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해 11월26일 저녁 서울 충무로 세종호텔 연회장. 마침 이곳에서는 포항출신 5급이상 공무원들의 모임인 '영포회'가 주관한 신년교례회가 열렸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병석· 강석호 국회의원, 박승호 포항시장 등 포항 출신 지도급 인사 100여명이 모였다. 이명박정부 출범후 처음으로 이 대통령 고향인 포항출신 고위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대통령을 배출한 고향인 포항은 물론 자신도 포항 출신 지도급 인사라는 것을 모처럼 자랑스럽게 느꼈을 것이다. 이런 관계로 행사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
"포수가 사냥을 하면서 노루의 뒤를 쫓다 보면 노루엉덩이 한 부분만 보입니다. 노루엉덩이에만 눈이 팔려 아름다운 자연을 다 놓치고 지나가는 것 처럼 말입니다." 지난 19일 새로 부임한 박한철 대구지검 검사장은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면서 "취임사를 할 때는 좀 뭐한 것 같아서 '엉덩이' 부분을 뺐다"면서 검찰인이 가져야 할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해 비유적인 표현을 했다. "노루엉덩이를 보며 뒤쫓다 노루라도 잡으면 그나마 괜찮습니다만, 뒤만 쫓다 보면 얻는 것이 아무 것도 없고 느껴지는 바도 없습니다. 더구나 놓치...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포스코 이사회와 투자자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한 '최고경영자 포럼'에서 포스코의 지난해(2008년) 경영 실적을 보고했다.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연결 재무제표 기준)은 41조 7천190억원, 영업이익은 7조1천900억원이었다. 해마다 사상 최대의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포스코는 지난해 또다시 사상 최대의 영업 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글로벌 경제위기를 무색케하는 동시에 포스코의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준 반가운 결과였다. 하지만 이같은 놀랄만한 실...
방폐물관리공단 경주 온 까닭은? 한수원 본사 유치에 이어 자산 규모 7조가 넘는 방폐물관리공단의 경주 이전으로 시민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다. 아직 방폐물관리공단 본사가 용인시에 있어 경주 정착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어서 시민들은 한수원 본사 꼴이 날까 속이 탄다. 한수원 본사만 해도 2006년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로 부지가 확정됐지만 벌써 골조가 올라가야 할 사옥터는 여태껏 황무지로 버려져 있다. 준공 일정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착공은 커녕 도심지 이전 문제가 불거져 또 한차례 진통을 겪게 됐다. 한...
지난 15일 포스코 이구택회장의 갑작스런 사임의사 표명은 철강도시 포항으로서는 하나의 큰 사건이었다. 발표 24시간전만해도 포스코 임원들조차 그같은 분위기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때문에 이 회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에 대해 궁금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기업인이나 철강도시 포항시민들의 경우 '무엇때문에' 물러나는지 자못 궁금해 할 수 밖에 없다. 그가 밝힌 사임 이유는 크게 두가지였다. 즉 '연임에 대한 곱지않은 주위 시선'과 '어려운 시기 새로운 리더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그는 이날 있은 이사회 및 기업설...
처음엔 눈과 귀를 의심하며 잘 못 들었기를 바랬다. 그러나 구체적이고도 정황증거가 분명한 듯 했다. 추경예산안 심사를 하던 대구시의원의 추궁과 질문은 계속됐다. 충격 그 자체였다. 지난해 12월19일 이었다. 일부 학교장들이 1천만원 학교 CCTV를 설치하면서 공사를 하는 통신 업체들로부터 100만원~200만원씩의 뒷거래를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구체적으로 학교 이니설도 거론됐다. 대구 남구에 있는 D초등학교와 서구의 S초등학교였다. 특히 이러한 검은 거래 의혹이 조직적이었지 않나 하는 의구심마저 지울 수 없다. ...
국립국어원이 언젠가 대표적인 일본 한자어인 '교례회(交禮會)'를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를 통해 우리말로 바꿔 쓰기로 하고 대신 사용할만한 말을 가린 적이 있다. '교례회'는 '어떤 단체, 조직이 특정한 날이나 일을 계기로 구성원들이 서로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덕담을 주고 받는 모임이나 행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한자 한 글자씩 풀어보면 '예를 서로 주고 받는 모임'을 뜻하는 말이다. 국립국어원은 수소문 끝에 '교례회'를 '어울모임'이라는 우리말로 다듬어 쓰기로 결정했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언중...
