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주권자 해병대 자원 입대 '제2의' 인생 창조

성하백일병(좌),허정우병장(우)

최근 병역비리가 사회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영주권자 2명이 강인함으로 대표되는 해병대에 자원입대, 화제가 되고 있다.

해병대 1사단 수색대대 허정우 병장(27, 병 1009기)과 제 2사단 수색대 성하백 일병(20, 병 1039기)이 주인공으로 성일병은 지난 2월에 입대해 수색전문반 훈련을 받고 있다.

17년 동안 익숙했던 미국 생활과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었지만 해병대 수색대원에 도전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성 일병은 세 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 영주권을 취득하고 보스턴의 케임브리지 고등학교를 졸업 직후 해병대를 자원 입대 하였다.

아직은 어색한 한국 생활과 한국어 실력, 연일 계속되는 강한 훈련으로 해병대 수색대 생활이 만만치는 않지만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주고 친절히 대해주는 부대 간부들과 선·후임들에게 고마움과 끈끈한 해병대 전우애를 느낀다고 한다.

성 일병은 "수색대원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공수훈련과 인명구조 훈련을 수료하고 공수휘장과 인명구조 자격증을 받았을 때"라며 "힘든 과정이었지만 극한 상황에서 자신을 이기고 무언가를 달성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에 입대하지 않고 미국에서 계속 생활했다면 가족, 국가, 그리고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알지 못했을 것"이라며 "비록 몸은 힘들지만 주위의 멋진 전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 해병대 수색대 생활을 통해 자신 있게 인생을 개척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2005년 11월에 입대해 1사단 수색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허정우 병장은 지난 1989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고등학교에 입학 후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허 병장의 어머니는 "이 땅에서 15년을 살아왔지만 이제 한국에서 정(情)을 나누며 한국 사람답게 아름답게 살자"고 말했다는 것.

홀로 미국에서 고생하셨던 어머니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허 병장은 한국으로 돌아가서 군 복무도 마치고 당당하게 한국사람으로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입대 당시 25살로 다른 동기들 보다 많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허 병장은 20년 동안 살아온 미국 영주권자의 굴레를 과감히 벗어던졌다.

해병대 수색대에 근무하면서 스쿠버다이빙, 인명구조, 공수훈련 등 배울 수 있는 가능한 모든 것을 익혔다는 허 병장은 "지난달 어머님도 미국생활을 정리하시고 한국으로 귀국하셨다"며 "한국에서 처음으로 접한 문화가 해병대 문화이고,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전역일(11월 6일), 이제는 한국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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