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총리’ 앞세워 집권 3년차 국정동력 확보…조만간 지명 예정

정세균 전 국회의장. 사진은 2017년 7월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 경하홀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개헌 그리고 대학’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는 모습. 경북일보DB
정세균 전 국회의장. 사진은 2017년 7월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 경하홀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개헌 그리고 대학’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는 모습. 경북일보DB

문재인 대통령이 이낙연 국무총리 후임으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차기 총리로 최종 확정 짓고 조만간 이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최초의 국회의장 출신 총리 발탁이다.

이번 총리 교체는 대표적인 ‘경제통’이자 국회와 협치를 부각할 수 있는 정 전 의장을 총리로 내세워 집권 중반기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국정운영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또,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장수 총리’ 직을 이어가고 있는 이낙연 총리가 여권의 최전선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하는 ‘다중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후 인선을 발표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현재 국회 상황이 여의치 않아 무작정 시간을 끌 수는 없다는 판단하에 조만간 정 전 의장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 내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만큼 정부 부처를 총지휘할 총리 교체 문제가 빨리 ‘교통정리’가 돼야만 부처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여기에 이 총리가 다음 총선에 지역구로 나가기 위해서는 내년 1월 16일까지 공직에서 사퇴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청문회 일정을 더 미루기 어려웠으리라는 분석도 있다. 이 총리가 지역구 출마를 할지는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놓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정 전 의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17년간 재직하는 등 풍부한 기업 경험을 갖췄고, 노무현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까지 역임한 바 있다.

여기에 국회와 행정부의 ‘협업’이 점차 강조되는 흐름 속에서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내며 여야 간 협치를 모색한 경험이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당초 청와대는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인 김진표 의원을 유력한 후임 총리로 검토했으나 시민단체 등 진보진영의 반대가 불거지고 김 의원 본인이 고사의 뜻을 밝히며 정 전 의장 쪽으로 무게추가 급속하게 이동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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