대일청구권자금 7천370만 달러에 일본 수출입은행 차관 5천만 달러를 들여 갈대밭 '어링불'에 제철소를 건립, 1972년 6월9일 오전7시 쇳물을 처음 생산해 낸지 37년만인 2009년 벽두 놀랄만한 사실이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그룹인 도요타가 포스코가 생산하는 철강재를 사용해 일본 국내용 자동차를 생산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도요타는 뿐만 아니라 북미 생산 공장에서도 포스코의 재품을 사용키로 했다는 것이다. 이미 도요타는 태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신흥국 시장용 제품에 포스코 강재를 사용해 왔지만 일본...
'엔화 가치 급등, 원화 가치 하락' 이란 외환시장의 환경을 타고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 모두가 아우성이지만 최근 서울의 명동과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인사동, 압구정동, 청담동 일대까지 일본인 관광객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100엔당 1천원 밑에서 맴돌던 원엔 환율이 최근 1천400원~1천500원까지 치솟아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5만 엔을 갖고 와서 환전을 하면 40만 원 정도 였던 것이 최근에는 ...
포항시가 올해 시(市)로 승격한 지 60주년이 되었다. 공자님은 사람 나이 60은 '하늘의 순리를 따르는 것'이라며 '이순(耳順)'이라 했다. 영일군 아래 면(面)으로 있던 포항은 1931년 읍(邑)으로, 6.25전쟁 한해 전인 1949년 8월15일 포항시로 승격하면서, 영일군에서 분리됐다. 그러나 영일군과 포항시는 전국적인 행정 조직 개편으로 1995년 1월1일 포항시와 통합, 지금에 이르게 됐다. 통합 당시 포항시 인구는 공식적으로 51만1천명이었다. 지금과 거의 같다. 한마디로 포항은 14년동안 인구 증가 없는 정체된 도...
지난 26일 구미와 포항에는 기분좋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다름아닌 지식경제부가 대통령에게 내년도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구미, 포항, 전북 익산,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등 전국 4곳을 부품소재전용단지로 지정했다고 보고했기 때문이다. 구미는 본지정을, 포항을 비롯한 나머지 3곳은 조건부지정이었다. 본지정은 공장부지가 이미 조성돼 당장 분양이 가능한 곳이며, 조건부는 내년 6월까지 공단조성 및 기업유치가 가능해야 한다. 때문에 포항은 내년 6월까지 입주기업을 확정지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건부지정이 취소될 수도있다. 때문에 포...
'친구야 보고 싶다' 동기회의 연락이 오고, 몇몇 송년회에서 술잔을 부딪고 이렇게 또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편집국에서 '대구경북 10대 뉴스'를 뽑아 정리하고 올해 이루었던 일과 내년에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는 작업을 하다보면 곳곳에서 거친 숨소리가 터져 나온다. 경제난이니 전대미문이니 하는 말들은 이제 들어도 그리 심각해 할 일도 아닌 흔한 얘기가 돼버렸고, 감산이나 장사가 되지 않아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는 볼멘소리에도 무덤덤해질 지경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각종 단체나 기업 등에서 사자성어나 한해를 ...
지난 18일 포스코가 창사(1968년)이래 처음으로 감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감산규모는 이달(12월) 20만t, 내년 1월 37만t 등 모두 57만t이다. 추가 감산 계획에 대해서는 "이번 감산으로 재고량을 최대한 줄인 뒤, 향후 철강수요 업체들의 수요 동향을 면밀히 검토해가며 추가 감산 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의 감산 배경은 한마디로 자동차와 전자 등 주요 수요업체들의 잇따른 가동 중단과 함께 철강가격 급락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철강도시 포항시민 입장에서 보...
