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로 아내 석방 호소한 류행식씨

"아내가 오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줘서 고맙다고 꼭 안아주고 싶어요"

여덟 살 딸과 여섯 살 아들을 두고 아프간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납치된 아내(김윤영.35)의 석방을 자필편지와 UCC 공개 등을 통해 호소하면서 40여일간 피말리는 하루 하루를 보낸 남편 류행식(36)씨.

31일 김윤영씨가 풀려났다는 소식을 최종 확인한 류씨는 아내가 돌아오면 가장 먼저 꼭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에게 "건강하게 잘 갔다 오라"고 했을 때 아내가 기뻐하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돌아오는데 이렇게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며 그동안의 심경을 털어놨다.

이번 봉사활동 중에 아프간 어린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계획이었던 윤영씨는 3년 전부터 해외봉사 활동을 하고 싶어했으나 아이들과 집안 일 때문에 미루다 지난해 `좋은 데 보내주겠다'는 남편의 제안에 아프간 봉사를 택했다.

류씨는 이런 아내와 아이들이 함께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예전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며 피랍 기간에는 사는 것이 사는 게 아니었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샘물교회 봉사단 23명이 아프간 무장세력 탈레반에게 납치(7월 19일)된 사실을 알게된 것은 지난달 20일.

"회사(서울)에서 처음 피랍소식을 들었을때 아무 생각도 안나고 머리 속이 텅빈 것처럼 멍했다"며 지옥같았던 당시 심경을 떠올렸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마냥 넋을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그는 곧 정신을 차렸다.

지난달 말부터 아이들은 서울과 용인에 있는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 집에 맡겼고, 사정도 모르고 엄마가 보고 싶다며 보채는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아직 할 일이 남아 조금 더 있다 온다"고 수차례 달래기도 했다.

류씨는 회사측 배려로 일찍 퇴근해 매일 밤 분당 가족모임 사무실로 나와 석방소식에 애태웠고, 물 한 모금조차 마시기 힘들어 가족모임 사무실에서 끼니도 거른 채 뜬 눈으로 밤을 보낸 날도 부지기수였다.

그러던 중 피랍 7일째인 지난달 25일 밤 배형규 목사의 피살 소식이 전해졌고 닷새 뒤(30일) 심성민씨 살해소식이 이어지면서 류씨의 불안과 초조감은 극에 달했다.

급기야 가족들은 피랍 11일째인 지난달 29일 제창희씨 어머니 자필편지 공개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석방 호소를 하기 시작했다.

류씨도 8월1일 아내를 기다리는 애절한 마음을 담은 자필편지를 공개한데 이어 6일 미국 UCC사이트인 유튜브에 `To my dearest wife in Afganistan'이라는 제목으로 피랍가족의 첫번째 석방호소 동영상을 올렸다.

"여보 사랑해. 정말 사랑해" 애타는 사부곡(思婦曲)의 맺음말은 UCC를 통해 해외에도 전해지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석방에 도움이 된다고 해 자필편지와 UCC를 공개했는데 두 아이를 둔 엄마의 석방을 호소하는 내용이라 보다 관심이 컸던 것 같다"며 "아내가 돌아오면 앞으로 빚진 마음으로 겸손하게 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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