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면 스포츠계에서는 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뽑아 시상하며 능력과 가치를 공인하는 자리를 갖는다.

대표적 인기스포츠인 프로축구와 프로야구는 각각 기자단 투표를 통해 ‘K-리그 베스트 11’과 ‘골든 글러브’ 대상자를 확정했다. 두 상은 프로선수라면 누구나 한번쯤 받았으면 하는 영광의 상징이기도 하다.

지난 7일 투표를 끝낸 프로축구는 득점왕 우성용(33·성남일화)이 공격수 부문에 2년 연속 오르며 유력한 MVP 후보로 떠올랐다.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수상자를 확정지은 뒤 신인왕과 MVP는 오는 20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페이퍼테이너 뮤지엄’에서 열리는 시상식장에서 발표한다.

프로야구도 지난 8일 인터넷을 통해 기자단 투표를 마감해 대상자를 선정했고 11일 오후 4시30분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컨벤션센터에서 시상식을 갖고 수상자를 발표한다.

선정 방식은 비슷한 듯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판이하다.

가장 큰 차이는 투표인단의 구성이다. 프로축구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출입기자들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하지만 프로야구는 KBO(한국야구위원회)출입기자 뿐 아니라 각 구단 담당 기자, 방송 PD, 아나운서, 해설자 등 언론관계자들도 인터넷을 통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그래서 ‘K-리그 베스트 11’은 투표인단이 70명 선에 불과하지만 ‘골든 글러브’는 5배가 넘는 총 366명의 투표에 참여한다.

참여 대상자의 폭과 수에서 압도한다고 해서 ‘K-리그 베스트 11’에 비해 ‘골든 글러브’가 반드시 더 권위 있는 것이라고 단정짓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골든 글러브’는 다양한 계층의 스포츠업계 종사자들이 투표에 참여함으로써 객관성과 보편성에서 더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또한 KBO출입이 힘든 지방신문 기자들로서는 ‘골든 글러브’ 투표에 참여하는 것으로 최고의 선수를 자신의 손으로 뽑는다는 자부심을 느낄만하다.

문제는 프로축구연맹의 닫힌 마음이다. 기자는 친분이 있는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를 통해 지방지에도 문호를 개방해달라고 수시로 압력(?)을 넣어보았지만 묵묵부답이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텐데 말이다.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아 섭섭하기도 하지만 이처럼 단순한 일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프로축구연맹의 꽉 막힌 행정이 답답해서 하는 소리다. 서울에서만 축구하는 게 아니다. 프로축구연맹은 입으로만 프로축구 활성화를 외칠게 아니라 이처럼 간단한 업무부터 바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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