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초대권 관객 좌석 불일치···자리 문제 실랑이로 기분 망쳐

‘제14회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 경북일보DB
‘감탄·명작·감동’을 테마로 한 제17회 포항바다국제연극제가 불협화음으로 개막식을 맞았다.

첫 유료화에도 불구하고 준비부족으로 인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껏 찾은 관광객들의 불만을 샀다.

지난 4일 포항바다국제연극제를 보기 위해 울진에서 포항을 찾은 A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공연 10분 전 현장예매에 성공한 A씨는 지정좌석에 도착했지만 이미 그 자리는 누군가 앉아있었다.

지정석 티켓을 보여주며 자리를 옮겨줄 것을 요청했지만 관계자 측의 안내로 앉은 자리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A씨는 실랑이 끝에 주최 측에 항의했지만 지정석 문제 해결은커녕 티켓환불 얘기만 겨우 들을 수 있었다.

바다도 구경한 데 이어 연극으로 하루를 기분 좋게 마칠 수 있겠다며 내심 흐뭇한 생각이 들었던 A씨 가족에게 이번 여행은 순식간에 불쾌한 경험만 남게 됐다.

지난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3일까지 10일간 포항시청대잠홀과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00씨어터,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연극제는 일방 초청방식에서 공모제를 도입해 30편의 참가지원 신청한 작품 중 10편을 본선 진출작을 엄선해 관객들은 어느 해보다 수준 높은 다양한 작품을 기대했다.

또 지난해와 달리 모든 공연이 유료로 진행할 것을 선언하며 큰 관심을 모았지만 유료화에 대한 시행착오로 관객들은 공연을 위해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특히 개막식에는 유료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초대권을 발행한 데다 관객 수요 예측에 실패하며 유료관객과 초대권 관객의 좌석 문제가 불거진 것.

게다가 제대로 된 지정석 예매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채 지정좌석제 운영을 시도하다 혼란을 겪자 공연 이틀째부터는 지정좌석제를 폐지하고 선착순 좌석제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주최 측은 유료화를 처음 도입하면서 생기는 시행착오라는 뜻을 밝혔지만 이미 불편을 겪은 관객들은 포항문화계를 어떤 이미지로 기억할 지 우려되고 있다.

경주를 비롯해 영덕, 울진 등 경북 동해안 지자체에서 부쩍 문화공연이 잦아지며 높아진 지역 관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고 수준 높은 공연과 그에 따른 입소문과 같은 새로운 홍보전략 필요한 최근 이런 관객들의 불만에 귀를 기울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백진기 포항바다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은 “지정좌석제로 인한 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첫 유료공연에 따른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더 이상 관객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고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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