"탁월한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가진 국내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大賞'을 진행합니다. 제조, 금융, 에너지, 공공행정 및 단체 등 각 분야별로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도 도전을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열어가고 있는 CEO를 선정해 시상할 계획입니다. 기업 및 단체 등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모 중앙일간지와 'ㅇㅇ기자클럽'이라는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했다는 이행사는 지난달 2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상식을 가졌다고 한다. 여기에서 대구시내 일부 구청장들이 거액의 시민 혈...
포항시가 내년초 테크노파크2단지 조성사업에 착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2천600만㎡에 달하는 산업단지 조성에 나섰지만 국제금융위기의 여파로 큰 난제를 만났다. 시가 각종 산업단지 계획을 수립할 당시만 해도 철강경기 호황으로 공장부지 부족에 따른 가수요까지 일어났지만 금융위기이후 불과 몇달만에 세계적인 경기악화로 투자여건이극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기관들이 신규대출제한과 대출자금 회수에 주력, 대부분의 기업들이 운영자금마저 압박을 받게 돼 신규투자계획은 아예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 돼 버렸다. ...
요즘 한나라당 내에서 '박근혜 역할론'을 놓고 설왕설래가 무성하다. 최근 정가에서는 월박(越朴·친 이명박계가 친 박근혜계로 넘어감)이니, 복박(復朴·이명박계로 넘어갔다가 박근혜계로 다시 돌아옴), 심지어 주이야박(晝李夜朴·낮엔 이명박, 밤엔 박근혜)이란 신조어가 횡행하고 있다. 모두 박 전 대표의 정치력 영향력에 기대를 건 표현이란 공통점이 있다. 계파 논란에 대해 정작 박 전 대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대선 이후 친이(親李), 친박(親朴) 구분이 갈수록 확연해지는 느낌이다. 당 일각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
글로벌 경제 한파가 벌써부터 지구촌에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이번 겨울(세계 경제 불황)이 얼마나 길고 혹독할 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단지 언론을 통해 사상 유례없는 한파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IMF를 겪은 우리국민들은 'IMF 한파보다 더 길고 혹독 할 것'이란 연이은 보도에 이미 몸이 오므라들고 있는 것 같다. 형편이 괜찮은 사람들조차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그 여파는 벌써 투자 및 설비 축소, 실업자 증가, 소비 위축, 판매 부진 등으로 피부에 와닿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포스코가 있는 철강도시 ...
2011년 가을 어느 날, 포스코가 300억원을 기부해서 조성된 해도 수변유원지를 찾은 시민들이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다. 두터운 가을 햇살을 받아 물고기의 비늘처럼 번쩍번쩍 빛나는 동빈내항과 형산강을 잇는 1.3㎞ 수로변을 따라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며 수로를 따라 흐르는 잔 물살 위로 솟구쳐 오르는 살찐 숭어 떼를 보면서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저녁나절이면 영일만에서 이름 모를 물고기 떼들이 동빈내항으로 ...
경주시장님 그간 안녕하십니까. 시장님께서는 요즘 몇몇 지역 현안으로 안녕(安寧)은 커녕, 밤잠을 설치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름아닌 '한수원 본사 이전 부지 논란' '고도보존 특별법 개정' '양성자가속기 건설' '경주화장장 건립' 등의 문제가 아닌가 여겨집니다. 이같은 현안을 놓고 주민들간 또는 정부와 갈등과 이견을 보이고 있으니 마음이 편할리 있겠습니까. 시장님, 하지만 저는 오늘 발등에 놓인 현안은 아니더라도 경주의 미래를 위해서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 여겨 한가지 고언(苦言)드리고자 합니다. 다름아...
경주 역 앞에는 가을이 되면 인근 농촌에서 사과며 감, 모과 등의 과일을 이고 나와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파는 노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지난 주말 우연히 길가에 서서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목격했다. 여행을 온 것으로 보이는 한 일본인 중년여인이 알른알른한 홍시 광주리 앞에서 흥정을 하고 있었다. 그는 광주리에 든 홍시 가운데 터지거나 흠집이 있는 것들만 골라 한쪽에다 모으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것들은 사가지 않으려고 저렇게 골라내나 보다'하고 생각하며 보고 있는데 그는 손짓 몸짓으로 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