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관광도시 경주에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바람이 불고 있다. 5개월이란 시간이 남았지만 저마다의 명분을 내세우며 꿈을 펼치려는 출마 예정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게다가 불출마 선언을 했던 최양식 시장이 불출마를 번복하면서 경주시장 선거판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경주는 선거 때마다 전국의 이목이 집중되는 핫이슈를 터트리는 지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혼탁한 선거가 치러져, 역사문화도시 경주 시민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켜 온 것이 사실이다. ‘공명선거’나 ‘축제 선거’란 말과는 ...
지진이 발생했던 흥해 들판을 동해선 열차가 미끄러지듯 질주한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열차는 지진 진앙지를 평화롭게 횡단한다. 경적을 울리며 희망을 싣고 힘차게 달린다. 동해 푸른 바닷물도 반가운 손짓을 하며 함께 따라온다. 하늘엔 에어 포항 비행기가 사뿐 날아올라 창공을 가른다. 지진이 휩쓸고 간 흥해는 깊은 한숨이 사라지고 새로움에 대한 기대의 눈길로 가득 찼다. 곳곳엔 복구가 한창이다. 부서지고 갈라진 집과 건물은 자취를 감추고 새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굴착기와 기중기의 굉음은 소음이 아니라 새 도시를 건설하는...
경북도는 최근 김장주 행정부지사, 주중철 국제관계대사, 정교철 안동대 지구과학과 교수 등으로 꾸린 효고현 지진방재시스템 벤치마킹 방문단을 급파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갑작스러운 결정이었지만, 내심 바라던 바였다. 기자는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국내 최대 강진이 발생한 이후 올해 6월 일본 효고현, 이바라키현, 도카이촌을 찾았다. 선진 지진방재시스템과 원자력 안전 대책을 배우기 위해서다. 11월 15일 국내 두 번째 강진인 포항지진 발생 후 효고현에서 배우고 느낀 정책들을 지금이라도 본받자고 촉구하기도 했다. 12월 6일 오...
한동안 잠잠했던 이명박(MB)전대통령이 다시 세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대통령 재임 시절 일어난 일들로 인해 떠들썩 하기도 하지만 지난달 15일 발생한 포항지진과 관련해서도 시끄럽다. 심지어 11·15지진이 발생한 뒤 일부 SNS에서는 ‘대통령 시절 잘못한 게 워낙 많아 고향에 재앙을 내렸다’는 고약한 이야기들까지 터져 나왔다. 그런 가운데 또다시 논란이 일어난 게 지난달 21일 포항시 사랑나눔 지진성금 접수처에 내놓은 금일봉이다. 금일봉은 말 그대로 금액을 밝히지 않고 내는 상금·성금·조위금을 통칭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찰나의 흔들림이 일상을 바꿔 놓았다. 인생이 흔들리지 않은 적 있었겠느냐마는 이번만은 달랐다. 차라리 한잔 술에 흔들리는 것으로 착각이라도 했으면 좋았겠다. 지평선이 끝없이 아득한 평야, 흥해 들녘, 풍년가가 울려 퍼져야 할 그곳에 깊은 한숨이 배어있다. 차라리 속 시원히 소리나 질러 봤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 ‘울음’을 참아야만 다시 ‘울음’이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울음은 봇물이다. 봇물은 자칫하면 홍수를 일으킬 수 있다. 그들의 참담한 ‘속울음’은 한국 사회에서 보기 드문 성숙한 시민의식...
표를 얻어 당선된 조직의 장이 있는 기관은 선거철이 다가오면 기강이 해이해지기 일쑤다. 지방자치단체도 예외는 아니다.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 각종 단속도 느슨해진다. 선출직 단체장의 말(言) 발도 약해진다. 대구시는 매달 1회 정기적으로 정례회의를 열고 있다. 비록 회의 참석이 강제사항은 아니더라도 시정의 방향을 잡고 어느 실·국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10월 초 대구시장이 주재한 가운데 열린 정례조회에는 참석 대상 대구시청 공무원 1천500여 명 가운데 141명만 ...
