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의 국도를 달리다 보면 도로 가에 짓다가 공사를 중단해서 흉물이 된 건축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불황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곳곳에 공사 중단으로 장기간 방치된 건축물이 늘고 있다. 이들 미완성 건축물들로 인해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일선 시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지만 행정기관이 적극적으로 처리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도시 정비 차원에서 행정기관이 적극 나서서 장기간 방치해 흉물이 된 건축물들의 처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경북도 공사중단 건축물 정비계획 수립 고지’에 따르면 도 내 공사중단 건축물이 지난달 기준 13개 시·군에 27개 건축물이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사업추진 가능성과 건축주의 공사 재개 의지가 높은 경주·김천·구미지역 4개 현장은 자력 공사 재개를 지원키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외의 나머지 23곳은 안전관리 강화 외에는 이렇다 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해당 지자체와 경북도의 입장이라고 한다. 시·군과 경북도는 하는 수 없다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처리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처리가 쉬운 일이면 이렇게 장기간 방치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장기간 방치된 건물의 공사 현장에는 불법 쓰레기 투기가 이뤄지고 있고, 잡초가 무성해 도시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미관 문제보다 오히려 범죄나 탈선의 장소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더 걱정하고 있다.

포항에는 북구 용흥동 15층짜리 아파트(314가구), 북구 두호동에도 18층 높이의 아파트(84가구), 15층 높이의 남구 오천읍 문덕리의 아파트(114가구) 등이 장기간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

김천시 어모면 옥율리에는 1999년 짓다 만 한 대학교 공사 현장이 시공사 부도로 20년 째 방치돼 있다. 평화동 도축장 건물도 2001년 70%의 공정률, 부항면에 있는 온천시설은 1991년 1월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영천시에도 모 예술대학교가 부도로 20여 년 째 방치돼 있는 상태다.

경주시에도 21년째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되고 있는 양북면 호암리의 한 숙박시설을 비롯해 모두 4개의 건축물이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안동시에도 방치된 건축물이 정하동, 안흥동, 남선면 이천리, 안기동 등 4곳이나 된다.

경북지역 시군 곳곳에는 대형 건축 현장 뿐 아니라 소규모 건축물들도 짓다가 장기간 방치해 둔 곳이 허다하다. 권리분쟁·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도 장기간 방치할 경우 지방 자치단체가 적극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공사 중단으로 흉물로 방치된 건축물의 처리에 일선 시군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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