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현 경북대 교수··16세기 후기 필사 ‘주초침저방’

백두현 경북대 교수(국어국문학과)가 가장 오래된 한글 필사본 음식방문(음식을 만드는 조리법)을 공개했다.

백 교수가 공개한 음식방문은 16세기 후기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되며 ‘주초침저방’이다.

이 책의 한글방문은 세 글자 병서자를 포함하고 있다.

세종 시대에 만든 ㅴ, ㅵ 등의 세 글자 병서자는 15~16세기 문헌에 주로 쓰였으며 17세기 초기 문헌에도 나타난다.

지금까지 알려진 한글 음식조리서는 세 글자 병서자가 없었으며 15세기 문법을 보여주는 ‘뒷다가(두-잇-다가)’도 주초침저방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백 교수는 한글 표기법과 종이의 지질 등을 검토, 16세기 후기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했으며 아무리 늦어도 17세기 초기 이후로 내려가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한글 음식조리서는 17세기 중기 해주최씨음식법, 17세기 후기 음식디미방이다.

음식조리서인 주초침저방은 낙장본으로 표지와 권두서명(본문의 첫머리)이 없어 필사자와 정식 명칭을 알 수 없다.

백 교수는 책의 주 내용이 술·초·김치에 대한 것으로 주초침저방이라 이름 붙였다.

이 책은 모두 31면이며 등재된 방문의 총수는 126개다.

1면부터 29면까지는 한문방문 121개, 30면과 31면에는 한글방문 5개가 쓰여 있다.

이 한글방문들은 한문방문을 번역한 것이며 수록된 5개의 한글방문은 ‘즙장’, ‘벽한주’, ‘녹파주’, ‘경장주’, ‘절주’ 등이다.

이 책은 ‘안동다식’ 방문이 수록돼 있으며 김치방문이 20개 실려 있다. 김치 방문 중 새우젓으로 담는 ‘감동저’ 김치가 수록된 최초의 문헌이라고 백 교수는 전했다.

백두현 교수는 “주초침저방에 수록된 음식방문과 술방문은 전통음식과 전통주 연구 및 전통 생활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책은 음식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온 한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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