체) 총회가 폐막됐다. 21개 회원국으로부터 정상을 포함한 1만 여명의 관민 대표단들이 참가한 이번 부산 APEC 총회 역시 각종 선언만 난무했을 뿐 실속 있는 협약 한 가지 체결된 것이 없다. 미 일 중 러 4대국의 정치 선전장이었다면 지나친 말이 될까. APEC은 애초부터 지역협력체로서의 구속력이 없는 국가간 사교클럽 같은 것이었다. 1989년 호주 캔바라에서 이 지역 12개국 각료들이...
지난 40여년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25년이 늘어나 곧 80세에 이른다. 하지만 직장에 다닐 수 있는 나이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고, 현재 55세 이상 인구의 60%가 무직상태다. 일자리가 없는 상태에서 자식들의 봉양도 받지 못한 채 하루하루 연명해야 하는 삶의 조건이 노인들을 자살로 몰아가고 있다. 노인들의 현실이 이러한데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한 우리들의 대응은 느리기만 하다. 노후 소득보장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국민연금의 경우는 어떤가. 집단적, 세대적인 차원을 넘어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심각하게 고민...
세상을 온통 시끄럽게 했던 X파일의 ‘몸통’이 들어나나 보다. 김대중 정권하에 국정원장이었던 임동원씨와 신건씨가 구속되었다. 불법도청을 부인하며 온갖 조화(?)를 부렸지만 만사는 사필귀정이다. 현직 대통령을 빼고는 다 엿들었고 국내 유력인사 1800명을 상시 도청했다는 보도다. 모든 휴대전화가 감청되었으며 그 대부분이 국가안보와는 무관한 일반국민들의 통화내용이었다. 유력인사는 별도 대장을 만들어 관리하고 모니터에 빨간 불이 켜지도록 표적도청을 실시했다.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도 DJ정권의 도청대상자였다 한다. 국가기...
“방폐장 반대단체 군산 떠나라”는 기사가 중앙 일간지에 실렸다. 유치에 몰두했던 찬성단체들 중 일부 극성파들이긴 하지만 50여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유치를 반대 했던 GM대우차 노조며 민노총이며 전교조를 규탄하는 시위를 펼치고 일부 음식점에서는 대우회사직원들을 손님으로 받아주지 않는다는 등등의 살벌한 얘기였다. 건장한 사내가 누비라를 향해 큼지막한 돌덩이를 내려치는 보도사진을 보면서 선민들은 두려움과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3-4위로 탈락한 지역은 그렇지 않아서 다행스럽다만, 어찌 이 좁은 땅덩이 속에 아직도 지역감정이나...
교육문제로 우리 만큼 시끄러운 곳이 또 있을까 싶다. 교육은 과연 무엇이며, 왜 필요한 것인가?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일 것이다. 옛 성인은 ‘곳간이 차야 예의를 안다’고 말씀 하였다. 굶주려서는 체면 차리며 살 수 없다는 뜻을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야 알게 되었다. ‘사흘 굶어 도둑질 아니 할 놈 없다’는 우리의 속담도 그 뜻일 것이다. 밥이 해결되어야 한다. 그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3백만 가까운 사람들이 굶어 죽었다는 북한의 경우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천재지변과 사회적 모순 탓으로 그것은 개인 혼자의 힘...
만산에 홍엽이 깃들이는 가을이 무르익는 때이다. 이제 조금 지나면 잎들은 다시 말라서 대지에 떨어질 것이고 차가운 북풍이 우리 사이에 할 것이다. 이맘 때 쯤 이면 스산한 바람을 느껴서 인지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 보곤 한다. 또 한해가 가는 듯한 아쉬움, 다가올 추운 날에 대한 대비, 그리고 또 다가올 봄에 대한 기대가 함께하는 계절이다. 이 계절에 요즈음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을 해 본다. 문화, 경제적인 면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주위의 교수와 의료계 사람들을 만나도 ...
우리나라의 평균수명 연장이 세계 최고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보다 길고 유럽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통계청과 유엔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2005~2010년 78.2세로 (20년 전인 1985~1990년 69.8세보다 8.4세 늘어날 것으로 추산) 분석됐다. 일본이 같은 기간 82.8세로 (20년 동안 평균수명이 4.5세 늘어날 것으로 추산) 평균수명이 가장 높은 나라로 나타나긴 했지만 미국의 77.9세보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이 길다. 미국은 2000~2005년의 평균수명이 77.3세로 우리나...
“나 동자승 같지.” 환하게 웃는 얼굴을 바라보면서도 가슴 한구석이 시리다. 긴 머리를 유난히 잘 가꾸던 친구의 민머리가 낯설다. 한 번도 쉬어본 적 없이 열심히 일한 친구가 유방암 선고를 받았다. 어렵게 수술을 받고 6개월의 항암치료를 거쳐, 지금 방사선 치료중이다. 수술을 하고 병실에서의 첫 결심이 멋진 환자가 되는 것이었단다. 암병동에서 무거운 표정의 환자와 가족들을 보며,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보기 좋게 이겨내겠노라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단다.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부분절개를 하느냐 완전절개를 하느냐, 선택을 받았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