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문제 등과 맞물려 지역경기 장기 침체 우려감 고조

포항 구인·구직 취업연계박람회.

도시 성장 원동력인 청년층이 경북·대구를 등지고 있다.

올해 다른 도시로 이동한 20대 지역민은 무려 1만5000명에 달했고, 30대 또한 3000명 이상 빠져나갔다. 전체 순 유출 인구 약 2만2000명 가운데 80% 이상이 청년층이다.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와 상대적으로 값이 싼 집을 구하기 위해 도심을 벗어나면서 고령화와 함께 지역 경기 침체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19일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3분기 대구·경북지역 경제동향’에 따르면, 경북·대구를 벗어난 순 유출인구는 2만2153명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대구에 거주했던 시민 1만6516명은 다른 도시로 떠났다. 이 중 20대는 6230명, 30대는 1905명으로 전체 순 유출 인구의 절반에 달했다. 인구유출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구다. 주민 6434명이 9개월 동안 다른 도시로 터전을 옮겼다. 이어 동구(-3840명)와 수성구(-3250명), 달서구(-2811명), 남구(-1846명), 중구(-1611명), 북구(-323명) 순으로 인구유출이 많았다.

대구에서 인구유출이 없었던 지역은 달성군뿐이다. 올해 1분기 2430명이 달성군에 새둥지를 틀었고, 2분기(441명)와 3분기(728명)에도 인구유입은 계속됐다.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등 양질의 일자리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에 청년과 신혼부부 등 젊은층 인구 유입이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북 청년층 인구유출은 대구보다 심각하다.

지난 9개월 동안 20대(-8662명)와 30대(-1326명) 등 청년 약 1만 명이 경북을 등졌다. 그나마 50대(2698명) 등 중·장년층의 유입으로 인구유출 폭이 줄어 경북 전체 순 유출인구는 5637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자·전기와 철강 등이 주력산업인 구미(-2224명)와 포항(-2043명)지역에서 인구유출이 두드러졌다. 산업경기 침체 등이 인구이동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청이 있는 안동 또한 올해 1분기(-1076명)에 이어 2분기(-352명), 3분기(-271명)까지 총 1699명의 인구가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인접 지역인 예천에는 1820명의 인구가 유입됐고, 대구와 맞닿은 경산도 올해 1분기(41명)부터 2분기(698명), 3분기(652명)까지 인구가 점차 늘었다. 이는 직장까지 접근성과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인접 지역에 터전을 마련하는 지역민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청년을 포함한 인구유출이 계속된 올해, 경북·대구 경제사정 또한 좋지 않다. 건설수주액은 올해 3분기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광공업생산과 수출·수입 등은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광공업생산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감소했고, 2분기(-0.4%)와 3분기(-1.6%)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했다.

올해 3분기 수출액은 114억6200만 달러다. 의료정밀광학과 자동차·트레일러, 섬유제품 등 수출이 증가했으나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 1차 금속, 기계장비 등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체실적은 일 년 전 대비 9.2%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액도 일 년 전보다 1.0% 감소한 47억5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1차 금속과 코크스, 연탄·석유정제품, 자동차·트레일러 등 수입은 늘었으나 기타 기계·장비, 비금속 광물제품, 전기장비 등의 수입이 크게 줄었다.

앞서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왔던 경북·대구 건설수주액은 올해 3분기 2조3120억 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8%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물가는 교통, 식료품·비주류 음료 등의 하락과 음식·숙박, 가정용품·가사 서비스 등의 상승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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