한반도 동쪽 끝 포항의 지축이 흔들렸다. 누구도 초대하지 않았던 지진이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께 포항의 땅을 흔들면서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지진은 포항을 중심으로 전국을 뒤흔들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지진은 재앙이었다. 흥해읍 용천리에서 시작된 지진은 포항지역 곳곳을 흔들면서 평온한 일상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진앙지에서 가까운 흥해 대성아파트가 기울어진 것을 비롯해 곳곳에 크고 작은 피해를 남겼다. 갑자기 닥친 재앙에 피해주민들은 망연자실했다. 그저 대책 없이 하늘만 쳐다볼 뿐이었다. 거의 맨몸으로 집을 뛰쳐나와...
1995년 1월 17일 일본 간사이(關西) 지방 효고현(兵庫縣) 고베시와 한신 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가옥이 밀집한 도심이 아예 폐허가 됐다. 리히터 규모 7.3, 진원 깊이 16㎞로 가옥 24만9천180채를 전파 또는 반파시켰고, 6천437명의 사망·행방불명자를 낳았다. ‘한신·아와지 대지진’이라 부른다. 지난 6월 효고현 고베시 쥬오구에 있는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 서관 4층의 ‘1·17영화관’에서 참혹한 그 날의 아픔을 대면할 수 있었다. 규모 5.8의 경주 대지진을 겪고 지진 방재 대책을 배우기 위해 찾아간 그곳에서다...
인도차이나 제1의 무역항,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전통문화와 프랑스식 문화가 함께해 특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 베트남 호찌민시를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호찌민시가 지금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문화한류가 호찌민시를 뒤덮고 있는 것이다. 뜨거운 열기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 개막 6일 만에 관람객 120만 명 돌파라는 고무적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조직위원회가 예상한 행사 기간 23일간 목표 관람객 300만 명은 무난히 달성할 ...
가을이 추위에 떨고 있다. 만추와 겨울의 길목에서 나무들은 형형색색의 만산홍엽(滿山紅葉)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다. 가지마다 저마다의 작품을 전시하며 즐거웠던 순간들을 호명(呼名)한다. 생(生)의 절정인 나뭇잎의 고운 물 들임은 봄과 여름을 지나오면서 매 순간들을 즐거움으로 맞았기에 가능하다. 찰나로 사라져 가는 시간을 행복으로 기억했기에 지금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큰 나뭇잎은 자기 자리가 왼쪽과 오른쪽 어느 방향이 있든 불평을 하지 않는다. 낮 동안 햇볕이 어느 쪽에 많이 비춘다는 억지도 없다. 해가...
인간의 한계를 다투는 육상경기의 꽃은 100m다. 지난 1968년 미국의 짐 하인즈가 ‘마의 벽’으로 불리던 10초대(9초95)의 기록을 깨트린 뒤 2009년 남자 100m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운 자메이카 출신 우사인 볼트가 9초 58로 0.37초 줄이는 데 무려 41년이 걸렸다. 모두가 알다시피 100m는 한 호흡이 끝나기도 전에 끝나는 그야말로 찰나의 경기다 보니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과 같은 대회 결승은 선수나 관객이나 한 순간 정적을 이룰 수 밖에 없다. 총성과 함께 스타팅 블록을 차고 나간 선수들이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
얼마 전 동료들과 점심을 하면서 ‘한국인만 모르는 세 가지’가 새삼 화두로 떠올랐다. 먼저 한국인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잘 사는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는 이웃인 일본을 인정하지 않으며, 중국을 무시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이 얼마나 위험한 대치 상황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져보면, 잘 사는지 아닌지는 어느 쪽을 보느냐에 따라 견해를 달리할 수 있다. 복지에서 일자리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외국인들에게 비친 경제력으로 보면 분명 한국은 성공한 나라임이 틀림없다. 6.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국민소득 3만 달러...
아오자이는 베트남의 고유의상이자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베트남 문화의 상징이다. 이러한 아오자이와 신라의 전통의상을 입은 남녀를 마스코트로 한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 개막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세 번째 글로벌 여정인 이번 행사는 천년고도 경주 문화를 베트남에 알릴 절호의 기회다. 이번 엑스포를 통해 동남아시장을 주도하는 베트남에 경주란 브랜드를 확실히 각인시켜야 한다.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을 통해 인근의 6~7억 명에 이르는 거대시장을 경주의 고객으...
