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기의 지팡이展' 4월 6일까지 예송갤러리

홍현기작 1천300개 지팡이

봉산문화회관 기획전시중인 '홍현기의 지팡이展'이 오는 4월 6일까지 예송갤러리 제3 전시실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문화예술이 도심의 활력을 유지하는 중요 요소라는 점을 재인식하고 창의적 '도심재생'을 제안하고자, '예술의 역할, 공공성을 말하다' 를 주제로 개최한다.

이번전시는 대구현대미술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일면을 차지하고 있는 미술가 홍현기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통해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생각하고, 그 '재생' 신화의 치유적 에너지를 도심 재생의 방향으로 제안하려는 것이다.

작가가 길러온 과일나무

우리는 작가의 '지팡이'에서 '치유(依支)'와 '재생'의 의미를 생각하고, 지팡이에 대입될 수 있는 예술을 떠올리며 인간이 중심이 되어 살아가는 문화예술도시를 상상할 수 있다.

10여 년 전 고향으로 돌아온 작가는 예술가인 자신이 노모를 위해 제일 먼저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산에서 주워온 나무로 지팡이를 다듬어드렸다고 한다. 노모는 기뻐했고 지팡이는 곧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지팡이는 '치유(依支)'와 '재생'의 의미로 해석돼 졌으며, 작가는 작은 일상에서 느끼는 감동과 함께 생활과 예술이 서로 동화되는 접점을 체험했다고 한다. 이후로 지팡이는 작업의 중요 모티브가 됐고, 생활과 예술 작업의 화두로 자리 잡아 지금에까지 이르고 있다.

전시실에는 작가가 1997년부터 제작해온 지팡이(길이120㎝) 1천300개 정도와 작가가 길러온 과일나무 1그루가 선보인다. 제3전시실 바닥에 좌우 25㎝간격으로 수직 고정한 1천300여개의 지팡이는 장엄한 감동을 던져준다. '생명'으로 은유되는 천여 명의 신화 속 인간 군상이 전시장 관객을 감싸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

그 지팡이들 사이로 미리 터놓은 길을 따라 몇 발자국 걸어 들어가면, 관객은 무수한 시간동안 인간을 위한 역할로 존재했을 다양한 지팡이들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한편, 회랑을 지나 4면이 유리로 지어진 아트스페이스 전시공간에 이르면 수년에 걸쳐 작가가 직접 길러온 과일나무 한그루가 심겨져 있다. 도시 한복판에서, 그것도 유리로 만들어진 현대 감성의 전시장에서 만나는 과일나무는 생경하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몇 개의 돌과 그 돌로 인해 오랜 시간에 걸쳐 휘어져 자란 가지에서 숨겨진 작가의 의도를 가늠해 볼 수 있으며 '예술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