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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공포' 미세먼지, 일상생활 바꿨다
'잿빛공포' 미세먼지, 일상생활 바꿨다
  • 곽성일,배준수,류희진,전재용 기자
  • 승인 2019년 03월 06일 21시 48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3월 07일 목요일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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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학교 외부활동 전면 통제…봄나들이 전무 재래시장 '썰렁'
포항철강공단·대구시설공단, 살수차량 이용 도로 세정작업 진행
공기청정 기능 갖춘 '올인원 에어컨' 2월 매출 전년비 134.2% 급등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6일 포항시청 정문앞에서 주차요원들이 차량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미세먼지의 공포가 일상생활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틀 연속 초미세먼지(PM-2.5)주의보가 내려진 6일 오전, 대구 달서구 한 초등학교 앞은 학부모의 손을 잡고 등교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입학식이 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올해 처음 학교에 들어간 신입생이 많은 시기로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라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신입생과 함께 저학년 학생들의 학부모도 등굣길을 함께하면서 이날은 유난히 많은 학부모들이 교문으로 몰려들었다.

학생들과 학부모 대부분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며 어린 자녀에게 마스크를 벗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갑갑한지 마스크를 내리려는 아이들과 벗으려고 하는 아이에게 학부모들은 단호한 모습이었다.

또한 이 학교는 아직 교실에 공기청정기가 설치되지 않아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더했다.

그나마 이날은 지난 5일보다 농도가 다소 줄었고 수요일로 모든 학년이 오전 수업만 진행해 한숨을 돌렸다.

신입생 자녀를 둔 이모씨(38·여)는 “아이가 갑갑한지 마스크를 자꾸 벗으려 해 애를 먹고 있다”며 “야외 활동을 하지 않지만 교실도 안심할 수가 없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최악의 미세먼지가 경북·대구를 뒤덥은 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사는 한 시민이 집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아기를 안고 미세먼지가 뒤덮인 대구시내를 바라보며 걱정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대구시교육청은 이날 단축수업을 하거나 미세먼지로 등교하지 않은 학생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세먼지로 외부 활동이 위축되자 재래시장 상인들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경북 동해안 최대 재래시장 포항시 죽도시장은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이었다. 예년 같으면 봄나들이 여행과 효도관광 등 단체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주차장을 채울 시간이지만 미니 버스 1대만 있을 뿐 텅텅 비어 있었다. 횟집 상가 거리에도 전반적으로 사람이 없어 텅 비어 있고, 도로에도 오가는 차량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 횟집 주인은 “이번달은 개학 철이라서 가족 단위 손님도 찾는데 미세먼지로 사람이 없다”며 “제 아내만 하더라도 미세먼지로 집 밖으로 나가기 싫다고 하는데 누가 이런 날에 외식을 하러 오겠나”고 반문했다.

허창호 죽도시장상인연합회장은 “가뜩이나 지역 경기가 침체해 손님이 준데다 미세먼지로 야외 활동과 관광을 자제하면서 단체 관광객 까지 줄었다”며 “경기가 매우 좋지 않았다던 지난해 3월에 비해서도 상인들이 다들 최소 20~30%가량 손님과 매출이 줄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현장도 비상이 걸렸다. 장시간 외부에서 일을 할 경우 성인이라도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에 따른 지침을 안내하다.

주의보와 경보가 내려질 경우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되는 옥외작업자에게 사업주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옥외작업자는 건설·조선노동자, 항공·항만 하역운송 노동자, 환경미화원, 전기통신 노동자 등이다.

실내라도 창문 등을 열고 작업해 실외의 환경과 차이가 없는 작업공간에서 일하는 근로자도 포함된다. 이들에게 미세먼지 농도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마스크를 지급함과 동시에 착용하도록 권고해야 한다. 대기환경에 노출된 직업군은 작업시간을 단축하거나 휴식시간을 추가로 배정하도록 하고 있다.

미세먼지 공포가 닥친 구미 공단 생산현장에서는 직원들의 건강관리에 비상이다.

핸드폰, 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하는 구미공단의 LG, 삼성 등 대기업은 외부 환경에 민감한 부품 특성상 이전부터 클린 룸 설치 등 내부환경을 관리하고 있어 당장 생산현장에의 커다란 변화는 아직 없었다.

하지만 계속된 미세먼지 공포에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된 실외 행사를 실내 행사로 변경하거나 아예 미루는 것을 검토 중인 기업, 미세먼지 마스크를 나눠주거나 아예 미세먼지 마스크 자판기 설치를 준비 중인 기업도 있었다.

외근직이 많은 경북지방우정청과 한국공항공사 대구지부는 마스크를 지급하고 업무를 보도록 권고했다.

경북지방우정청은 경북·대구 지역 집배원 2100여 명에게 매일 마스크를 지급하고 착용 후 업무를 이행하도록 안내문자를 보냈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부도 활주로 등에서 근무하는 상시·불시 외근직 10여 명에게 마스크를 지급해 업무를 진행 중이다.

미세먼지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한 안간힘도 이어졌다.

포항시 남구 인덕동 포스코포항제철소 1~3문 사이와 포항시남구보건소 사이 도로는 고압살수차가 도로 먼지를 쓸어 내는 물청소를 진행했다.

포항시와 철강공단 내 59개 기업으로 구성된 포항친환경공단추진협의회는 지난해 4월 미세먼지 저감실천(클린로드)협약을 체결, 힘을 보태고 있다.

미세먼지 주의보·경보·비상저감 조치가 내려지면 시의 요청으로 공단 기업들은 주요 도로에 1사 1도로를 지정해 자발적으로 살수 차량을 이용해 도로 세정작업을 1일 2회 진행 중이다. 대형 차량들이 공단을 다니면서 흩날리는 먼지(재비산먼지)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대구시설공단도 오전 10부터 11시, 오후 2부터 3시 등 두 차례 시내 도로 곳곳에 설치된 클린로드를 가동 중이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면 가동 돼 조금이라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각 유치원과 학교 등도 외부활동을 전면 통제하며 학생들 건강 지키기에 나섰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자 가전 시장도 바빠지고 있다.

1~2월부터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렸다. 6일 이마트에 따르면 2월까지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2% 늘었다. 2월의 경우 매출신장률이 134.2%까지 치솟아 79.2%를 기록한 1월보다 월등했다. 미세먼지로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에어컨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이마트는 보고 있다.

공기청정 기능을 갖춘 ‘올인원 에어컨’이 큰 인기다. 이마트는 2017년 매출구성비가 22%였다가 지난해 35%로 올라섰고, 올해는 6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선혁 이마트 대형가전 팀장은 “에어컨이 단순 냉방기능을 넘어 집안 공기까지 관리해주는 가전제품으로 거듭남에 따라 수요가 급증했다”면서 “해마다 되풀이되는 기록적인 폭염에 미리 대비하려는 소비심리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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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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