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시종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사우디아라비아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에서 전반 29분 사우드 카리리에게 선제골, 후반 28분 알 카타니에게 페널티킥 추가골을 잇따라 헌납해 0-2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이로써 예선전적 1승1패를 기록하며 사우디아라비아(1승1무)에 뒤진 조 2위에 자리해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같은 시간 열린 A조 경기에서 쿠웨이트는 바샤르 압둘 아지즈의 연속골로 우즈베키스탄을 2-1로 꺾고 한국과 같은 1승1패가 됐으나 골득실에서 뒤져 3위에 자리했다.

지난달 9일 최종예선 1차전에서 쿠웨이트를 완파할 때 보여줬던 본프레레호 태극전사들의 기동력과 투지가 중동의 모랫바람에 완전히 실종된 듯 답답한 공격과 불안한 수비로 완패를 자초한 한판이었다.

한국으로서는 원정경기의 불리함이 있기는 했지만 영패를 면치 못한 2골차 패배를 당해 앞으로 예선에서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한국은 설기현-이동국-이천수를 스리톱에, 박지성-김남일을 중원 듀오로 내세웠으나 무디고 약한 크로스에 패스미스를 연발해 전혀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고 유상철이 지휘한 스리백 수비라인은 번번이 측면 돌파를 허용해 조마조마한 장면을 계속 연출했다.

한국은 전반 3분 박재홍이 예상을 깨고 선발로 나온 사우디의 신예 스트라이커 알 카타니에게 오른쪽 돌파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전반 5분 옆그물을 때린 이동국의 중거리포 첫 슈팅과 4분 뒤 박지성의 로빙패스를 받은 이동국의 오른발 발리슛으로 공세를 폈으나 잠시 뿐이었다.

전반 20분 알 자삼에게 내준 찬스를 이운재의 선방으로 겨우 넘긴 한국은 얼마가지 않아 선취골을 내주고 말았다.

전반 29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알 카타니는 터치라인에서 유상철을 제치고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카리리는 무인지경에서 가벼운 오른발 슈팅으로 네트를 갈랐다.

스리백 협력 수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데다 어설픈 맨마킹으로 어처구니없이 내준 선제골이었다.

전반 막판 다시 공세를 편 한국은 설기현의 크로스가 이동국의 머리에 닿지 않고 박지성의 중거리슛이 위력없이 골키퍼 품에 안기면서 소득없이 후반을 맞았다.

후반 초반 가장 아쉬운 장면이 있었지만 끝내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5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박동혁은 미드필드 왼쪽에서 올라온 이천수 프리킥 크로스를 방향만 살짝 돌려놓는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사우디 골키퍼 자이드의 동물적인 선방에 막혀 볼은 골문을 외면했다.

이어 11분 김남일 중거리포와 13분 이천수의 프리킥 중거리슛이 연달아 골키퍼에 막혔고 26분 박지성의 결정적인 왼발 슛도 수비수 육탄방어에 굴절됐다.

본프레레 감독은 수비수 유상철을 빼고 공격수 정경호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으나 오히려 수비 조직력이 흔들려 추가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28분 알 카타니에게 또 돌파를 허용한 뒤 박동혁이 몸싸움을 벌이다 파울을 하는 바람에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카타니는 침착하게 킥을 성공시켜 사우디아라비아는 2-0으로 승리를 굳혔다.

한국은 남궁도, 김두현을 설기현, 이천수 대신 투입해 반전을 꾀했으나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그대로 주저앉았다.

<중간순위>

◆A조(이하 26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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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팀 승점 승 무 패 득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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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사우디 4 1 1 0 3 1

② 한 국 3 1 0 1 2 2

③ 쿠웨이트 3 1 0 1 2 3

④ 우즈벡 1 0 1 1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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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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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팀 승점 승 무 패 득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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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바레인 4 1 1 0 2 1

① 이 란 4 1 1 0 2 1

③ 일 본 3 1 0 1 3 3

④ 북 한 0 0 0 2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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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는 승점-골득실-다득점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