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성소전' 대구백화점·대백프라자갤러리

김기창 작

2008 부활절 기념, '일상의 성소전'이 오는 18~24일까지 대구백화점 11층 그린홀 특별전시장, 오는 25~31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각각 마련된다.

대구기독교문화선교회(이사장 이의근, 원장 하영웅)가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향유할 수 있도록 기획한 이번 특별전에는 운보 김기창화백이 제작한 '예수의 생애 판화 특별전'을 마련했다.

현재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11명의 작가들이 참가하는 이번 전시회는 종교인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문화행사로 조선의 정신으로 대표하는 선비와 사대부의 정체성을 성화에 담아 낸 가장 한국적인 기독교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창 작

기독교의 4대 절기 가운데 하나인 부활절(Easter)은 그리스도가 교회사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을 지키고 있는 기념일이다. 이날은 세계 각국이 민족적 문화와 풍습으로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지켜지는 부활절은 그 의미와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문화예술 행사들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나마 해마다 개최되는 각종 행사도 기독교와 크리스천들만의 기념일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번에 전시될 작품은 6·25전쟁의 비극적인 소용돌이 속에서 문득 하나님의 소명을 받고 1년여에 걸쳐 제작된 '예수의 생애'시리즈 30점의 판화작품이다. 이 작품들은 피난 생활을 하던 운보가 '예수의 일대기'가 동족상잔의 민족적인 비극과 비슷한 상황임을 깨닫고 한국적인 상황에 맞춰 표현한 것으로 한국 기독교 미술사에 남긴 축복이자 선물이다.

김기창 작

운보는 '예수의 생애'를 표현하기 위해 우선 마태, 마가, 누가, 요한 4복음서를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성화 제작을 시작한지 1년 만에 예수의 생애를 완성하게 된다. '마리아의 수태고지', '예수의 탄생', '산상설교', '예루살렘 입성', '최후의 만찬', '십자가의 수난', '부활', '주님의 승천'등의 주제로 예수의 생애가 30폭의 화선지에 담겨 있다.

'예수의 생애'의 가장 큰 특징은 시대적 배경을 2천 년 전의 팔레스타인 지역이 아니라, 조선시대의 이 땅을 설정했다는 점이다. 작품에는 흰 두루마기와 갓을 쓴 남정네와 치마저고리를 입은 여인네들, 그리고 색동의 때때옷을 입은 아이들이 등장하고 초가와 기와집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조선시대의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예루살렘 입성'은 노새를 탄 전형적인 조선시대 선비가 사대문을 들어서는 모습으로 그려지는가 하면, 〈최후의 만찬>은 대청에 상을 가운데 두고 빙 둘러앉아 있는 어느 양반가의 잔칫상을 연상시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예수의 생애'시리즈 작품 30점과 함께 성화 30종 엽서세트, 예수의 생애 아트 손수건과, 부활을 상징하는 알공예 작품 등 다양한 부활절 아트 상품들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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