북한이 핵 개발로 미국과 대응에 나서 지구촌을 긴장케 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이용해 한반도긴장을 최고조화해 비싼 전략무기를 한국에 팔고 한미 FTA 재협상을 성사시키는 등 자국 이권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북한과 미국이 자국 이익을 챙기고 있는데 한국은 대책이 없어 보인다.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최근 북한이 서울을 겨냥해 핵무기 한 발 쏘면 약 78만 명의 사망자와 277만 명의 부상자를 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는 한국의 6·25 전쟁(사망 37만3천599명·부상 22만9천625명·납치 및 실...
1996년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대구 출신 가수 고(故) 김광석과 고인의 딸 사망 관련 의혹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세간의 숱한 의심을 받는 그의 아내 서해순씨가 텔레비전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억울하다”고 항변하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그대로다. 서씨가 2015년 3월 김광석길에서 울려 퍼지는 김광석 목소리에 대해 저작인접권료 징수를 시도했다는 소식을 들은 시민과 팬들은 씁쓸함까지 느꼈다고 한다. 2010년 대구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 옹벽 350m를 따라 만든 김광석 다시그리기길도 뒤숭숭하다. 그의 유품을 모아 6월 1...
지난 1958년 중국 모택동이 식량 증산을 독려하기 위해 곡창지대인 쓰촨성 현지 지도를 나갔다가 참새가 곡식을 쪼아먹는 것을 보고 소탕명령을 내렸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참새가 사라진 들녘에는 메뚜기를 비롯한 각종 해충이 들끓기 시작했고, 결국 이듬해부터 손댈 수 없는 흉년이 들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인민들이 굶어 죽는 사태로 번졌다.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본 결과였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이 같은 것을 들어 ‘선무당 칼춤 춘다’라는 말이다. 제대로 배우지도 않은 선무당이 날이 시퍼렇게 서 있는 칼 위에서 춤을 추...
선거철이 다가오는 모양이다. 내년 6월에 치러질 전국 지방 동시 선거가 9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 삼삼오오 모이면 으레 선거 이야기다. 이슈 중의 하나가 내년 대구시장 선거에 누가 되겠느냐는 것이다. 하느님도 모르는 문제다. 과거 수십 년 동안 지역에서는 특정 정당의 깃발만 꽂으면 당선됐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그야말로 다당제가 됐다. 더군다나 보수는 지리멸렬이다. 어느 때보다 선거 향배를 쉽게 점치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이런 민심을 점쳐보기 위해 지난달 경북일보가 창간 27주년을 맞아 2018년 지방선거 광역단...
경주에는 볼거리가 많다. 자연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신라 천 년의 찬란한 문화유산이 도시 곳곳에 있어 국제적인 관광도시다. 그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양동민속마을과 경주 읍성 등 조선 시대 유물·유적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국보, 보물을 비롯해 300개가 넘는 소중한 우리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문화재 집중지다. 하지만 관광업 종사자들의 깊은 한 숨소리가 사그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만큼 관광객이 북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늘 그 자리에 있고, 늘 같은 내용의 유물·유적으로는 관광객...
지난밤에 가을이 왔다. 가을은 여름의 뜨거운 시련을 견뎌낸 결실이다. 세상일도 어려움을 극복하면 행복이 찾아온다. 캄캄한 방에 등불을 켜면 어둠은 저절로 사라진다. 내 마음도, 이 세상도 마찬가지다. 어둡고 부정적인 마음과 세상의 부조리한 상황도 밝고 긍정적인 마음과 미래지향적인 공동선을 추구하면 절로 밝아지게 마련이다. 어둠과 씨름을 해봤자 미로를 헤매다 길을 잃기에 십상이다. 밝음이 어둠을 밝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최근 새 정부 들어 구체제의 부조리한 상황과 제도에 대한 ‘적폐청산’을 화두로 삼고 있다. ‘적폐청산’은 ‘공...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범국가적 이슈 중 하나가 적폐청산이다. 적폐(積弊 )의 사전적 의미는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관행·부패·비리 등의 폐단’을 말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나라다운 나라가 되려면 조직과 사회, 국가 전반에 걸쳐 만연돼 있는 적폐를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한국은 해방 이후 70여 년 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것이나 짧은 민주주의 역사 속에서 세계 어느 나라에 못지않은 정치적 민주화를 이뤄냈다. 또한 그 밝음에 비례해 어둠의 그림자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