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9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국립대구박물관 중앙홀

2019국립대구박물관 특별전 중국 광시 복식문화 포스터.
‘중국 남방의 빛과 바람으로 만든 옷, 그리고 사람들과의 만남’이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이뤄진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중국 광시민족박물관과 함께 24일부터 내년 3월 22일까지 특별전 ‘아름다운 순간: 중국 광시 복식문화’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중국 광시 지역 소수민족 복식문화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전시이다.

광시민족박물관은 중국 난닝(南寧)에 소재하며, 중국 국가 1급 박물관이다. 이 지역의 청동기문화를 보여주는 동고(銅鼓, 청동북)와 소수민족 복식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우리에게 낯선 이름인 광시 지역은 중국의 서남단에 위치한 곳이다.

우리에게 중국 소수민족의 고장으로 잘 알려진 윈난성(雲南省), 구이저우성(貴州省)과 인접하고 있으며, ‘광시좡족자치구(廣西壯族自治區)’라는 중국 행정구역명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계림(구이린, 桂林)이라는 세계적인 명승지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광시의 카르스트(karst) 지형과 여기에 그려진 화산암화는 2014년과 2016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중국 광시민족박물관 소장품 중 생활복, 의례복, 장신구, 직물, 염색, 자수공예품 등 172건을 엄선해 광시 지역 소수민족의 복식문화를 소개한다. 단순히 소수민족 복식이 가진 화려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탄생, 결혼, 죽음 등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과 함께 한 이야기로 풀어내고자 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는 크게 네 부로 구성했다.

프롤로그 ‘오채팔계(五彩八桂)의 땅, 광시를 만나다: 광시의 자연과 사람’에서는 광시좡족자치구의 자연환경과 사람을 소개한다. ‘자연’ 부분에서는 소수민족의 거주 환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광시의 지형적 특징과 대표 지역을 살펴본다. ‘사람’ 부분에서는 광시 12개의 민족 중 이번 전시의 중심이 되는 좡족(壯族), 먀오족(苗族), 야오족(瑤族), 둥족 등 네 민족을 소개한다.

제1부 ‘짜고, 물들이고, 수놓다: 광시 소수민족의 삶과 옷’에서는 생활 속에 살아 있는 광시 소수민족의 방직문화를 살펴본다.

죽롱기(竹籠織)와 같이 광시 좡족에서만 보이는 특징적인 직기와 직조 과정을 소개한다. 중국 4대 직금으로 불리는 ‘장금’과 더불어 ‘요금(瑤錦)’, ‘묘금(苗錦)’, ‘동금’ 등 광시 지역을 대표하는 직물을 다룬다. 특별 코너에서는 대표 직물로 만든 가방과 주름치마를 선보인다. 찰염(札染, 홀치기), 납염(蠟染), 양포(亮布) 등 이곳에서 발달한 다양한 염색 기법과 그 복식을 소개한다.

제2부 ‘꽃에서 태어나다: 포대기에 담긴 꽃과 우주’에서는 광시 소수민족의 ‘탄생’을 주제로 한 부분이다. 여기에서는 곧 태어날 손주를 위해 외할머니가 정성을 다해 수놓아 만든 다양한 무늬의 포대기를 전시한다. 소수민족들은 포대기에 영혼이 담겨 있다고 믿었고, 나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아기 모자에 방울을 달았다. 포대기를 맨 사진, 영상과 함께 소수민족 어린이의 복식, 장난감, 장신구 등을 소개한다.

제3부 ‘사랑과 결혼: 비밀스러운 사랑놀이와 영원한 옷’에서는 광시 사람들에게도 가장 아름다운 순간인 ‘혼례’를 주제로 한다. 젊은이들이 사랑을 찾기 위해 단체놀이에서부터 사랑을 확인하는 연인들의 산가(山歌), 그리고 혼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탄생한 각종 복식과 혼수품을 소개한다. 광시 소수민족 여성들은 상대를 생각하며 어릴 때부터 정성 들여 혼례복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 옷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뿐만 아니라, 죽고 나서도 이 옷을 입고 묻히기에 ‘영원한 옷’이 된다. 여기에서는 좡족, 야오족, 먀오족, 둥족의 대표 혼례복과 함께, 아름다움을 담은 광시 여성들의 갖춤 예복인 성장(盛裝)도 조명한다.

제4부 ‘자유로운 죽음: 스공의 장례와 춤’에서는 광시 소수민족의 ‘장례’풍습을 살펴보고, 그 영혼의 매개자가 되는 이들의 의례용 복식과 도구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야오족 스공(師公)과 좡족 다오공(道公)의 의례용 복식과 도구가 주요 전시품이다.

대표 전시품을 꼽으면, 직조, 자수와 염색의 집합체인 ‘바이쿠야오족의 여성 복식’과 중국 사대명금으로 불리는 장금(壯錦)으로 만든 ‘좡족‘망룡’무늬 이불겉감, 말총을 엮어 독특한 기법으로 만든 ‘수이족 마미자수 포대기’그리고 ‘대첨두(大尖頭)’라고 불리는 매우 화려한 모자를 갖춘 ‘허저우젠터우야오족의 여성 혼례 복식’등이 있다.

광시 소수민족은 그 다양함만큼이나 풍부하고 다채로운 옷을 손으로 만든다. 이곳의 열두 민족은 염색, 직조, 자수 문화를 발전시키고 모든 것을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식을 존속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에게 옷은 단순한 입을 거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 옷은 자신의 영혼을 담고 있다고 믿기에 ‘영원한 옷’을 만들기 위해 정성과 예술혼을 쏟았다. 소수민족의 옷에는 자연과 삶의 의미가 늘 함께 한다. 이번 전시가 저 멀리 중국 남방에서 온 광시 소수민족 복식이 가진 다채로움을 만나는 동시에, 그들이 자연과 공존하며 살았던 지혜와 삶의 가치를 느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4일(화)부터 29일까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국립대구박물관 중앙홀에서 어린이(7~8세)를 대상으로 광시 민족 복장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중국 광시 복식문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시는 무료.
바이쿠야오족 여성 복식, 20세기 후반, 중국 광시민족박물관 소장
좡족 죽롱기, 20세기 후반, 중국 광시민족박물관 소장
룽린먀오족 백마포 주름치마, 20세기 후반, 중국 광시민족박물관 소장
허저우젠터우야오족 여성 혼례 복식, 20세기 후반, 중국 광시민족박물관 소장
허저우야오족 스공 복식, 20세기 후반, 중국 광시민족박물관 소장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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