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체전 타 시도 경기개최 우려
야구장 건립 통해 경기력 끌어올려야
전국대회, 전지훈련장 등 활용효과 커

경북지역에 정규야구장이 없어 지역 야구선수들이 간이야구장인 포항야구장에서 경기를 갖는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경북 야구발전을 위해서는 정규야구장 건립이 필수적이라는 지역야구계의 목소리가 높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엘리트 팀이 없는 울산을 제외하고는 경북이 유일하게 정규야구장을 보유하지 못해 ‘체육 웅도(雄道)’라는 표현이 무색할 지경이다.

특히 내년 전국체전이 경북에서 열리지만 정규야구장이 없어 현재로선 삼성라이온즈 볼파크구장과 영남대야구장을 빌려 써야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삼성 볼파크구장은 프로경기 일정 때문에 체전기간 중 임시로 사용할 수 있을지 자체가 의문이다.

만약 삼성구단이 임대불가를 결정하면 전국체전 야구경기가 타·시도에서 열리게 돼 선진 체육행정을 표방하고 있는 경북체육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그동안 경북야구협회(회장 이성우)를 중심으로 한 지역야구계에서는 전국체전 개최가 정규야구장 건립의 호기라고 판단하고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협회행정력을 모으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상태다.

경북야구협회는 현재 간이야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포항야구장을 정규구장으로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예산절감 상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고 기회 있을 때마다 도와 시에 건립을 요청했다.

이에 지난해 도는 전국체전 개최를 위해 야구장이 필요시설이라고 판단하고 국비요청에 나서 건립에 청신호를 밝혔지만 문화관광부 투·경제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포항야구장 내 사유지 보상문제가 해결이 안 됐다는 게 탈락 이유다. 10년 넘게 답보상태에 있는 포항야구장 일대 부지 보상비는 대략 40억원으로 추산된다.

야구장 내 부지 보상비는 20억원 선으로 지자체장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는 게 지역 야구인들의 시각이다.

한꺼번에 보상이 어렵다면 연차적으로라도 해결해 2,3년 내 정규야구장 건립에 착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야구장 건립 후 전국대회 유치와 동·하계 전지훈련장 등으로 활용한다면 수년 내 보상비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롯데자이언츠의 경우 마산구장에서 연간 수십 경기를 배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정규경기장이 생긴다면 삼성경기도 유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겨울 두 달 동안 포항야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 팀만 동국대, 경성대, 인하대, LG2군 등 대학·프로팀과 원주고, 유신고, 대구상고, 대구고 등 10여 팀에 달한다.

이들 팀이 지역에 뿌리고 간 돈만 수억원대 규모로 지역경제 살리기에 톡톡히 한몫 했다.

포항야구장이 그나마 도내 대회를 치를 수 있는 현재의 시설을 갖춘 것은 이성우 협회장이 사재를 털어 가며 지주들에게 토지사용승낙을 얻은 것이 시발점이다.

이 회장이 열성을 보이자 도와 시에서 3차례에 걸쳐 총 7억원의 예산을 지원, 전광판과 본부석 등을 갖춘 간이야구장을 구비할 수 있었던 것.

지역 야구인들은 “수십억원의 국비지원이 가능한 체전개최 기회를 살려 관계기관에서 정규야구장 건설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야한다”며 “엘리트와 생활체육 야구를 함께 살리기 위해서는 야구장 건립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