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문제도 버거운데…살아있는 동안 집 한 채는 가질 수 있을까요”

얼마 전 취업에 성공한 조모(29)씨는 앞으로 다가올 결혼과 관련된 현실적인 문제들에 고민이 깊어만 간다.

당장 교제 중인 연인은 없지만 가정을 꾸리기 위해 필요한 ‘내 집’이 너무나도 비싸기만 한 까닭이다.

조씨는 “어린 시절 당연하게만 느껴왔던 아파트 한 채가 이렇게 큰 부담이 될 줄 몰랐다”며 “부모님과 친척 어른들은 ‘원래 다 갖추고 시작하는 결혼은 없다’고 말씀하시지만 아직까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내 집 마련이 결혼을 고민하게 만드는 주된 고민 중 하나로 꼽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미혼남녀 중 절반가량이 내 집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으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층 주거특성과 결혼 간의 연관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31일부터 9월 13일까지 만 25∼39세 미혼남녀 3002명(남성 1708명·여성 1294명)을 대상으로 자가 소유에 관한 생각을 알아본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 ‘반드시 집을 소유해야 한다’는 응답은 45.1%였으며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해 보인다’는 대답 또한 44.0%로 비슷했다.

‘꼭 필요하지는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10.7%, 기타 0.2% 등이었다.

성별로 나눠보면 ‘내 집 마련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남성은 47.8%로 여성(41.5%)보다 다소 많았다.

반면, ‘내 집 마련이 필요하지만 불가능해 보인다’고 대답한 비율은 여성(46.6%)이 남성(42.1%)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부모의 재산상태에 따라서도 자기 소유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

‘내 집 마련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부모의 경제 수준이 상위인 그룹에서는 53.7%로 높았지만, 중위 그룹은 45.2%, 하위 그룹은 37.7%로 점차 낮아졌다.

반대로 ‘내 집이 필요하지만 불가능해 보인다’는 응답은 부모 경제 수준이 하위인 그룹에서 49.8%로 가장 높았고, 중위 그룹 44.5%, 상위 그룹 33.4%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73.9%는 자가 형태로 신혼집을 마련하길 바랬지만 실제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13.4% 뿐이었다.

또, 이들이 현실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 신혼집 마련 비용은 평균 2억1129만원이었다.

희망하는 신혼집 주택 유형으로 79.0%가 아파트를 꼽아 단독주택(14.8%)이나 연립 및 다세대주택(3.6%) 등보다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결혼한다면 언제 내 집을 소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경제적으로 부담할 능력이 충분할 때’라는 응답이 72.1%로 가장 높았다.

‘결혼할 때 무리해서라도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응답은 17.9%, ‘아이가 생겼을 때’ 자가 주택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9.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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