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적발되고도 경찰에 폭언·폭행

경찰이 음주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지난 18일부터 특별단속을 펼치고 있지만 음주운전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시민들의 음주운전 의식이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음주운전자들의 경우 자신의 잘못을 망각한 채 단속경찰관에게 항의하는 사례도 잇따라 보다 강력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1일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3월 현재까지 모두 86건의 음주교통사고가 발생한 데다 지난 한해동안 3천 74건의 음주운전자를 단속하는 등 매월 250건이상씩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올들어서도 21일 현재까지 모두 363건의 음주운전자가 적발되는 등 경찰의 지속적인 음주운전 단속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의식은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이에 따라 남부서는 지난 18일부터 오는 4월 7일까지 20일간을 음주운전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하고 관내 전역에 걸쳐 주·야간에 걸쳐 집중단속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음주운전자들은 자신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교통사고를 일으킬 경우 다른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입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단속경찰관에게 항의하는 것은 물론 공용문서까지 손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18일 저녁 9시께 포항시 남구 대이동 모그린빌 앞 삼거리 도로에서 이모씨(40)가 혈중알콜농도 0.102%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신호대기중인 방모씨(34)의 차량과 추돌, 이씨와 방씨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 19일 밤 11시 30분께 포항시 남구 청림초등교 앞 도로에서 혈중알콜농도 0.163% 만취상태로 운전 하다 경찰에 적발된 뒤 경찰이 작성한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 와 임시운전증명서를 찢은 최모씨(33)에 대해 도로교통법 및 공용서류손괴혐의로 입건됐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음주측정에 불만을 품은 40대 남자가 경찰초소 유리창을 파손하는가 하면, 지난해 1월에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40대 후반의 남자가 경찰지구대 사무실에 불을 지르는 등 음주단속 시 경찰관에게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10월에는 음주단속을 피하기 위해 달아나던 차량에 단속의경을 치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해 경찰관들의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같은 사례는 비단 최씨 뿐만 아니라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뒤 경찰관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사례가 빈발하지만 술취한 사람들이어서 곤욕을 치를 수 밖에 없다며 하소연했다.

포항남부경찰서 상대지구대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음주측정기를 제시하면 ‘내가 살인이나 도둑질을 했냐’며 삿대질이나 폭언을 퍼붓는가 하면 침을 뱉는 것은 물론 검문에 불응해 도주하는 차량도 잇따라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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